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잘못된 만남’

유은영

| 2012-05-13 12: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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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요즘 정치권의 ‘잘못된 만남’이 인터넷에 회자되고 있다.


우선 박근혜 새누리당 위원장과 이명박 대통령의 만남이 ‘잘못된 만남’이라는 것.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여권에서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독주가 지속되는 가운데 무려 7~8명의 예비 주자들이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설 뜻을 밝혔거나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 대부분이 이명박 대통령과 관련이 있는 인사들이다.


우선 친이계 좌장으로 ‘MB의 남자’라고 불리는 이재오 의원이 지난 10일 당 대선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앞서 ‘MB 아바타’라 불리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도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대선 경선 출마를 선언한 잠룡들의 배후에 MB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 김문수 경기지사의 경우 4ㆍ11 총선이 사실상 박근혜 위원장의 승리로 귀결되면서 대선 출마에 소극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느닷없이 대선경선 출마를 선언해 주변 인사들을 놀라게 했다.


그래서 거기에는 MB측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지율이 초라하기 그지없어 '킹 메이커' 역할이나 할 것으로 보였던 이재오 의원이 느닷없이 '킹'을 자처하고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대표적인 'MB맨'인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대선 경선 출마가 이 같은 관측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즉 최근 측근 비리사태에서 보듯이 약점이 많은 MB가 ‘원칙주의자’인 박근혜 위원장의 집권을 방해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박 위원장을 공격하는 후보들을 내보내고 있다는 것.


실제 김 지사 측은 "유권자의 절반이 넘는 수도권에서 야당에 패배함으로써 대선 본 게임에서 박 위원장으로는 야권 단일후보를 꺽기 어렵다"며 ‘박근혜 한계론’을 거론했고, 특히 임 전 실장은 "박 위원장은 대선 출마를 안 하고 킹메이커 역할을 하는 것이 정치적으로 가장 필요하다"고 박 위원장을 향해 공세를 폈다.


새누리당에서 한 솥밥을 먹는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야권 인사들보다 더 박 위원장에 대해 공격적이다.


대선을 불과 7개월 남겨둔 시점에서 이뤄지는 MB 측 대선주자들의 공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과연 박 위원장이 MB와의 잘못된 만남을 그대로 유지해 갈지 정치권의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통합진보당의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역시 잘못된 만남이다.


실제 19대 총선 비례대표 후보 부정 경선 파문에 휩싸인 통합진보당이 지난 1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당 최고 대의기구인 중앙위원회를 개최했으나, ‘막장 드라마’의 모습만 보였을 뿐이다.


이날 회의는 단상점거, 욕설, 폭행이 난무하는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실제 당권파 중앙위원 및 당원들은 이날 오후 9시40분께 의장인 심 대표가 "강령개정안이 만장일치로 가결됐다"고 선포하자 일제히 단상 위로 올라가 대표단을 위협했다.


앞서 당권파 당원들은 심 공동대표의 회의 진행에 반발하며 수차례 단상 앞으로 몰려갔지만, 번번히 진행요원들에 막혀 저지당하는 일이 있었다.


이 과정에서 당권파 당원들과 진행요원들 사이에 격렬한 몸싸움이 일었으며, 심지어 유시민 조준호 공동대표가 폭행을 당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특히 조 대표는 당원들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옷이 찢기는 등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이런 지경에 이른 통합진보당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매우 냉소적이다.


실제 4.11 총선 당시 지지율이 반 토막 난 지 이미 오래다.


민주통합당의 ‘이-박연대’ 역시 잘못된 만남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해찬 당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역할 분담’이라는 미명아래 진행된 두 사람의 담합이 민주당 내 갈등을 부채질 했고, 결국 당은 친노-비노, 호남-비호남 간 힘겨루기가 불가피한 상황에 직면하고 말았다.


정치권의 이질적인 세력 간 만남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때도 있지만, 이처럼 잘못된 만남으로 막을 내리는 경우가 더 많다.


어쩌면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이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게 제안한 ‘공동정부’ 역시 잘못된 만남의 시작일지 모른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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