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복무 중 자살, 국가에 15% 책임

양원

| 2012-05-14 17:48:00

[시민일보] 선입병들의 가혹행위로 군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자살했다면 국가에게 15%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부산고법 민사2부(강영수 부장판사)는 특별관심대상자로 분류돼 생활하던 중 고참들의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전투화 끈으로 목을 매 자살할 A 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국가는 유족들에게 5100여만 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는 원고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가는 군복무를 하는 장병에 대해 복무기간에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유지해 건강한 상태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충분히 배려할 책임이 있으며, 특히 A 씨의 경우 평소 내성적인 성격인데다 가정환경 및 정서적 안정성에 문제가 많아 B급 관리병사로 분류돼 특별한 관심과 조치가 필요했지만 이를 방치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선임병들의 욕설과 폭언이 A 씨를 훈계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으로 견디기 어려울 정도였다고 보기 어렵고, A 씨도 자신의 어려움을 지휘관들에게 알려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채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을 선택한 잘못이 있다.” 며 “국가의 책임을 15%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평소 내성적이던 A 씨는 2010년 6월 군에 입대, 같은 해 9월 장비중대에 배치된 후 받은 ‘군 간편 인성검사’에서 “정서적으로 긴장되고 불안과 피해망상적 행동성향을 보이면서 비정상적인 우발행동이 우려된다.”는 결과가 나와 특별관심병사로 분류됐다.

결국 A 씨는 2010년 11월 17일 군장 내용물 확인 작업을 하다가 고참으로부터 욕설이 섞인 질책을 듣자 연병장 내 농구대에 전투화 끈으로 목을 매 숨졌다.

이에 A 씨는 가족은 소속부대 동료와 지휘관에게 자살의 책임을 물어 국가를 상대로 2억 3000만 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으나, 지난해 1심 재판부는 ‘책임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부산=양원 기자yw@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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