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버린 1초’… 4년의 꿈 와르르
신아람, 女펜싱 에페 준결승전서 비상식 판정에 눈물
온라인뉴스팀
| 2012-07-31 16:47:00
신아람(26·계룡시청)이 2012런던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석연치 않은 상황 속에 석패했다.
국제펜싱연맹(FIE) 여자 에페 세계랭킹 12위 신아람은 31일(한국시간)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1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7위 브리타 하이데만(30·독일)에게 연장 접전 끝에 5-6으로 분패했다.
신아람은 연장전 우선권(득점이 없을 경우 자연적으로 승자가 되는 권한)을 얻어 유리한 상황이었지만 좀처럼 1초가 가지 않는 석연치 않은 상황 속에 분루를 삼켜야 했다.
여자 에페대표팀 심재성(46) 코치의 거센 항의에도 불구하고 판정이 번복되지 않아 신아람은 하이데만에게 무릎을 꿇었다.
신아람은 동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의 쑨위제(20)와 맞붙게 됐다. 신아람이 동메달 획득에 성공하면 여자 펜싱은 에페에서는 처음으로 메달을 수확하게 된다. 남자 에페에서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이상기가 동메달을 따낸 바 있다.
신아람은 1피리어드에서 하이데만에게 2점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경기 시작 37초가 흐른 후 손을 찔려 점수를 내준 신아람은 1피리어드 종료 1분17초를 남기고 오른 어깨를 공격당해 또 점수를 허용했다.
신아람은 1피리어드 종료 34초를 남기고 하이데만의 공격을 피하면서 무릎을 찔러 1점을 만회했다.
2피리어드 시작 후 신아람과 하이데만이 서로 소극적인 경기를 펼치며 서로 점수를 내지 못하자 심판은 재량으로 2피리어드를 넘기고 3피리어드를 진행하도록 했다.
신아람은 3피리어드 시작 33초가 흐른 후 오른 어깨를 노린 하이데만의 공격이 빗나가자 재빠르게 바로 공격,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후 신아람은 하이데만과 세 차례 동시타를 거듭하는데 그쳐 5-5로 맞선 채 연장에 돌입했다.
신아람은 연장전 우선권을 얻어 유리한 상황에 놓였다. 공격을 당하지만 않고 동점을 유지하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30초간 하이데만과 견제하며 점수를 허용하지 않은 신아람은 24초를 남기고부터 5차례 동시타를 기록, 동점을 유지했다. 경기 종료 1초 전까지 동점을 유지해 우선권을 가지고 있던 신아람은 승리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종료 1초 전 문제가 생겼다. 1초를 남기고 신아람과 하이데만은 동시타를 두 번이나 기록했다. 동시타가 두 번이나 나왔는데도 1초는 지나가지 않았다.
결국 1초를 남기고 세 번째로 재개된 경기에서 신아람은 하이데만의 공격을 허용하고 말았다.
심 코치는 심판진에게 강력하게 항의했다. 동시타가 두 차례나 나왔는데도 1초가 지나가지 않은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항의였다.
심 코치의 항의에 심판진이 비디오를 판독하면서 논의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신아람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그대로 주저앉아버렸다.
하지만 준결승전에서 신아람은 박태환(수영) 조준호(유도)에 이어 런던올림픽 3번째 피해자가 됐다.
이에 대한펜싱협회는 정식 제소 절차를 거쳐 끝까지 항의했지만 판정은 끝내 바뀌지 않았다.
신아람은 결승 무대에서 금·은메달을 다퉈야 했지만 아쉽게도 동메달결정전에 나서야 했고, 메달 획득마저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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