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권레이스 본격화...친노-비노 갈등

이해찬 “문재인, 안철수 교수에 공동정부 제안 당연한 일”

이영란 기자

| 2012-05-16 11:47:00

우상호 “진정성 의심 받아...유력후보가 하실 말씀 아니다”

김한길 “이-박 연대, 문재인 주자에게 상처만 주는 결과”
[시민일보] 다음달 9일로 예정된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의 당권 레이스가 본격화됐다.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모두 8명이 출사표를 던졌는데, 특히 이번 당 대표는 올 연말 대선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하게 돼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뜨겁다.
16일 현재 이해찬 상임고문과 함께 유력한 당권주자로 거론되고 있는 김한길 당선자와 우상호 당선자 등이 박지원 원내대표와의 담합 논란을 일으킨 이 고문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어 이번 '6·9전당대회'는 '이해찬 대 반(反)이해찬' 대결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또 야권연대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통합진보당과의 관계 설정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문재인 상임고문이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게 ‘연합공동정부’를 제안한 것에 대해서는 이해찬 고문과, 우상호 당선자의 견해가 뚜렷하게 갈렸다.
◇이해찬= 친노 진영의 당권주자인 이해찬 상임고문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야권연대를 지속해서는 안 된다’는 당내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정권교체를 해야 된다고 하는 국민들의 염원, 지지자들의 염원을 끝까지 외면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되기 때문에 희망을 갖고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사회자가 ‘야권연대는 이대로 유지가 될 것으로 볼 수가 있는 것이냐’고 물었고, 이 고문은 “그런 뜻으로 볼 수 있다”고 답변했다.

이 고문은 과거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를 “대통령 감”이라고 극찬했던 것에 대해 “좋은 정치인으로 발전할 소양이 많은 분인데, 이번 과정 속에서 많이 타격을 본 것 같다”며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11 총선에서 ‘MB 정권 심판론’을 제기한 것처럼 대선에서도 심판론이 유효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이명박 정권에 대해서는 심판은 우리가 주장한 만큼 다 받아들인 건 아니지만 어느 정도 정리가 된 셈이기 때문에 대통령 선거에서는 정권심판보다는 새로운 국가의 진로, 앞으로 우리가 민주평화공동체를 만들어내는 진로에 관한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이어 그는 “언제나 대통령 선거에서는 지나간 과거보다는 새로운 미래에 대한 청사진, 미래의 가치, 이것을 제시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 유력대권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이 총선 당시 부산에서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전체적으로 부산지역의 지지율은 40%까지 올라갔다. 노무현 대통령 선거 때의 29%에 비하면 10% 이상 성장을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문재인 고문이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게 이른바 ‘연합공동정부’를 제안한 것에 대해 “연대를 하면 연대에서 이뤄진 성과를 가지고 같이 정부를 책임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힘을 실어 주었다.
◇우상호= 486세대 대표주자로 당권도전에 나선 우상호 당선자는 이날 PBC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에 출연, ‘당 대표 경선을 두고 친노계를 대변하는 이해찬 상임고문과 비노계 후보 간의 싸움’이라는 분석에 대해 “이번 전당대회가 또 다시 계파 대결의 각축장이 된다면 민주당에 희망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원내대표 경선에서 논란이 됐던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에 대해 “당원과 국민들은 그러한 역할분담론을 받아들이지 않으시는 것 같다”며 “특정 유력한 세력의 대표주자들이 서로 당권 원내대표를 나눠가지는 방식으로 당을 운영하려고 하는 것은 엄청난 국민과 당원들의 반대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그는 비노계 후보들이 반이해찬 연대를 만들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게 되면 당이 두동강이 난다”며 “그런 형태의 연대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우 당선자는 민주통합당의 유력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이 안철수 원장에게 공동정권론을 공식제안한 것에 대해 “범야권의 대선후보가 하나로 뭉쳐서 새누리당 후보와 1대1 구도를 만들어야 한다는 구상에 동의하고, 또 집권을 하게 되면 같이 협력했던 제세력이 공동의 정부를 만드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도 공감한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은 범야권의 대선후보를 결정한 이후에 같이 논의할 문제지 미리 어떤 자리를 놓고 서로 담합하는 것처럼 보이는 그런 방식의 제안은 진정성을 의심받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지금 시점에서 유력한 대선후보가 하실 말씀은 아니었다”고 지적했다.

우 당선자는 당내 일각에서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야권연대는 통합진보당 내분 문제 때문에 파기할 문제는 아니다. 공당 간에 맺어진 약속인데 특정 당이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해서, 그 당의 인기가 떨어졌다고 해서 파기한다는 것은 신의를 지키는 태도가 아니다”라며 야권연대를 지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김한길= 비노 진영의 대표적 당권주자인 김한길 당선자는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에 출연, 이른바 ‘이해찬-박지원 역할 분담론’에 대해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원내대표든 당 대표든 선출권자가 분명히 정해져 있지 않느냐. 당 대표는 당원과 국민들의 뜻을 묻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해찬 상임고문이 ‘이해관계를 둘러싼 합의가 아니라 정권 교체를 위한 것’이라고 해명한 것에 대해 “오히려 정 반대”라며 “정권 교체의 가능성에 수많은 상처를 낸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그 분이 짠 각본이 세상에 알려지고 나서 우리 당의 지지율이 상승했느냐. 아니면 우리 당에서 그래도 앞서간다는 대권주자로 말해지는 문재인 이사장의 지지율이 올랐느냐.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당선자는 “이해찬 고문이 대표가 되면 문재인 고문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 “몇몇 분이 패권적 계파에 기대서 내가 당 대표 하겠다, 당신은 다른 것을 하시오, 이런 모양이 국민들에게 거부감을 주고 있지 않느냐. 만약에 그 분들이 쓴 각본대로 당 대표가 정해지고 나면 여론으로부터 상당히 많은 비판을 받을 것이다, 그 비판의 상당 부분이 문재인 이사장에게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그는 원내대표 경선 결과에 대해 “1차 투표에서 박지원 후보가 과반 이상의 압도적인 표로 당선될 거라는 예측들이 많았지만, 결과는 이변이었다. 박지원 후보를 지지하는 표가 49표, 과반에 많이 못 미치는 정도에 그쳤고, 박지원 후보가 아닌 후보들을 찍은 표가 77표였다”며 “이것은 ‘이-박연대’는 아니다 하고 거부하는 의사들을 분명히 한 결과”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비 이해찬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는 “계파 정치나 지역주의, 오만과 독선, 담합, 패권주의 이런 구시대적 것과는 결별해야 한다는 후보들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목소리가 일치하는 것”이라며 “비 이해찬 연대 이런 것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또 당내 일각에서 통합진보당과의 야권 연대 회의론이 불거지면서 연대를 파기해야 하는 것 아닌가, 결단을 내릴 필요가 있다, 이런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사태가 어떻게 수습돼 가는지 보고 나서 그 때 가서 내부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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