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만나] 굳건하게 서서 전통을 지키라 (살후 2:13-17)

인명진

| 2012-06-12 13:25:00

(갈릴리교회 인명진 목사)
제가 나이가 들면서 저 자신에게 나타나는 변화를 스스로 느끼고 있는데 노인 증상입니다. 노인 증상은 첫 번째로 말이 많아지는 것입니다. 한 말을 또 하고 또 하는 것입니다. 물론 젊은이들이 질색을 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젊은이들이 무엇 때문에 말을 되풀이 하는가 하는 것을 이해해 주어야 합니다. 한 마디로 노파심 때문입니다.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젊은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 자신이 세상을 살면서 깨달은 것을 어떻게 하든지 전해주고자 하는 마음 때문에 하는 일입니다.

성경에 보면 다윗 왕도 죽기 전에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을 모아놓고 이런 저런 말로 유언을 하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자신의 후계자 솔로몬에게도 여러 가지 당부의 말을 하는 것이 성경 곳곳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도 돌아가시기 전에 사랑하는 제자들을 모아놓고 긴 유언을 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유언은 특별히 하나님께 호소하는 기도의 형식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제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을 긴 기도로서 남겨놓은 것을 우리는 오늘 요한복음 17장 말씀에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요한복음 17장의 기도는 예수님의 유언의 말씀입니다.

사도 바울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데살로니가 후서 2장의 말씀은 사도 바울의 유언의 말씀입니다. 사도 바울이 복음을 위하여 수고를 하다가 자신의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처지를 생각하며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흩어져 있는 사랑하는 성도들에게 간절히 당부하는 말씀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특별히 15절 말씀에는 그러므로 형제들아 굳건하게 서서 말로나 우리의 편지로 가르침을 받은 전통을 지키라 라는 유언의 말씀을 사랑의 성도들, 특히 데살로니가 교회의 성도들에게 하고 있습니다. ‘굳건하게 서서’라는 말은 자칫하면 그 전통을 잊어버릴 수 있다, 흔들릴 수 있다는 걱정으로 당부하는 말씀입니다.

여러분이 다 아시는 대로 우리 갈릴리교회는 지난 26년 동안 아름다운 신앙의 전통을 지켜왔습니다. 다른 사람, 다른 교회가 마음으로는 하고 싶었지만 감히 실천하지 못했던 아름답고 귀한 신앙의 전통을 용기 있게 실천했으며 그 아름다운 신앙의 전통을 늘 감사함으로 간직하며 살아가는 교회가 우리 갈릴리교회입니다.

우리 교회의 자랑스러운 전통이 많이 있지만 저는 오늘 아침 그 중의 세 가지만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이 신앙의 전통에 굳건하게 서서 잘 지켜나가시기 바랍니다.

첫째 우리가 교회의 자랑스러운 전통은 두말할 것도 없이 하나님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정말로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아서 하나님의 사랑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아름다운 전통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하나님을 우선순위 일번으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은 우상입니다.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것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하나님보다 돈을 더 사랑하고 하나님보다 자식을 더 사랑합니다. 아니 많은 경우에 더 많은 돈을 얻기 위한 도움을 받으려고, 자식이 잘 되기 위해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있습니다. 본말이 전도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도움으로 돈을 얻기 위해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믿는 결과로서 하나님의 축복이 오는 것입니다. 자식을 잘 되게 하기 위해 하나님을 믿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믿고 살아갈 때 결과적으로 우리의 자식들도 잘 되는 것입니다. 우리 한국 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죄가 무엇인지 모르고 우상 숭배가 무엇인지 모르고 우상을 숭배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한국교회가 잘못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갈릴리교회의 자랑은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것은 우상이다. 하나님보다 더 사랑하는 것은 없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갈릴리교회가 지나간 26년 동안 한결 같이 한 치의 의심 없이 지켜왔던 아름다운 신앙의 전통입니다.

둘째로 이와 같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전통을 가진 우리 교회는 세상을 향하여 겁 없이 나아가는 진취적이고 열려있는 전통을 가진 교회입니다. 자신이 믿는바 신앙에 대해 자신이 없으면 배타적이 됩니다. 자신이 믿는 진리에 자신이 있고 확신이 있으면 세상에 무서운 것이 없습니다. 자신이 없기 때문에 독선이 되고 배타적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확신에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가진 교회이기 때문에 세상을 향해 문을 활짝 열어놓고 세상을 향하여 겁 없이 나가는 교회입니다.

또한 열린 문으로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뿐만이 아니라 열린 문으로 우리는 세상의 이곳저곳을 겁없이 찾아다녔습니다. 우리 교회는 이 교회의 목사인 저를 교회 안에 갇아 두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필요하다고 할 때 아낌없이 세상을 향해 내주었습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 사회가 저를 필요로 할 때 저는 주저 없이 열려진 문으로 세상을 향하여 나갈 수 있었습니다. 군사독재의 어려운 시절 유월항쟁 때 이 교회가 저를 국민운동본부 대변인으로 보내주었습니다. 민주화의 혁명 현장으로 한나라당이 어려움을 당했을 때 윤리 위원장으로 보내주었습니다. 문이 닫혀져 있었다면 나가지 못했을 것입니다.

안팎으로 활짝 열려진 문을 가진 자랑스러운 전통을 가진 교회입니다.

세 번째로 우리 교회는 사랑으로 하나 된 가족과 같은 공동체라는 아름다운 전통을 지닌 교회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 교회가 26주년을 맞는 뜻 깊은 주일 아침 사도 바울의 그러므로 형제들아 굳건하게 서서 말로나 우리의 편지로 가르침을 받은 전통을 지키라 는 말씀과 같이 우리 교회의 아름다운 전통을 잘 지켜나가시기 바랍니다. 이것이 갈릴리교회가 세워진 하나님의 뜻입니다. 이 말씀이 여러분에게 큰 깨달음과 은혜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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