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북한·쿠바등과 '불법 금융거래'

美 상원 소위 보고서 美 제재조치 아예 묵살... 멕시코 마약대금도 세탁

뉴시스

| 2012-07-18 14:42:00

【서울=뉴시스】HSBC 은행이 17일 북한과 쿠바 등 '망나니 정권'들 및 사우디아라비아의 테러리스트,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 등과 불법적인 금융 거래를 한 데 대해 사과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보도했다.

유럽 최대 은행인 HSBC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과거 규제 당국의 기준과 소비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일이 있었음을 시인하고 이에 대해 사과한다고 말했다.

HSBC는 이어 이러한 잘못들을 고쳐 나가는데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미 상원의 영구적인 조사소위는 1년 간에 걸친 조사 끝에 펴낸 330쪽에 달하는 보고서에서 런던에 본부를 둔 HSBC와 미국 내 지사 HBUS가 모두 돈세탁을 방지하는데 실패했으며 이런 잘못된 관행을 규제하는데도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HSBC는 세계 80개가 넘는 나라들에서 영업을 하고 있으며 HSBC는 미국 내 470개의 지점에 40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보고서는 HSBC가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멕시코의 마약 대금과 의심스러운 여행자수표 등을 취급했으며 망나니 정권들과의 금융 거래를 금지한 미국의 제재 조치를 무시 북한 등과 거래를 계속해 왔다고 밝혔다. 또 테러리스트들과 연계된 사우디와 방글라데시의 은행들과도 거래를 해 왔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한편 HSBC는 이날 이와 관련해 준법감시 경영인이 사임한다고 밝혔다.

2002년부터 런던 소재 HSBC 준법감시 대표를 맡아온 데이비드 배글리 경영인은 이날 미 상원 상설조사소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준법감시 대표직을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새 준법감시 차원에서 수천 개의 케이맨제도 계좌를 폐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맨제도는 비밀 계좌와 제한적인 세제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원 상설조사소위원회는 앞서 HSBC의 돈세탁 관련 보고서를 공개하고 HSBC는 멕시코와 이란, 시리아 등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과 거래를 했다고 밝혔다.

HSBC 전현직 경영인들은 이날 청문회에서 과오에 대해 사과한다면서도 은행의 불법거래를 완전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상원의원들은 7년 동안 이어진 문제를 몰랐다는 주장에 회의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앞서 HSBC는 영국 규제당국에 과거 당국이나 고객들이 기대하는 기준을 따르지 못할 때가 있었다며 이런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밝혔다.

상원 상설조사소위원회 칼 레빈 위원장은 과거 행위에 대한 책임이 필수적이라며 개선된 면을 보이지 않으면 HSBC의 지사 설립허가가 위태로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HSBC는 미 법무부의 조사를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일부 분석가는 HSBC에 벌금 10억 달러를 부과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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