새누리 경선은 ‘개나 소나 콘서트’?

유은영

| 2012-05-01 15: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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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경북 청도에서는 매년 ‘개나 소나 콘서트’라는 이색음악회가 열린다.


개그맨 전유성씨의 아이디어로 시작한 이 콘서트에는 ‘개나 소나’ 모두 참석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덩치 큰 소가 주인과 함께 콘서트를 보러 오는 경우는 없을 테고, 결국 반려견과 함께 하는 사람들을 위한 공연인 셈이다.


그런데 지금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그 ‘개나 소나 콘서트’를 닮은 것 같아 여간 씁쓸한 게 아니다.


지금 새누리당 대권 경쟁은 초반부터 뜨겁게 달아올랐다.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 안상수 전 인천지사가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임태희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이재오 의원까지 택일만 남겨놓고 있다. 무려 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끝은 아니다. 정두언 이름도 거론되고 있고, 김태호 의원과 정운찬 전 총리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이른바 ‘박근혜 대세론’으로 인해 그 누구도 당선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상태인데도 왜 대선 예비후보들이 벌떼 같이 몰려들고 있는 것일까?


사실 새누리당 대권주자들 가운데서는 유일하게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지지율이 30%~40%대를 오락가락하고 있을 뿐, 나머지 주자들은 대부분 1% 미만으로 있으나마나한 존재다. 그야말로 ‘도토리 주자’들이라는 말이다.


이런 상태에서 단 1%라도 당선 가능성을 생각하고 있는 예비후보가 있다면, 그 사람은 정신 상태를 의심받게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그들이 자신의 당선 가능성을 보고 출사표를 던진 것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김문수 정몽준 안상수 임태희 이재오 등 ‘범친이계’ 주자들이 벌떼같이 출사표를 던진 이유가 무엇일까?


‘경선 승리’가 목적이 아니라면, 다른 이유가 있을 게 아닌가.


아무래도 그들의 목적은 ‘정권재창출’이 아니라, 당을 장악하는 데 있는 것 같다.


친이계가 당을 장악하려면,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야 한다.


그래야 박근혜 책임론을 거론하며, 그를 당에서 몰아낼 수 있고, 자신들이 당내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자면 경선 과정에서 박 위원장이 최대한 많은 상처를 입어야만 한다.


결과적으로 그들의 목적은 ‘박근혜 흠집내기’에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실제 그들은 마치 약속이나 한 듯이 일제히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향해 포문을 열고 있다.


이재오 의원과 김문수 지사는 “일방적으로 유리한 룰을 만들고 그것을 지키라는 것은 불공정 게임”이라고 비판했다. 임태희 전 비서실장과 정몽준 전 대표도 이 같은 공세에 가세했다.


물론 전문가들 대부분은 그들의 요구처럼 완전국민경선이 실시되고, 민주당 지지자들의 적극적인 역선택이 이뤄지더라도 그들이 박 위원장을 꺾고 승리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의 목적은 ‘박근혜 흠집내기’를 통해 그의 대선가도에 걸림돌이 되는 데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전문가들도 대부분 야권 단일 후보와 맞설 본선 경쟁에 앞서 새누리당의 지나친 내부 경쟁으로 인해 박 위원장이 상처를 입을지도 모른다고 입을 모으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새누리당 당헌당규에 대통령선거 240일전부터 출마 희망자를 위한 대선예비후보자등록제를 운영하는데, 대선예비후보자로 등록된 사람은 상임고문으로 위촉되며 각종 회의에 참석하여 당무 전반에 관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조항에 의하면, 박근혜 위원장은 각종회의 때는 물론 당무 전반에 대해 사사건건 이들과 충돌, 5대 1의 힘겨운 전투를 치를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당무가 범친이계에게 넘어가는 효과를 초래하게 되는 셈이다.


어쩌면 이들의 ‘벌떼 전략’ 노림수 가운데 하나가 이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이 ‘개나 소나 콘서트’와 다를 바 없다는 말이다.


과연 그런 콘서트가 ‘경선흥행’에 어느 정도 보탬이 될 수 있을지, 그로 인해 새누리당의 최대 자산인 박 위원장이 산처만 입는 것은 아닌지 여간 걱정스러운 게 아니다.


더구나 5월 15일 전당대회에서 남경필 의원 등 이른바 ‘도토리 주자’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당 대표가 탄생할 경우, 박 위원장이 상처를 입게 될 것은 불 보듯 빤하다.


그런 ‘개나 소나 콘서트’를 지켜보는 유권자들의 마음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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