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흥행 때문에 문재인이 죽는다면...

고하승

| 2012-07-05 16: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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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민주통합당 경선흥행이 이루어지는 것 같아 좋아 보이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 당내 보물인 문재인이 죽을지도 모른다.”


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당내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이 다른 경쟁자들로부터 뭇매를 맞는 것을 지켜보던 민주당 관계자가 “안타깝다”며 내뱉은 말이다.


실제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대표 이형수)가 지난 1일 실시한 대선 주자 다자 대결 지지도 정례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은 지지도 하락세를 보인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상승세를 탔고, 결국 안 원장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안철수 원장은 보름 전 조사 대비 5.1% 포인트 하락한 15.0%였고, 문재인 상임고문은 0.4% 포인트 하락한 15.8%로 두 후보 간 격차는 0.8%p였다.


물론 새누리당의 강력한 주자인 박근혜 전 위원장이 보름 전 조사 대비 4.5% 포인트 상승한 43.3%의 지지율을 기록해 문 고문과의 격차가 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나마 현 시점에서 박 전 위원장과 맞붙어 싸울만한 민주당 주자라면 문재인 고문밖에 없다. 손학규 김두관 등 나머지 민주당 주자들의 지지율은 모두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3.2%(0.8%p↓), 손학규 상임고문은 2.9%(1.0%p↓)로 지지율이 극히 미미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남녀 1401명을 대상으로 IVR(ARS) 전화설문 일반전화 RDD(무작위 임의걸기) 방식으로 조사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61%p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지지자들은 강력한 주자인 문재인 고문의 지지율이 급상승해 새누리당 박근혜 전 위원장의 맞수가 되어 주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당내 경쟁이 과열되면서 대선후보 전원이 문 고문 1인을 향해 몰매를 가하는 형국이기 벌어지고 있다.


우선 손학규 고문은 최근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되던 때와 같은 방법으로는 두 번 이길 수 없다”며 ‘문재인 필패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심지어 그는 문 고문이 안 원장에게 ‘공동정부로’을 제안 것을 두고, “우리는 힘이 없으니 누구와 연대해 공동 정부를 하겠다는 자신 없는 지도자를 국민이 왜 찍어주느냐”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특히 경선주자인 조경태 의원은 지난 28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자질 부족 ▲경쟁력 문제 ▲기회주의 ▲패권주의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책임 등 '문재인 5대 불가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또 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문 후보가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된다고 해도 본선 경쟁력을 가지지 못하면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의 애타는 열망을 짓밟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 박근혜의 대결이던 부산 총선에서 문 후보는 대패했다. 패배의 원인을 성찰하고 반성하지 않으면 뼈아픈 패배는 반복될 것이며, 문 후보는 패권주의와 조직의 힘을 앞세워 당과 국민의 분열을 초래하는 근원이 될 것"이라고 거듭 지적했다.


이날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진 김영환 의원도 문재인 상임고문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는데 일정한 책임을 갖고 있는 분이 정권을 맡겨달라고 할 자질이 있는지 문제"라고 공세를 취했다.


김두관 경남지사는 문재인 후보가 채 1년도 안 되는 사이 급부상한 것을 겨냥해 “저는 우연히 대선주자가 된 분들과는 다르다”고 꼬집었다.


물론 이들이 문 고문을 향해 이처럼 공세를 취하는 것은 자신의 지지율을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높여 보려는 전략에서 비롯된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그로 인해 문 고문은 이미 만신창이가 되었고,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공세는 더욱 거세 질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아직은 감정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경선일정이 다가올수록 각 주자들의 지지자들 사이에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그로인해 격한 감정싸움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그로 인한 후유증은 본선에서 지지층 결집도 약화라는 현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서울마케팅리서치 김미현 소장이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판을 키운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지만, 언제까지 선의의 경쟁만 할 수 있겠는가”라며 “계속되는 경선으로 경선 피로 증후군이 올 수도 있고, 경선 후유증으로 지지층의 결집도가 오히려 낮아질 수도 있다”고 지적한 것은 이 때문이다.


즉 경선흥행이라는 긍정적인 측면을 살리려다, 유력한 당내 주자를 죽이는 우를 범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과연 그런 민주당의 과열경선이 약이 될지, 아니면 독이 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알 것 같다. 다만 이런 점에서 새누리당 경선이 더 효과적인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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