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프라이머리와 분권형개헌, 그리고 안철수

고하승

| 2012-05-22 13:50:00


Warning: getimagesize(http://www.siminilbo.co.kr/news/photo/Bdatafile/News/299375_1.jpg): failed to open stream: HTTP request failed! HTTP/1.1 404 Not Found in /home/simin/mobile_html/news/skin/default/display_amp.php on line 76
편집국장 고하승
김문수 이재오 임태희 등 새누리당 내 이른바 MB계 대선주자들이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요구하면서 동시에 ‘분권형 개헌’을 강조하고 있다.

얼핏 오픈프라이머리와 분권형 개헌 사이에는 아무런 연관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거기에 ‘안철수’를 대입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먼저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살펴보자.

이재오 김문수 임태희 등 MB계 주자들이 모두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실제 ‘MB의 남자’로 불리는 이재오 의원은 22일 "완전국민경선제를 해 표를 더 확장하고 중간에 있는 표를 더 포용해 4·11총선에서 나타난 것보다 더 표를 넓히지 않으면 연말 본선에 가서 불안하다"며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은 본선의 안정감을 가져오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MB 아바타’라는 별칭을 달고 다니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역시 오픈프라이머리 예찬론자다.

같은 날 김문수 도지사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국경제연구원 주최로 열린 KERI포럼에서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실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더라도 이들의 지지율은 대부분 1% 안팎에 불과해 무려 40% 안팎의 높은 지지율을 구축하고 있는 박근혜 대세론을 뛰어 넘을 수 없다.

그들 역시 바보가 아닌 이상 이런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뻔히 질 것을 알면서도 그토록 오픈프라이머리에 목을 매고 있는 것일까?

혹시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은 아닐까?

김문수 지사가 전날 한 경제지와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같은 훌륭한 사람이 새누리당 경선에 들어온다면 밀어줄 의향도 있다”고 밝혔다.

즉 안철수 원장이 새누리당 경선 참여의사를 밝힐 경우, 자신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그를 돕겠다는 뜻이다.

어쩌면 이것이 그들의 속내일지도 모른다.

어차피 이재오 김문수 임태희 등 지지율 1% 안팎의 ‘도토리 주자’들 가지고는 박근혜 대세론을 뛰어 넘을 수 없다. 그러나 안철수 원장이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박근혜 대 안철수의 양자 가상대결에서 두 후보가 오차범위 안팎에서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는가.

결국 MB계 대권주자들이 그토록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목청껏 외치는 것은 자신들이 승산이 있어서라기보다는 안철수 원장을 당내로 불러 들여 박근혜 위원장을 꺾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면, 그들은 왜 안철수 원장에게 유혹의 손짓을 보내고 있는 것일까?

그에게 모든 권력을 넘겨주는 ‘킹메이커’ 역할을 했을 때, MB계 주자들이 얻는 소득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권력 나눠먹기다.

실제 이들은 분권적 개헌론에 불을 붙이고 있다.

지난 14일 임태희 전 실장은 “87년 헌법이 지금까지 오고 있는데 그간, 상황변화를 감안해 시대에 맞게 고칠 때가 되었다”며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이재오 의원은 지난 18일 대통령은 외교, 국방, 통일 국내정치는 국회서 뽑은 총리가 맡는 형식의 분권형 개헌 플랜을 밝힌 바 있다.

즉 안철수 원장에게는 허울뿐인 대통령 후보 자리를 내어주는 대신 실권을 지닌 총리 자리는 MB계가 차지하겠다는 음모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어쩌면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상임고문이 안철수 원장에게 ‘연합 공동정부’ 구성을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일지 모른다.

즉 미미한 지지율로 인해 도저히 자신은 킹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한 친이계 대권주자와 친노계 대권주자들이 안철수 원장을 내세워 킹메이커 노릇을 하고, 그 대신 자신들은 실권을 가진 총리가 되겠다는 발상일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말이다.

국민들이 이런 ‘꼼수’들까지 미리 생각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기 그지없다.

우리는 언제쯤 예측 가능한 선진정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