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철 사장, 자진사퇴하라
고하승
| 2012-06-28 16: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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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MBC 파업과 관련해 가급적 말을 아끼려 했다.
그런데 김재철 사장의 행보가 점입가경이다. 김 사장은 지난 28일 7개 조간신문에 '상습파업, 정치파업의 고리를 끊겠습니다'란 제목의 전면광고를 내 비난을 자초했다. 그 내용이 참으로 가관이었기 때문이다. 광고에는 문성근·이정희·정동영·임수경·유시민 등 MBC 노조집회에 참석한 야당 정치인 21명의 얼굴 사진을 나열해놓고 "그들은 왜 노조 집회로 왔을까?"라며 "MBC 노조집회에 참석한 정치인들, 이들은 모두 야당소속이었다"는 내용의 문안이 실려 있다.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정치권을 이 문제에 끌어들이려는 불순한 의도가 담겨 있는 것이다. 사실 이명박 정부의 비호를 받고 있는 김재철 사장의 인사전횡과 각종 비리의혹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국민이 즐겨보는 시사 프로그램을 몽땅 폐지해 버렸고, 국민프로라고 할 만한 ‘무한도전’도 없애버렸다. 뿐만 아니라 김 사장은 지난 주 우리나라 시사프로의 대표급 PD라고 할 수 있는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해고하고, 조합원 10명에게는 최고 정직 6개월의 중징계를 내리는 등 전횡을 일삼았다. 이 같은 김 사장의 태도를 지켜보던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틀 후 따끔하게 한마디 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이번 파업이 징계사태까지 간 건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김 사장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사실 박 전 위원장의 이 한마디에는 많은 뜻이 함축돼 있다. MBC 노조도 "다른 때 같으면 지극히 원론적으로 보일 표현이지만 김재철 사장이 1,2차 무더기 대기발령에 이어 무차별 징계 도발에 나선 직후여서 박 전 대표의 언급엔 결코 소홀히 할 수 없는 메시지와 정치적 비중이 담겨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노조는 특히 "박 전 대표가 노사간의 대화를 당부하면서도 '이번 파업이 징계사태까지 간 건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언급한 점 역시 만만치 않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며 "MBC 파업을 ‘불법 정치파업’이라고 음해해온 현 정권의 강경 세력과 김재철 사장 측과는 확연한 차이가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김 사장은 7개 조간신문의 광고를 통해 이를 여야 대결구도로 몰아가려고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방치했다가는 김 사장이 어떤 황당한 일을 저지를지 알 수 없다. 정말 불안하다. 따라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 문제를 조기에 매듭지을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이한구 원내대표는 김재철 사장을 퇴진시키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사실 방문진 이사진이 교체되는 8월 이후에 김재철 사장이 교체되는 것에 대해서는 여야, MBC 노동조합, 방송통신위원회 간의 합의가 거의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이 원내대표의 발언은 이 같은 합의를 파기하겠다는 것인가? 그런 태도가 12월 대통령 선거에서 여당 후보에게 얼마나 악재가 될지 정녕 모르고 있는 것인가? 물론 MBC 노조 집회 등 노사분규 현장에 야당의 유력 인사들이 ‘우르르’ 떼로 몰려다니는 모습은 과히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특히 노사가 대화하고 타협하려는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를 빌미로 MBC 사태를 여야 대결구도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다분한 광고를 게재한 김재철 사장의 태도야말로 그다지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꼴불견이다. 국민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오해 없기를 바란다. 김재철 사장의 문제는 어디까지나 그 개인의 인사전횡과 각종 비리 의혹 등 지극히 사적인 문제일 뿐 여야간 대립각을 세울 사안은 아니다. 다만 MBC는 법에 의해 설립된 방송문화진흥회가 운영권을 쥐고 있으며,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는 대통령과 여야가 동수로 지명하고 있는 만큼, 가급적이면 정치권이 나서서 이 문제를 원만한 방향으로 처리해 나가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물론 그 보다 더 바람직한 방법은 김 사장 스스로 사태의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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