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레나, 2년만에 윔블던 정상
통산 5번째 우승… 언니와 복식 우승도
온라인뉴스팀
| 2012-07-08 13:41:00
여자 테니스 선수로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흑진주’ 세레나 윌리엄스(31·미국)의 파워는 살아있었고, 건재함을 과시하기에 충분했다.
윌리엄스는 7일(한국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 클럽에서 열린 테니스 메이저대회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3위 아그니스카 라드완스카(23·폴란드)를 2-1(6-1 5-7 6-2)로 물리쳤다.
2002년과 2003년, 2009년과 2010년 윔블던 단식 우승을 차지했던 세레나는 2년만에 정상을 탈환하며 5번째 우승을 맛봤다. 윌리엄스의 개인통산 14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이번 대회 우승은 윌리엄스가 다시 한 번 어려운 시기를 딛고 일어나 일궈낸 우승이었다.
2002년과 2003년 프랑스오픈부터 2003년 호주오픈까지 4개 메이저대회 우승을 싹쓸이하며 ‘여제’로 군림했던 윌리엄스는 2002년 7월부터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켰다. 2003년 윔블던 우승도 그의 것이었다.
윌리엄스는 왼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은 이후 급격한 하락세를 탔다. 2004년 복귀한 윌리엄스는 그 해 윔블던 준우승, 2005년 호주오픈 우승을 차지했지만 2006년 왼 무릎 수술 여파로 프랑스오픈, 윔블던에 모두 불참했다. 그 해 7월 윌리엄스의 세계랭킹은 140위까지 하락했다.
2007년 호주오픈 우승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윌리엄스는 2008년 윔블던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뒤 그 해 US오픈에서 우승, 5년만에 세계랭킹 1위에 복귀했다.
이후 여자 테니스계는 윌리엄스의 시대였다. 윌리엄스는 2009년과 2010년 호주오픈과 윔블던 우승을 잇따라 거머쥐며 줄곧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켰다.
왼 무릎 통증을 딛고 다시 한 번 성공시대를 열어젖혔던 윌리엄스에게 위기가 닥친 것은 2010년 윔블던 우승 직후였다. 오른 발이 베이는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게 된 것.
오른 발이 완치될 때가 된 세레나는 폐색전증이라는 악재를 또 다시 만났다. 세레나는 결국 지난해 5월까지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윌리엄스의 세계랭킹은 170위대까지 하락했다.
윌리엄스는 지난해 6월 복귀한 이후 서서히 순위를 끌어올렸지만 메이저대회 성적은 그다지 좋지 못했다.
지난해 US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살아나는가 싶었지만 올해 호주오픈 16강에서 탈락했고, 프랑스오픈에서는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1회전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적지 않은 나이의 윌리엄스도 세월을 피해가지 못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윌리엄스는 가공할만한 파워를 자랑하며 정상에 등극, 이런 시선을 모두 떨쳐냈다.
결승전까지 7경기를 치르는 동안 윌리엄스는 무려 102개의 서브에이스를 솎아냈다. 이번 대회 여자 단식에서 서브에이스 1위에 올랐다. 2위인 사비네 리시키(23·독일)가 5경기에서 34개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다.
특히 윌리엄스는 빅토리아 아자렌카(23·벨라루스)와의 준결승에서만 무려 24개의 서브에이스를 뽑아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윔블던 여자 단식 한 경기 최다 에이스 기록(23개)를 넘어섰다.
윌리엄스는 결승에서도 무려 17개의 서브에이스를 뽑아내며 라드완스카를 압박했다.
결승까지 윌리엄스가 기록한 더블폴트는 10개에 불과했다. 결승에서 4개를 저지르는 바람에 대폭 늘어났을 뿐 한 경기 최다 에이스 기록을 세운 준결승에서는 단 한 차례의 더블폴트도 기록하지 않았다.
윌리엄스의 이번 대회 서브는 최고 시속 193km까지 나왔다. 이 역시 이번 대회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파워를 앞세운 윌리엄스는 1990년 윔블던에서 33세의 나이로 우승한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당시 33세) 이후 22년 만에 30대 나이에 메이저대회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한 선수가 됐다.
윌리엄스는 “현재의 감정을 묘사하기가 힘들다”며 “1년 동안 병원에 있었던 내가 지금 여기에 서있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세레나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단식 결승에서 승리하고 약 5시간이 지나 같은 장소에서 열린 여자 복식 결승에서 세레나는 언니 비너스 윌리엄스(32·미국)와 안드레아 흘라바치코바-루치에 흐라데츠카(체코) 조를 2-0(7-5 6-4)으로 완파하고 우승했다.
윌리엄스 자매가 윔블던 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한 것은 이번이 5번째다. 2000년과 2002년, 2008년, 2009년 윔블던 복식 우승을 차지했던 윌리엄스 자매는 3년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윌리엄스 자매의 메이저대회 복식 우승은 13번째다.
2002년과 2003년, 2009년과 2010년 단식 우승을 맛본 세레나가 윔블던에서 단식과 복식 우승을 모두 휩쓴 것은 2009년 이후 3년만이다.
이번 대회 단식 1회전 탈락의 아픔을 맛봤던 비너스는 복식 우승으로 조금이나마 아쉬움을 씻어낼 수 있게 됐다.
비너스는 “세레나가 단식 결승을 치르는 것을 보면서 커다란 감명을 받았다”며 “세레나와 함께 뛰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세레나 없이는 우승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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