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의 제자리 찾기
고하승
| 2012-07-01 13: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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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민주통합당 손학규 전 대표가 지난 30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감싸 안는 발언을 했다.
문재인 김두관 등 다른 민주통합당 대선주자들은 물론 심지어 새누리당 내 이재오 정몽준 등 비박주자들까지 모두 나서서 박 전 비대위원장 비판에 혈안이 되어 있는 마당이다. 그래서 국민들 눈에는 마치 한 여성 대통령 후보를 두고 야권주자와 비박주자 등 모든 남성 후보들이 집단 린치를 가하는 것처럼 비춰지기도 했다. 실제 이재오 의원은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향해 “독재자의 딸”이라고 비판했으며, 정몽준의원은 박정희의 유신을 비난하는 것으로 박 전 위원장을 공격했다. 특히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박 전 비대위원장을 향해 “독재권력의 핵심에 있었다”고 비판했으며, 김두관 경남지사는 “유신 정권의 상속자”라고 공세를 취했다. 그러나 손학규 전 대표는 이같은 비난을 일축하면서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을 향해 "유신의 피해자"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손학규도 박근혜도 유신의 피해자가 아니냐 이런 생각을 한다"며 “유신 시절 영부인 역할을 하며 영화를 누렸을지는 모르지만 '섬'에 갇힌 것처럼 살면서 인간으로서의 행복을 알 수 있었겠냐. 연민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박근혜 씨, 뭔가 하여튼 저는 그 분을 생각하면 좀 애잔하고 짠한 느낌이 든다”며 "박근혜는 함께 안고 갈 우리 사회의 자원"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래서 요사이 '손학규가 달라졌다'는 말이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그동안 손 전 대표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 때문에 다른 그 어느 주자들보다도 더 혹독하게 박근혜 전 위원장에게 비판의 날을 세워 왔었다. 하지만 그런 전략은 오히려 손학규 전 대표의 장점인 ‘표의 확장성’을 스스로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사실 민주당 내에서 손 전 대표만큼 표의 확장성을 가진 대권주자는 없다. 그는 4.27 재보궐선거 당시 지난 10여 년간 한나라당에 몰표를 쏟아주던 한나라당의 '심장부'인 경기도 분당을에서 승리했다. 서울 강남보다도 더 한나라당 득표율이 높았던 텃밭 중의 텃밭에서 이변이 발생한 것이다. 당시 민주당 내에서는 “민주당 간판으로 분당을에 출마해 당선될 수 있는 인물이 손학규 이외에 누가 있겠느냐”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는 그런 장점을 버리고,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기 위해 무리수를 두었다. 오히려 다른 주자들보다 더 좌측으로 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었다. 그 결과 그는 진보성향의 유권자 표심도 잡지 못하면서 중도성향의 유권자들로부터도 외면 받는 딱한 처지에 놓이고 말았다. 그런 그가 이제 스스로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는 "표를 보고 따라갈 생각은 하지 말자. 내가 만들고자 하는 나라가 이거고, 그걸로 국민을 설득하고 끌고 나가자"라며, 당보다는 국민 전체를 향해 자신의 뜻을 펼쳐가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것이 바로 ‘박근혜 감싸기’ 발언으로 나타난 것이다. 사실 민주당내 다른 대권주자들의 박근혜 공세는 너무 지나치다. 국민들 가운데서 문재인 고문의 말처럼, 박 전 비대위원장을 “유신독재 권력의 핵심에 있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그가 비록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것은 맞지만, 그가 권력의 핵심에 서서 권력을 휘둘렀다고 생각하는 말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그건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김두관 지사의 공격처럼 박 전 비대위원장을 “유신 정권의 상속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이 오늘날과 같은 범국민적 지지를 받게 된 것은 ‘상속’이 아니라, 그가 국민 들 앞에서 신뢰와 원칙 있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 주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손 전 대표가 박 전 비대위원장을 보고 “애잔하고 짠한 느낌이 든다”고 말한 것은 시의적절한 표현이며, 그게 바로 국민의 마음이기도 하다. 손 전 대표의 ‘제자리 찾기’가 비록 조금 때늦은 감은 있지만, 국민의 관심을 끌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따라서 이제부터 손 전 대표의 지지율이 어떻게 요동을 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어쩌면 이번 대통령 선거는 중도표 확장성을 지닌 박근혜 대 손학규의 싸움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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