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일보] 11년 전, KBS의 간판 앵커로 세상의 뉴스를 전하던 그녀의 고운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런 그녀가 스피치 노하우와 동기부여 강의, 그리고 뜨거운 열정으로 이웃에게 위로를 전하며 하나님의 증언자를 자처하는 삶을 살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겸임교수로, 기독교계 케이블 방송 CTS의 ‘7000미라클’ 진행자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는 신은경 전 KBS 아나운서를 21일 <시민일보>가 만났다.
명동의 한 찻집에서다.
그녀는 최근 ‘홀리 스피치’라는 이름의 책 한권을 세상에 내 놓았다.
원래는 1년 전부터 출판을 준비해 오다가 지난 4.11 총선 출마를 고심(그녀는 서울 중구에서 국회의원 출마를 두고 고민하다가 접은 바 있다) 하는 시기와 맞물려 지난 3월에 출판됐다.
하나님이 지으신 목적대로 말하겠다는 그녀의 신앙적 의지가 녹아있는 이 책은 40일 간의 말하기 훈련을 하나님 말씀에 접목한 독특한 내용이 세간의 이목을 모으고 있다는 평가다.
신교수가 ‘홀리 스피치’에 부여하는 의미는 ‘저서’ 이상의 특별함이 있다.
혼돈과 좌절의 시간 끝에 인생 후반전을 새롭게 시작하는 확신으로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교수는 “지난 2008년은 남편(박성범 전의원)이나 내게 몹시 힘든 한 해였다”며 “2년여 동안을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두문불출했다. 부르는 데도 없고 일 할 곳도 없어 하릴없이 세월만 보내는 고통의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인생의 전환점 ‘하프타임세미나’
그러다 그녀는 우연히 참가하게 된 박호근 목사의 ‘하프타임 세미나’에서 인생의 전환점을 찾게 된다.
그동안 자신에게 주신 모든 것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쓰임 받는 곳으로 돌려드려야 할 때가 됐음을 알게 된 것이다. 당시 그녀가 작성한 ‘인생후반전의 사명서’를 보면 ‘성경을 바탕으로 한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여 방송, 강연, 집필을 통해 이 땅의 청소년, 여성, 직장인들이 변화된 삶을 살게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이후 그녀의 삶을 보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하프타임 세미나’ 경험에 대해 신 교수는 “5주 과정이었는데 우리 인생을 축구 경기처럼 전반과 후반으로 나눈다면 전반 인생을 어떻게 살았든지 하프타임을 겪으면서 후반 인생을 새롭게 잘 계획해야 한다는 교육이었다. 제 후반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점검하는 시간을 통해 돌아보니 그동안 저한테 하나님께서 주셨던 것들이 참으로 많았다. 방송도 하고, 공부할 기회도 주셨고 스피치 커뮤니케이션 강의, 그리고 남편을 도와 섬기는 일도 하게 하셨다. 그런 경험을 가지고 세상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일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녀는 “성경에 ‘우리 입을 가지고 어떻게 말을 하고 살라’ 는 가르침이 참 많은데 성경을 중심으로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면서 보니까 모든 내용이 전부 성경말씀으로 귀결되고 있어 놀라웠다”고 밝혔다.
그녀는 또 “방송, 강연, 책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고 청소년, 대학생, 직장인, 여성을 대상으로 말로써 우리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전파하겠다는 생각으로 인생을 설계하다가 책도 쓰고 방송 진행도 하고 대학강의도 맡게 됐다. 홀리 스피치는 그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4부 40개 챕터 ‘홀리스피치’ 출간
신 교수는 책의 구성에 대해 “홀리스피치는 4부, 40개 챕터로 구성돼 있다. 40은 굉장히 힘 있는 숫자라고 한다. 예수님이 40일 동안 금식하기도 했다”며 “1부는 우리가 말을 잘하기 위해서는 마음 밭을 갈아야 한다는 것이고, 2부에서는 기술적으로 아나운서 하면서 배웠던 정확하게 말하기 등 기술적인 것, 3부는 사회적으로 어떻게 말을 잘하나 하는 소통에 관한 얘기, 4부는 정말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말하기가 무엇인가에 대해 썼다”고 밝혔다.
그녀는 “말이라는 것은 마음과 생각의 뿌리니까 그 뿌리에서 나온 말이 좋으면 생각이 건강할 수 밖에 없다. 제가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고 스스로를 믿지 못해 기대가 없으면 나오는 말이 어둡게 나올 수밖에 없다”며 “말에는 힘이 있어서 배출되는 순간 모든 에너지를 움직일 수가 있다. 참으로 무섭고 놀라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신 교수는 “하나님은 당신의 형상으로 우리를 만들었기 때문에 당신이 말씀으로 세상을 지으신 것과 같이 우리 말에도 파워를 허락하셨다”며 “우리 말을 들어주시는 하나님 자녀로 행복하다, 이렇게 말하면 행복한 사람으로 인정해 주시지만 남 욕하고 비난하면 기뻐하지 않으신다”고 말했다.
정치인 박성범 아내로서의 삶
그는 정치인 박성범 전 의원의 아내로 살아온 삶에 대해 “95년부터 지금까지 17년간 서울 중구에서 정치인의 아내이자 중구 주민으로 중구에 계신 분들과 이웃으로 살았다. 처음에는 정치인 아내로서의 역할이었지만 어느 때가 되니까 그냥 동네사람으로 가족처럼 이웃처럼 그렇게 17년을 살았다”며 “섭섭한 때도 있지만 가족보다 더 진하게 정이 든 이웃들이 많다. 저에게는 삶의 좋은 경험과 교훈을 준 행복한 시간”이라고 전했다.
그녀는 또 직접 정치를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단지 명예만을 생각했다면 가능하지 않았다. 지역 주민들을 사랑하지 않고는 죽어도 못하는 일이 정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역 주민들을 사랑하는 마음이 여전히 남아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러면 그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해드릴 일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정치 진출을 결심하게 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바람직한 정치인 이미지에 대해 “정치하는 사람이라고 하면 텔레비전에서 보이는 것처럼 상대방을 무섭도록 야단치고 싸움도 잘해야 되고, 강해야 되고 투쟁적이어야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제 생각에는 엄마처럼 살림하고 가족을 돌보는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 것이 정치가의 참모습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 재개여부에 대해 “어떤 연유에서인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지만 세상 일이라는 게 때가 있고 적절한 계기가 있는 거니까, 또 시간을 보고 있다”며 그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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