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범 “천국 같았던 지옥훈련… 마지막에 웃겠다”
<런던올림픽>유도 81㎏ 자타공인 ‘세계최강’… 화려해진 기술 업그레이드
온라인뉴스팀
| 2012-07-03 17:35:00
최근 AP통신은 2012런던올림픽 유도 메달 후보들을 예상했다. 종주국 일본 선수들이 대부분을 차지한 가운데 왕기춘(24·포항시청)과 함께 이름을 올린 한국 선수가 있다. 남자 81㎏급 세계 최강 김재범(27·한국마사회)이다.
2008베이징올림픽 당시에도 김재범은 우승 0순위였다. 행보는 예상보다 힘들었다. 1인자를 넘으려는 도전자들의 닦달에 김재범의 체력은 눈에 띄게 떨어졌다.
8강과 4강 연장전으로 힘을 뺀 김재범은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마지막 무대에 섰다. 상대는 올레 비쇼프(독일). 비쇼프가 그해 월드컵을 제패하기는 했지만 김재범이 넘지 못할 산은 아니었다.
하지만 마음만으로 세계 정상을 품을 수는 없었다. 지칠대로 지친 김재범은 종료 1분30초전 유효를 허용했고 뚜렷한 반격의 기회조차 잡지 못한 채 경기를 끝냈다. 은메달이었다.
4년을 기다려왔다.
김재범은 더욱 강해졌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베이징의 한을 푼 뒤 2010도쿄세계선수권과 2011파리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연거푸 쓸어 담았다.
플레이 스타일에는 세련미가 가미됐다. 4년전 20대 초반의 김재범이 강철 체력을 앞세워 상대를 제압하는 투박한 경기를 펼쳤다면 현재는 기술이 더해져 한결 업그레이드됐다는 평가다.
라이벌은 세계랭킹 2위인 백전노장 레안드로 길헤이로(30·브라질)이다. 2010년 73㎏급에서 81㎏급으로 체급을 올린 길헤이로는 나이를 무색케 할 정도로 변함없는 기량을 뽐내고 있다. 2년 연속 팬아메리칸 챔피언십 금메달도 그의 차지였다. 4년 전 아쉬움을 털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상대다.
엘누르 맘마들리(24·아제르바이잔)도 부담스럽다. 맘마들리는 베이징올림픽에서 왕기춘을 무너뜨리며 한국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선수다. 이 밖에 지난해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만난 스르잔 므르발예비치(28·몬테네그로) 등도 경계대상이다.
현재 김재범은 태릉선수촌에서 막바지 훈련 중이다. 고질적인 왼쪽 어깨 부상이 마음에 걸리지만 심각한 수준은 아니다. 지난달 27일 태릉선수촌 미디어데이에서 만난 김재범은 “부상이 있는 것은 맞다. 훈련을 똑바로 하지 못한다. 그래도 기대해 주시는 만큼 열심히는 하고 있다”며 상태를 설명했다.
조급함을 가질 법도 했지만 대신에 여유가 넘쳤다. 자신감의 반증이었다. “다들 지옥훈련이라고 하는데 지금은 감독님께서 휴식과 운동을 적절하게 조절해 주셔서 천국훈련을 하고 있다”던 김재범은 “그 날도 웃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정훈 대표팀 감독은 “베이징 때는 경험이 부족했지만 지금은 4년이 흘렀다. 국제대회를 통해 기량을 쌓아 이번에는 금메달을 딸 것”이라고 제자의 성공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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