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여, '어당팔'이라는데...

고하승

| 2012-06-17 13: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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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에게는 '어당팔(어수룩해 보여도 당수가 8단)'이란 수식어가 늘 그의 뒤를 따라다녔다.
그런데 황 대표의 현재 모습을 보면, 당최 어수룩해 보이기만 할뿐 당수 8단의 ‘한방’을 기대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인 것 같다.

실제 취임 한 달을 맞은 황우여 대표의 리더십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 새누리당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경선룰 개정문제를 놓고, 그는 아무런 해법도 제시하지 못한 채 김문수 이재오 정몽준 등 이른바 ‘비박 3인방’의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니는 모양새다.

실제 황우여 대표는 지난 15일 '경선 무산'이란 초유의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오전 서병수 사무총장과 함께 비박계 대선주자 3인의 대리인인 신지호 전 의원(김문수 경기도지사), 안효대 의원(정몽준 전 대표), 권택기 전 의원(이재오 의원) 등과 여의도 한 호텔에서 조찬모임을 했지만, 결국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한 채 논의가 결렬되고 말았다.

비박 측이 당헌당규에도 없는 '별도의 논의 기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황 대표가 이후 단계적으로 대선주자들은 직접 만나 논의할 의사를 내비쳤지만, 비박계 측은 아예 그와의 만남 자체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몽준 의원은 17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상태에서 황우여 대표가 공정한 경선관리인이냐는 데 저는 약간의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어제 황 대표와의 전화에서 저는 황 대표를 따로 만날 필요가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황 대표와의 만남을 공개적으로 거부했다.

심지어 이날 김문수 지사는 “대선예비후보 등록을 할 생각이 없다”고 ‘경선 보이콧’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사실 ‘비박 3인방’의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요구는 억지다.

실제 그들은 과거 ‘오픈프라이머리’에 대해 강력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 왔던 사람들이다.

이재오 의원은 ‘당의 존재’ 의미를 위해서라도 당원과 대의원의 표심이 당연히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을 펼쳐왔었다. 또 정몽준 의원은 ‘역선택’을 우려했고, 김문수 지사는 ‘동원 선거’ 등의 문제로 반대했었다.

따라서 이들이 그동안 그토록 반대했던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요구하는 것은 진정성도 없고, 설득력도 없다.

특히 현재 당헌당규는 당심과 민심을 정확히 절반씩 반영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마당이다.

그렇다면, 황 대표는 대표 취임과 동시에 “경선룰은 원칙대로 하겠다”는 뜻을 분명하게 밝혔어야 옳았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황 대표는 그렇게 하지 못했다.

실제 그는 취임 직후 비박계 대권주자들의 '오픈프라이머리' 주장에 대해 "후보들의 문제 제기가 있으면 정식으로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 새 지도부 구성 이후 열린 첫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친이계 심재철 최고위원이 먼저 오픈프라이머리를 언급하며 이슈화에 나서자 "당에서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말았다.

만일 그때 황 대표가 단호하게 ‘원칙대로 간다’고 선을 그었다면, ‘비박 3인방’의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요구는 지금쯤 수면 하에 가라앉았을 것이다.

설사 그로 인해 그들이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더라도 국민들은 그들의 지지율이 너무 낮아서 중도에 포기한 것으로 이해했을 것이고, 국민들도 그들의 출마여부에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 그들의 지지율은 모두 합해도 5%가 안될 만큼 초라하기 그지없다.

어쩌면 전 당원의 축복아래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여당의 후보로 추대되는 아름다운 상황이 연출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황 대표가 처음부터 논의 가능성을 열어 놓음으로써 그들에게 억지를 부릴 수 있는 명분과 공간을 만들어 준 셈이 되고 말았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황 대표의 어수룩한 모습만 보여주었다는 비아냥거림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가 정말 ‘어당팔’이라면, 이제는 당수 8단의 모습을 보여야 할 때가 아니겠는가.

국민들은 새누리당 만이라도 지긋지긋한 정치놀음에서 벗어나 정책으로 승부를 띄우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학수고대 하고 있다.

이 간절한 바람을 외면한다면, 지난 총선에서 민심이 민주통합당에게 등을 돌렸듯이 오는 대선에서는 새누리당에게 등을 돌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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