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현충원에 '위안부 추모비' 건립
한미공공정책위, 방해공작 원천 차단 위해 극비 추진... 내일 제막식
뉴시스
| 2012-06-18 13:25:00
[서울=뉴시스] 위안부추모비가 뉴욕 롱아일랜드에 깜짝 건립됐다고 ‘글로벌웹진’ 뉴스로(www.newsroh.com)가 보도했다.
한미공공정책위원회(KAPAC)는 16일 뉴욕 롱아일랜드 아이젠하워팍의 현충원에 위안부추모비가 건립됐다고 밝혔다.
위안부추모비는 2년 전 뉴저지 팰리세이즈팍에 건립된 미주 최초의 위안부기림비에 이어 두 번째이며 뉴욕 지역에서는 1호다. 특히 사상 처음 재미한인사회(KAPAC)와 미국의 지방정부(낫소카운티), 본국 지방정부(광주광역시)가 힘을 합쳤다는 점에서 향후 큰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혹시라도 있을 방해공작을 원천차단하기 위해 그간 추모비 건립을 위해 은밀히 카운티정부와 협의해온 KAPAC은 지난달 29일 이철우 회장과 이상원 사무총장이 에드 맹가노 낫소카운티장과 미팅을 갖고 현충원에 추모비를 건립하기로 합의했다. 통상 미국에서 기념비 설치는 2년의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에서 이같은 속전속결은 대단히 이례적이다.
이철우 회장은 “카운티정부의 추모비 건립 협의와 별개로 장소 선정과 장소 등을 ‘기념비위원회로부터 승인받고, 기념비 도안 및 제작, 공원국 설치 허가증 발행, 설치의 과정을 2주일 반 만에 마치는 것은 거의 기적이나 다름없는 일”이라며 “카운티 정부와 관련 위원회가 2차대전 중 일본군의 잔학 행위를 널리 알려야 한다는 취지에 전폭적으로 공감했다”고 밝혔다.
승인 주체인 ‘기념비위원회’는 카운티장과는 별도로 공원국, 원호처, 참전용사회 등이 위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비문과 그림, 추모비의 크기, 설치 시기, 위치 등 모든 것을 상세히 보고받고 일일이 검토하여 만장일치로 합의하여 허가를 내준다.
이를 위해 KAPAC은 위안부추모비가 왜 신성한 낫소카운티 현충원에 위치하여야 하는지 설명하고 위원들의 동의를 일일이 얻어야 했다. 이번 결실은 그동안 이들과 끈끈한 친분을 맺고 주류사회의 현안을 적극적으로 도운 이철우 회장의 숨은 노력이 작용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위안부추모비가 건립된 곳은 현충원 정면 입구에서 전몰장병의 이름이 기록된 영묘(靈廟) 왼쪽의 넓은 잔디밭 중앙에 위치하고 있다.
이 추모비는 위안부 희생자들의 고통과 처절함, 그리고 그들이 흘린 피를 상징하기위해 붉은색 화강석으로 제작됐다. 비문은 한미공공정책위원회 사무총장인 롱아일랜드 아름다운교회의 이상원 전도사가 작성했다.
내용은 ‘성적인 노예(Sexual Slavery)’로 부리기 위해 일본군이 20만 명이 넘는 소녀들을 강제로 납치해, 이들에게 자행한 극악무도하고 가증스러운 범죄는 반드시 인정돼야 되며, 정신대 피해자들이 감내해낸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엄청난 범죄 행위는 절대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추모비에 장식된 그림은 가수 김장훈씨와 함께 뉴욕타임스 등에 위안부 광고를 게재해 큰 반향을 일으킨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가 제작해 관심을 모은다. 임신한 위안부가 학대를 받고 있는 유명한 위안부 관련 사진을 그림으로 옮긴 것으로 쎄라믹에 특별제작돼 비문 전체와 일체감을 나타내면서도 독특한 예술성을 나타내도록 만들어졌다.
이철우 회장은 “이 그림만 보아도 정신대의 끔찍한 참상을 한눈에 잘 알 수 있게 만들어졌다”며, “보는 이들로 하여금 공분과 참담함 그리고 정신대에 대한 연민의 정이 우러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념비엔 건립 주체를 미국 정부를 대표해서 낫소카운티와 에드 맹가노 카운티장이, 재미한인사회를 대표해서 한미공공정책위원회(KAPAC)가,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광주광역시가 기록돼 있다.
뉴저지의 위안부 기림비의 경우 일본 정부와 정치인들이 팰리세이즈팍 정부에 철거 요청을 하고 백악관에도 철거를 청원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지만, 이 추모비는 건립 단계부터 한국과 미국 지방정부, 한인사회가 주체로 이뤄져 철거 요구 등 시도 자체가 접수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추모비가 건립된 현충원은 낫소카운티의 가장 신성한 곳으로 한국의 ‘국립현충원’ 같은 곳이다. 입구에 ‘참전용사 추모관(Veterans Memorial)’ 이란 현판이 붙어 있고, 정면에 ‘전쟁포로와 전쟁 중 실종자(POW/MIA)’ 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중앙에는 전몰장병들의 이름이 새겨진 영묘가 있다.
탑 바로 앞에는 2차세계대전 승전비와 유명한 이오지마 승전비, 한국전 참전비를 비롯한 수 많은 참전비와 9·11 희생자 위령비 등이 위치하고 있다.
위안부추모비는 많은 사람이 함께 모여서 참배 할 수 있도록 전몰장병 영묘 왼편의 가장 가운데 위치하고 있다. 약간 떨어진 곳에 홀로코스트 희생 어린이 기념비도 볼 수 있다. 카운티 정부가 참전기념비 외에는 절대 현충원에 기념비 설치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번 추모비 건립은 파격적인 조치인 셈이다.
위안부추모비 제막식은 6월20일 오전 11시에 에드 맹가노 낫소카운티장과 이철우 한미공공정책위원회 회장, 강운태 광주광역시장과 방문단이 함께 참석하여 성대하게 치룰 예정이다. 이날 낫소카운티와 광주광역시는 경제 및 문화 협력도시 조인식도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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