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47%p 고평가 … 거품 주의보
131개사, 1년새 154% 상승후 롤러코스터 양상
온라인뉴스팀
| 2012-06-19 18:01:00
지난해 하반기 유로존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상당수 기업의 주가가 폭락한 것과 달리 테마주는 나홀로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테마주 기업의 경영실적이 악화된 것과도 상반된 결과다.
특히 테마주는 일반주 주가 상승률보다 50% 가까이 고평가 돼 있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에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금융감독원은 테마주 이상 급등 현상이 발생했던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테마주에 대한 주가 변동과 기업 실적, 대주주 매도 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사대상은 특정 정치인 등과 인적·정책적 연계성 등의 풍문으로 주가가 급등한 131개 종목이다.
조사 결과, 일반주 평균 주가가 지난해 7월 유럽 재정위기 여파 등으로 큰 폭 하락한 뒤 횡보하는 모습을 보인 반면 테마주는 나홀로 상승했다. 5월 말 현재 일반주의 주가 상승률과 비교하면 56.7%포인트 높은 수치다.
일반주와 테마주의 주가 상승률 차이는 지난해 7월 4.8%포인트에 불과했지만 10월 23.8%포인트에서 11월 30.7%포인트, 12월 40.9%포인트로 벌어진 뒤 올해 4월 47.7%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지난해 8월 무상급식 주민 투표와 10월 서울시장 선거 등의 정치 일정에 맞춰 급격히 상승한 것으로 괴리율 만큼 주가가 폭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주가 변동성도 ‘롤러코스터’ 양상을 보였다. 테마주는 코스피지수가 32%의 변동폭을 보일 때 최저가 대비 최고 154% 상승했다. 사실상 주가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워 투자 위험이 높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특히 테마주의 주가 급등과 대조적으로 상당수 테마주 기업들의 경영실적이 악화된 점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해 테마주 기업의 48%에 해당하는 63개사는 경영 실적이 악화됐다. 이 가운데 30개사는 적자를 지속하거나 적자로 전환됐다. 더욱이 올해 1분기에는 테마주 기업 가운데 실적 악화기업의 수가 오히려 67개(51%)로 증가하면서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또 지난해 실적이 양호한 기업(68개사)의 평균 주가상승률은 134%를 기록한 반면 실적이 악화된 기업(63개사)은 이보다 높은 137% 주가 상승률을 보였다. 경영 실적에 관계없이 급등한 결과다.
정연수 금감원 부원장보는 “테마주는 일반 주식의 주가 흐름과 불일치했고, 지나칠 정도로 고평가돼 있다”며 “실적이 악화된 기업의 주가상승률이 오히려 실적 양호 기업을 능가하는 등 테마주 주가는 해당 기업의 경영 실적과 아무런 관계 없이 단순히 테마주라는 이유만으로 상승하는 이상 현상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테마주로 분류된 131개사의 시가총액 규모는 지난해 6월 초 19조8000억원에서 최대 34조3000억원까지 늘었다가 현재 23조5000억원으로 줄었다. 이 가운데 92개사는 현재 시가총액이 20조원으로 지난해 6월 초(14조8000억원)에 비해 높아 전히 거품이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테마주 64개 종목에서 대주주 202명이 주가 급등시 1억2972만주(6406억원)에 달하는 보유 주식을 매도했다. 대주주가 100억원 이상 매도한 17개사 가운데 14개사의 경우 주가 급등 사유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에 ‘급등 사유 없음’이라고 밝힌 상태에서 보유주식을 매도하는 형태를 보였다.
정 부원장보는 “많은 대주주가 보유주식을 매도했다는 사실은 도덕적인 문제와 별개로 테마주의 주가는 허상에 불과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향후 테마주 투자로 인해 예기치 못한 손실을 입지 않도록 테마주 투자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현재 금감원은 올해 1월 설치한 ‘테마주 특별 조사반’을 상설 조직으로 전환한 뒤 정치인 관련 테마주를 비롯해 주가가 변동이 큰 종목에 대해 기획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대주주와 시세조종 세력과 연계 여부 등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금감원은 올해 1월 ‘테마주 특별조사반(TF)’을 설치해 테마주 관련 불공정거래 혐의자 22명을 검찰에 고발·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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