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당 대표에 대한 훈수와 기대

이병익

| 2012-05-09 11:32:00

이병익 (정치평론가, 칼럼니스트)
새누리당의 대표경선 출마자의 명단이 발표되었다. 황우여, 심재철, 원유철, 유기준·,이혜훈 의원과 정우택· 홍문종· 김태흠 당선자, 김경안 전북익산갑 당협위원장 등 9명이 자웅을 겨루게 됐다. 이들 중 이혜훈 의원은 유일한 여성 후보여서 지도부 입성이 사실상 확정됐다. 출마자들의 면면을 보면 과거에 친박으로 불려 졌던 현역의원으로는 유기준, 이혜훈 의원이 있고 친이계로 분류되었던 심재철, 원유철 의원이 있고 현역은 아니었지만 친박 성향의 정우택, 홍문종, 김태흠, 김경안 중립성향의 황우여 의원 등으로 분류할 수 있겠다.
19대 총선을 치르면서 친이, 친박의 구분은 옅어졌고 모두 새누리계로 불리어 져야함에도 언론은 출신성분을 구분해서 계파를 나누고 있는 실정이다. 과거 친이계로 불리던 사람을 비박계로 표현하고 있는 것을 보면서 박근혜의 영향력이 새누리당을 지배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

어느 정당이든지 주류와 비주류는 엄연히 존재한다. 18대에는 한나라당에서 이명박 대통령중심의 친이계가 당권을 쥐고 당의 중심에서 당을 이끌어 왔고 박근혜 위원장은 비주류로서 당무에 목소리를 내 왔던 것이다. 그러므로 19대 국회에서는 새누리당의 주류로 등장한 박근혜 위원장의 구도로 당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 상식적이다.

당권파와 비당권파, 주류와 비주류는 우리 정당사에 남아있는 전통이고 비주류가 주류가 되고 주류가 비주류가 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계파별로 나눠서 당직을 배분하던 과거 민주당의 전통도 있었지만 신한국당 이후부터 새누리당의 전신의 정당들은 철저한 주류 중심의 정당이었다. 그것을 무시하거나 비판하는 일은 어리석은 일이다.

새누리당의 당 대표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임명하는 자리가 아니고 당원들의 투표에 의해서 결정 되는 것이다. 그래서 당 대표가 되고자 하는 후보자들은 당원들의 지지를 믿고 출마하는 것이다. 친이계가 어떻고 친박계가 어떻고 하는 말은 이제 필요없는 사족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능력 있고 도전정신이 강한 사람이면 누구든 당 대표에 출마할 수 있는 것이다.

황우여 의원이 중립성향으로 원내대표를 역임해서 친이, 친박의 중간에 섰다고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생각이다. 당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정도로 능력과 리더십을 갖고 있느냐가 관건일 뿐이다. 새누리당의 정체성에 맞는지도 검증해 볼 필요가 있고 포용력을 갖추었는지에 대해서도 알아볼 필요가 있다.

'황우여 당 대표에 서병수 원내대표' 라는 말이 떠돌아서 당원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는데 서병수 의원은 사실이 아니라고 말하면서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 대표가 중립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은 비박계의 바램일 수는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친박계가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더 강하다고 본다.

친박계의 당 대표론은 책임정치를 위해서도 필요하고 대선후보의 뒷받침을 위해서 당원들의 힘을 모아야 하는 리더십 면에서도 필요하다고 본다. 당권을 잡는다는 의미는 당의 주류의 중심이라는 의미와 당원들을 대표하는 것이다. 국회의원으로서의 역할이 아니라 전 당원에 대한 헌신과 봉사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선후보를 가정한다면 수도권 출신의 리더십 있는 젊은 친박계 후보가 대표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이런 면에서 정치방학을 거치는 동안 밖에서 정치를 보고 여러모로 느낀 점이 많았을 홍문종 후보가 당대표의 적임이라고 본다. 낙선을 하고 절치부심하면서 당 밖에서 정치를 본 사람이 당의 개혁과 정책방향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 지를 더 잘 알 것으로 본다.

보수성을 지키고 대선후보를 확실하게 지원할 수 있는 우직한 돌쇠형 이지만 머리 좋고 똑똑하면서 공부도 많이 한 성실한 당 대표 후보라고 믿는다. 성격도 화합형이고 모가 나지 않으니 당내의 단합과 포용에도 앞장 설 수 있다고 본다. 이제 3선 의원으로 다른 후보들에 비해서 젊고 패기 있는 홍문종 당 대표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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