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 중앙위 ‘막장 드라마’ 연출

유시민 조준호 공동대표, 당권파 진행요원들에게 폭행당해

이영란 기자

| 2012-05-13 10: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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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 통합진보당 중앙위원회가 '주먹다짐'까지 가는 난장판 속에 파행을 빚었다.

결국 중앙위원회는 무기한 정회됐고, 계파 간 갈등은 봉합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 19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 부정 경선 파문에 휩싸인 통합진보당이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당 최고 대의기구인 중앙위원회를 개최했으나, ‘막장 드라마’의 모습만 보였다.

이에 따라 심상정 공동대표는 "더이상 회의를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 무기한 정회한다"고 선언한 뒤 "속개 시기와 장소는 추후에 공지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 상정된 4개의 안건 중 '강령개정안 심의 의결의 건'은 표결처리 됐지만 △당헌개정안 심의 의결의 건 △당 혁신 결의안 △혁신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의 건 등 나머지 3개 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이정희 유시민 심상정 조준호 공동대표는 이날 회의에 앞서 일괄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회의 종료 후 사퇴'를 전제로 한 것이어서 지도부 공백 사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진보당 내 당권파와 비당권파간 갈등의 골은 중앙위를 통해 더욱 깊어졌다.

◇중앙위 파행= 중앙위는 이날 오후 2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됐으나 비대위 구성에 반대하는 당권파의 '필리버스터(회의 진행 방해)'로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파행을 거듭했다.

양측은 회의 시작부터 중앙위원 교체 문제를 놓고 충돌을 빚었다. 당권파는 중앙위원 명부를 확정하는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다며 명부 전수조사를 요구했고, 비당권파는 중앙위원 선임과 관련해 절차상 하자가 없다며 맞섰다.

당권파 측 중앙위원과 당원들은 회의 내내 "불법 중앙위원회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회의 진행을 방해했다.

이들은 '불법교체, 명부조작 의혹 참여계 중앙위원 무더기 발견 관련'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현장에서 배포, 국민참여당계 일부 중앙위원이 교체된 채 확정 명부가 작성됐고 이 과정에서 해당 중앙위원과 지역이 다른 당원이 선임됐다며 '명부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국민참여당 출신 천호선 공동대변인도 보도자료를 통해 "참여당의 경우 과거의 중앙위원이 있었고 이를 기본적으로 승계했지만 그대로 구성해야 한다는 근거는 없다"면서 "이미 효력이 사라진 참여당의 당헌은 중앙위원회 구성의 구속력을 가진 기준이 되지 못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회의는 단상점거, 욕설, 폭행이 난무하는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실제 당권파 중앙위원 및 당원들은 이날 오후 9시40분께 의장인 심 대표가 "강령개정안이 만장일치로 가결됐다"고 선포하자 일제히 단상 위로 올라가 대표단을 위협했다.

앞서 당권파 당원들은 심 공동대표의 회의 진행에 반발하며 수차례 단상 앞으로 몰려갔지만, 번번히 진행요원들에 막혀 저지당하는 일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당권파 당원들과 진행요원들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일었으며, 심지어 유시민 조준호 공동대표가 폭행을 당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특히 조 대표는 당원들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옷이 찢기는 등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정회가 선포된 뒤에도 서로 사소한 말다툼을 벌이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들은 자정이 넘어서야 겨우 해산했다.
◇진보 진영도 눈살= 통합진보당의 ‘막장 드라마’를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진보진영 인사들마저 등을 돌리고 말았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12일 밤 트위터를 통해 “여러분은 경기동부연합이라는 한 줌의 무리가 통합진보당에 표를 던진 200만이 넘는 유권자의 뜻을 사정없이 짓밟는 민주주의 파괴의 현장을 보고 계십니다”라며 “여기저기서 당권파 중앙위원들 일어나서 깽판을 치고, 스탭들이 이들을 뜯어 말리고 있습니다” “단상 위로 육탄돌진합니다” “당권파 당원들과 중앙위원들 단상 위로 올라와 난동을 부립니다” “아수라장입니다. 할 말이 없네요”라고 생중계를 했다.

조국 서울대도 “유시민·심상정·조준호 공동대표는 당권파에게 멱살을 잡히고 구타를 당했고, 당외 국민은 물론이고 참여당, 진보신당, 민주노총도 무시하는구나”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조 교수는 “통진당 당권파가 저런 선택을 하는 것, 막을 수 없게 됐으나 통진당 전체가 무너지는 것은 비극이며 이는 야권연대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야권연대’ 분열을 우려했다.

이어 조 교수는 “통진당 내 ‘민주주의자’들이 중심을 잡고 당쇄신을 해야 한다”며 “통진당 문제가 이번에 터진 게 차라리 다행이다. 11월 쯤 터졌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이번 기회에 절차적 민주주의를 확실히 하는 당 쇄신 이루어야 한다. 당 바깥에서도 강력한 압박을 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설가 이외수씨도 가세했다.

그는 트위터에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열심히 일하셔도 모자랄 판국에 아직도 국민의 존재를 망각하고 싸움박질이나 하고 계시는 분들이시여”라며 “당신들은 부끄러움을 몰라도 국민들은 부끄러움을 압니다”라고 맹비난했다.

앞서 지난 11일 오전에는 ‘서민의힘’과 전철협, 전국민속5일장중앙회, 민생복지연대, 주거와생존을위한사회연합 등 5개 시민단체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국회의사당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진보당의 행태에 강한 분노와 배신감을 느낀다”며 “진보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고 각성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서민의힘’은 지난 1월 회원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통합진보당을 지지정당 1위로 꼽은 바 있다. 통합진보당 지지달의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통합진보당의 최대 조직기반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도 11일 오후 7시 비상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4·11총선 비례대표 후보 총사퇴’와 ‘재창당 수준의 당 쇄신’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공식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에 참석한 민주노총 이영희 운영위원은 "이정희 대표, 당을 알뜰히도 말아 잡수시고 있다"며 질타한 바 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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