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내분 점입가경

이철희 “야권연대 중요”...이정무 “진보당 혁신 못하면 버려야”

유은영

| 2012-05-09 12:07:00

[시민일보] 비례대표 부정경선 문제로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통합진보당의 내분양상이 점입가경이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 연구소장과 민중의소리 이정무 편집국장은 9일 당권파가 “부정의 증거는 없다”며 비례대표 사퇴를 거부한 것에 대해 “부정이든 부실이든 선거라는 절차에 문제가 발생한 건 심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장과 이 국장은 이날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계속 이러면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두 사람의 관점은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이 국장은 진상조사위가 ‘총체적 부실과 부정’이라고 표현 한 것에 대해 “총체적이라는 단어는 다소 과한 것 같고, 사실관계에서도 꽤 오류가 있다”며 “진상조사라는 말에 걸맞게 구체적 사실관계를 신중하게 확인하고 부정의 주체를 지목하고, 대안을 제시했으면 내홍도 적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이 소장은 “진상조사단 보고에 물론 주체는 명시돼 있지 않지만 이른바 부정선거나 부실의 사례들을 보면 열 가지가 넘지 않느냐”며 “이건 총체적이라고 볼 수도 있고, 너무 과한 표현은 아닌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이 국장은 “민주당 국민경선 시절에 보면 각 캠프별로 계속 동원하지 않느냐, 여기에 불법과 돈이 오가면 그건 경선자체를 포기해야 되는 수준의 문제일 거고, 자기 지인이나 네트워크를 통해서 선거인단이나 유권자들을 모았다, 이런 정도는 관행처럼 인정돼 오는 것”이라며 “이런 건 좀 꼼꼼히 구분해볼 필요가 있다”고 재반박했다.

하지만 이 소장은 “행위의 정도를 떠나서 그런 행위가 있었다는 것 때문에 받아들이는 일반인들이나 바깥사람들이 받는 심리적 충격이라는 걸 감안하면 과한 표현은 아니다”고 거듭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건 정파적 관점보다는 당의 관점, 일반시민의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는 게 가장 중요한 스탠스일 텐데 그게 실종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당권파인 이석기 당선자와 김재연 당선자가 사퇴를 거부하는 것에 대해 이 소장은 “당권파가 바라보는 프레임과 비당권파가 바라보는 프레임이 다르지만, 이게 몇 분의 책임이나 사퇴만 가지고 안 될 정도로 문제를 확 키워놓은 건 과연 누구냐. 당권파가 너무 키워놨다는 게 제 판단”이라며 “당을 책임지는 세력의 입장에서 보면 해선 안 될 일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민주노동당 분들이 갖고 있던 의식이나 관행과 국민참여당 쪽이 생각하는 그 가치가 충돌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고 그것이 비례대표를 어느 쪽에서 더 많이 후보를 내고 당선시키느냐 라는 쪽으로 경쟁이 붙다 보니까 이게 확 불거진 것이지 사실은 언제 불거져도 한번은 불거질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소장은 당권파를 향해 “책임져야 될 쪽들이 손해 보는 건 불가피하다. 그걸 거부하면 결국 아무것도 안 되는 것이다. 정당도 당권교체라는 게 여러 번 반복돼야 되는 거다. 그리고 선거나 무슨 잘못이 있으면 교체되는 게 바람직하다. 그건 아주 기분 좋게 받아들일 일이다. 그걸 거부하면 쓸데없는 노이즈가 자꾸 발생하고 신뢰도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에 대해 “민주당 내부에도 찬반의견이 있다”면서도 “민주당 지도부가 이 건을 잘 관리해서 파기하는 쪽으로 안 가게끔, 그리고 양당 간에 감정의 골이 안 깊어지는 쪽으로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국장은 “국민적으로 통합진보당이 인정을 못 받으면 야권연대는 없는 거고 시간 걸려서라도 혁신해서 인정을 받으면 야권연대가 살아나지 않겠느냐”며 “그 문제는 결과의 문제지 야권연대를 계속할 거냐 말거냐 라고 물어볼 필요는 별로 없다”고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어 그는 “진보당이 혁신을 하지 못하면 버리고 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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