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진흙탕 싸움’ 보기 좋나?

고하승

| 2012-05-24 15: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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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한마디로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이는 과열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민주통합당 전당대회 모습을 두고 하는 말이다.


물론 민주당 당대표 경선은 일반의 예상을 뒤엎는 숱한 이변이 속출하면서 이른바 ‘흥행 대박’을 거두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당초 ‘이해찬-박지원 연대’에 의해 이해찬 후보의 압승이 예상이 됐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그게 아니다.


첫 현장투표인 울산에서는 김한길 후보가 선두를 차지한 반면, 이해찬 후보는 총 8명의 후보 가운데 겨우 4위에 올랐을 뿐이다.


물론 친노세력의 본산 격인 부산에서는 이해찬 후보가 김한길 후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나, 압도적인 승리는 아니었다.


이어 광주 전남지역 경선에서 이 후보는 다시 강기정 김한길 후보에 이어 3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이는 민주통합당의 최대 기반인 호남에서 '친노 견제론'이 힘을 받고 있다는 뜻이다.


아무튼 현장투표가 진행된 3곳 가운데 이 후보가 선두를 차지한 곳은 부산 단 한곳에 불과했고, 나머지 두 곳에서는 2위는커녕 3위와 4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얻는데 그쳤다.


그럼에도 대의원수가 많은 부산지역에서 1위를 한 탓에 종합 득표수에서는 이해찬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2위인 김한길 후보와의 표차는 28표에 불과하다.


따라서 다음달 5~6일 실시되는 모바일 투표 결과와 9일 전당대회 현장 투표결과까지 지켜봐야 승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이해찬 대세론'은 적지 않은 타격을 입게 됐다.


김한길 후보가 이처럼 급작스럽게 부상한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이-박 연대’에 대한 당내 반발 심리와 민주통합당 주류로 부상한 친노세력에 대한 경제심리가 작용했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두 후보는 서로를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 등 노골적인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실제 두 후보 측은 24일에도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갔다.


김 후보는 이날 평화방송에 출연, “이해찬 후보가 경선에서 이기든 지든 단합이 아니라 담합”이라며 “민주당 지지율이 8%나 떨어진 것은 이해찬 책임”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실제 약 한달 전까지만 해도 민주당 지지율은 총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33%로 30%대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이-박연대’ 설이 보도된 이후 현재 민주당 지지율은 25%로 뚝 떨어지고 말았다.


그러자 이 후보 선대위의 오종식 대변인은 같은 날 "김 후보의 최근 발언을 보면 김 후보가 과연 민주당이 처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지, 당의 혁신과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 정권교체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지도자인지 의문이 든다"고 쏘아 붙였다.


이어 그는 "김 후보는 선거 내내 '친노 대 비노'라는 대립구도를 전면에 내세우고, 이마저도 모자라 '당권파 대 비당권파'라는 극한의 대립구도를 통해 당을 분열시키고 있다"며 “당 지지율 하락을 걱정하는 분이 오히려 대립과 분열의 구도를 앞세워 당 지지율을 더욱 하락시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는 ‘이-박연대’논쟁으로 인해 민주당 경선이 ‘흥행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진흙탕 싸움으로 인한 후유증이 만만치 않음을 예고하는 것이다.


사실 민주당 경선은 이미 ‘이-박 연대론’ 프레임에 갇혀 비전과 정책이 실종되고 말았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강기정 후보는 광주ㆍ전남 합동 연설회에서 “(지금 후보들이) 오직 ‘이-박 연대’가 옳으니 그르니 이 얘기만 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게 소위 ‘흥행대박’이라는 민주당 당대표 경선의 볼썽사나운 실제 모습이다.


이로 인해 민주당의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이 치명상에 가까운 상처를 입고 말았다. 각종 여론조사 그의 지지율은 박근혜 새누리당 위원장은 물론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게도 한참 뒤떨어지는 초라한 지지율을 보이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도 지금, 새누리당 내 정몽준 김문수 이재오 임태희 등 이른바 비박계 대권주자들은이구동성으로 ‘민주당처럼 경선 흥행을 위해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가 국민들 앞에서 쇼를 하는 것도 아닌데, ‘흥행’을 주된 이유로 거론하는 그들의 천박한 정치인식도 문제이지만, 민주당의 ‘진흙탕 싸움’을 보고도 상황판단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들의 자질 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말, 민주당 진흙탕 싸움이 그들의 눈에는 아름답게 비쳐지는 것일까?


경선흥행을 위해서라면, 그런 이전투구(泥田鬪狗) 쯤은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들은 ‘경선흥행’이 ‘대선승리’의 전제조건이라고 말하지만, 이런 식의 흥행이 과연 대선에 도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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