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재혁, “인상 약점?… 경험·기술은 내가 최고”

男역도 77㎏급 올림픽 2연패 도전

온라인뉴스팀

| 2012-07-11 13:49:00

한국 남자역도의 간판 ‘오뚝이 역사(力士)’ 사재혁(27·강원도청)이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한다.

사재혁은 런던올림픽 개막 6일 째인 8월2일 오전 3시(한국시간) 엑셀사우스아레나에서 금메달 획득에 나선다.


사재혁은 2008베이징올림픽 남자역도 77㎏급에서 인상 163㎏, 용상 203㎏, 합계 366㎏을 들어올리며 금메달을 획득, 한국 역도의 대들보로 떠올랐다.

한국은 꼬박 64년전인 1948년 런던올림픽에서 김성집이 동메달을 목에 걸며 역도 사상 첫 메달 물꼬를 터 올림픽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1956년 멜버른올림픽에 참가한 김창희가 동메달 1개를 추가했다.

시간이 흘러 32년 뒤 ‘작은 거인’ 전병관이 서울올림픽에서 은메달에 이어 1992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처음으로 따내 한국은 세계 역도계의 변방의 자리를 털어냈다.


이후 이배영이 은메달(2004아테네올림픽)을 목에 걸며 한국 역사(力士)의 계보를 간신히 유지했고 사재혁은 첫 출전한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쥐며 당당히 계보를 이었다. 바르셀로나올림픽 이후 16년 만에 ‘금빛 바벨’에 불을 지핀 셈이었다.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 역도는 전성기를 맞았다. 남자 5명, 여자 4명이 출전해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장미란(29·고양시청)과 사재혁이 신기록 행진으로 당당히 세계 정상에 올랐다.


사재혁은 지난달 27일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1948년도 올림픽에서 대한민국의 첫 메달이 나왔는데 역도에서 나와 더 의미가 있다.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 런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하지만 이번 런던올림픽에는 라이벌 슈다진(25)과 류샤오준(27·이상 중국) 등이 총출동할 예정이어서 메달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슈다진과 류샤오준은 지난 2009년 열린 중국전국체전에서 각각 합계 374kg(인상165㎏·용상209㎏)과 합계 373㎏(인상170㎏·용상203㎏)을 들어올렸다. 4년전 베이징올림픽 77kg급에서 사재혁이 세운 합계 366㎏(인상163㎏·용상203㎏)을 넘어서는 기록이었다.


경쟁자는 이들 뿐만 아니다. 지난 30일 AP통신은 2012 런던올림픽 역도 부문 메달 리스트들을 예상하면서 사재혁을 남자 77㎏급 은메달 후보로 꼽았다. 디펜딩챔피언을 은메달감으로 깎아내렸다.

AP통신은 대신 중국의 신예 루하오제를 금메달리스트로 전망했다.


루하오제는 지난 4월 런던올림픽 중국 대표선발전에서 류사오준, 수다진 등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 신예다. 당시 루하오제는 인상에서 175㎏을 들어 올려 비공인 세계신기록을 수립하기도 했다.

이들의 추격을 넘어서야만 비로소 ‘세계에서 가장 힘이 센 사나이’의 영광을 누릴 수 있다.


사재혁은 베이징올림픽 이후 부상의 악몽에 빠지며 하향세를 그렸다. 어깨를 심하게 다쳐 재활에 매달리면서 2010년 열린 광저우아시안게임과 세계선수권대회에 불참했다.


2010년 6월 훈련 도중 왼쪽 어깨 힘줄이 끊어지는 부상을 겪었다. 자칫하면 역도계에서 잊힐 뻔도 했다.


하지만 그는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5번의 수술 후 이를 악물고 1년이 넘는 긴 재활을 거친 사재혁은 지난해 10월 전국체전에서 인상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부활의 조짐을 보였다.


사재혁은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77㎏급 인상 한국신기록을 세우며 대회 3관왕에 오르며 화려한 재기의 신호탄을 쐈다.

전국체전 후 가진 인터뷰에서 그는 “이제는 한국 역도 사상 최초로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부진 포부를 밝혔다.

체전에서 3관왕에 오르며 자신감을 회복한 사재혁은 이어 11월 초에 열린 파리세계선수권대회 남자 77㎏급에서 용상과 합계 각각 203㎏과 360㎏을 기록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4월 아시아남자역도선수권대회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으로 주위의 우려를 낳았지만 이를 진정한 실력이라고 할 수 없다. 올림픽을 정조준하며 체급조절 없이 85㎏급으로 나선 대회다. 인상 3위(167㎏), 용상 3위(203㎏), 합계 3위(360㎏)를 차지했다.

이후 사재혁은 연습경기에서 개인 최고기록을 갈아치울 정도로 올림픽에 맞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 이후 여건도 좋아졌다. 대한체육회는 그동안 일반지원종목으로 분류하던 역도를 중점지원종목으로 격상했다.

4월 말에는 1억원을 들여 런던올림픽에서 사용하게 될 바벨로 모두 교체했다. 선수들이 올림픽 당시에 좋은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똑같은 제품으로 바꾼 것이다.


대한체육회는 기존에 사용하던 일본 제품 대신 국제역도연맹(IWF)가 공인한 스웨덴 제품으로 교체했는데 1세트당 1000만원씩 총 10세트를 구입했다.


자신감도 생겼다. 이번에는 경험이 무기다. 4년 전 23살 앳된 나이로 출전했을 때와 비교해 노련미가 붙었다.

그는 지난달 초 열린 올림픽 결단식에서 “”경쟁하는 선수들 가운데 올림픽에 처음 나가는 선수들이 많다. 올림픽을 한 번 나가봤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인상의 경우 따라가는 입장이기는 하지만 라이벌들과 기량차를 많이 줄였다”며 “노련함을 익힌 현재 기술적인 것을 더 많이 필요로 하는 인상에서 더 유리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역도대표팀을 총괄 지도하고 있는 이형근(47) 총감독은 “현재는 최선을 다해 런던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베이징대회보다 더 나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준비를 잘 해서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 총감독은 “선수들이 남은 기간 자기와의 싸움을 이겨내야만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다시 한 번 기쁨의 눈물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초등학교 6학년 체육시간 때 우연히 역도를 접해 한국 역도의 대들보로 성장한 사재혁. 현재 오직 올림픽 말고는 아무런 관심도 없다는 그는 든든함을 던져주고 있다.


◇사재혁 프로필

▲생년월일=1985년 1월29일

▲신체조건=168㎝, 82㎏ ▲혈액형=B형

▲학력=홍천 석화초등학교-홍천중학교-홍천고등학교-한국체육대학

▲주요 성적= 2005 제31회 세계남자주니어선수권대회 남자 69㎏급 합계 1위(324㎏·주니어신), 2007 코리아컵왕중왕대회 남자 77㎏급 합계 1위(362㎏·한국신), 2007 제76회 세계남자선수권대회 77㎏급 합계 5위(353㎏), 2008왕중왕대회 남자 77㎏급 합계 1위(365㎏),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77㎏급 금메달(366㎏·한국신), 2008 제9회 아시아시니어남자클럽선수권대회 77㎏급 합계 1위(348㎏), 2009 제77회 세계남자선수권대회 77㎏급 합계 4위(365㎏), 2011 제79회 세계남자선수권대회 77㎏급 합계 3위(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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