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장 고하승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율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리얼미터가 지난 24일 전국의 유권자 1500명으로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도에 오차 ±2.5%포인트)에 따르면, 다자구도에서 안 원장의 지지율은 새누리당 박근혜(32.0%) 후보에 이어 28.2%로 2위에 올랐다.
이는 저서 ‘안철수의 생각’ 출간 전날인 지난 18일의 지지율 18.1%와 비교했을 때 무려 10.1%p나 오른 수치다. 또 23일 SBS TV 예능 프로그램인 ‘힐링캠프’에 출연한 이후에 다시 4.5%p가 오른 것이다.
이는 안 원장 지지율의 급등 이유가 단지 ‘저서 출간’과 ‘방송 출연’ 때문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 모습이 마치 ‘청계천 복원’ 하나로 단숨에 지지율 선두자리를 탈환했던 이명박 대통령을 연상케 한다.
실제 당시 각종 재·보궐 선거를 승리로 이끌며 선두를 유지하던 박근혜 후보는 청계천 복원 준공식 다음날부터 이명박 후보에게 지지율 1위 자리를 빼앗기고 말았다.
청계천 복원이 사실상 ‘콘크리트 어항’에 불과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었지만, 국민들은 그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다. ‘청계천’의 허상만 바라보던 국민과 당원들은 결국 박근혜 후보를 버리고 이명박 후보를 선택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된 것이 지금의 이명박 정권이다.
그럼, 이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 하고 있는가?
아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의 17일 여론조사(95% 신뢰도에 오차 ±2.56%포인트)결과 발표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 항목에서 전체 응답자의 72.8%가 부정 평가를 내렸으며 `매우 못함`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48.8%에 달했다.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 조사`에서 10명 중 2명 꼴에 해당하는 20.2% 국민만이 이 대통령에게 긍정표를 던졌다. 이 중에서 `매우 잘함`은 4.1%에 불과했다.
결국 ‘청계천’에 미혹된 결과 역대 최악의 대통령을 만들어 내고 만 것이다.
그런데 지금 그 때와 같은 현상이 되풀이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니 여간 걱정스러운 게 아니다.
‘안철수의 생각’과 ‘힐링캠프’에 미혹된 일부 유권자들이 안 원장을 무비판적으로 지지하는 현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안 원장에 대해서는 여야 대권주자들이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민주통합당 ‘빅3’ 후보로 분류되는 김두관 대선경선후보는 25 서울 프레스 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대선 6개월 밖에 남지 않았는데 안개를 피우는 것은 국민에 도리가 아니다”라며 “이제는 정책을 내놓을 때”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또 “정치는 혼자 하는게 아니라 더불어 하는 것”이라며 “안 원장이 개인적으로 천재성이 있어도 국정은 혼자서 경영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 대선 경선 주자인 김문수 후보도 같은 날 한 방송에 출연, 안철수 원장에 대해 "한 번도 의과대학도 다녀보지 않고 수술도 해보지 않고 병원 임상경험도 없는 분한테 세계적으로 굉장히 큰 나라이고 앞선 나라인 대한민국이란 큰 병원을 맡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모두 맞는 말이다.
당시 청계천 복원을 완료하고, MB 지지율이 급등할 때 전문가들이 ‘CEO와 대통령은 다르다’며 신중하게 검증할 것을 요구했었다.
그러나 ‘청계천’에 미혹된 유권자들은 그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최악의 대통령을 만드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마찬가지다. MB와 같은 CEO 출신의 안철수에 대한 무비판적인 지지는 결국 ‘제 2의 이명박’을 만들어 내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 것이다.
정말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가.
제 2의 이명박, 즉 CEO의 독선적으로 리더십으로 국민을 고통스럽게 만든 그런 대통령이 선출되기를 바라는가.
아니라면, ‘안철수의 생각’과 ‘힐링캠프’에 미혹되어 검증되지 않은 사람을 지지하는 어리석음에서 탈출해야 한다.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우리 유권자들은 ‘청계천 복원’에 홀려 검증되지 않은 MB를 지지하고, 국민에게 끝까지 신뢰를 보인 박근혜 후보를 버린 것에 대한 반성과 미안함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모쪼록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에서는 우리 유권자들이 잘못된 선택을 되풀이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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