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칙 없는 선거를 보고 싶다

고하승

| 2012-08-08 13: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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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런던올림픽의 시원한 금메달 소식이 짜증스런 무더위를 한방에 날려 보낸다.


‘한국 레슬링의 희망’ 김현우(24ㆍ삼성생명) 선수가 부상투혼을 발휘하며 한국 선수단에 12번째 금메달을 안겼다.


김 선수는 8일 새벽(한국시각) 영국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남자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kg급 결승전에서 헝가리의 타마스 로린츠를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날 결승전에서 김현우 선수는 오른쪽 눈이 시퍼렇게 멍이 든 부상에도 불구하고 헝가리의 로린츠 선수를 상대로 투혼을 펼쳐 세트스코어 2대 0으로 승리했다.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끝내 금메달을 따낸 김현우에게 관중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이로써 이미 우리나라는 당초 목표인 ‘10-10’을 이미 초과했다.


앞으로도 메달 소식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날 여자 배구는 강호 이탈리아를 꺾고 4강에 진출했으며, 여자 핸드볼 역시 최강의 러시아를 물리치고 4강에 진입했다.


축구는 비록 세계 챔피언인 브라질을 만나 분패 했지만, 동메달을 놓고 숙적 일본과의 한판을 남겨 두고 있는 상태다.


우리 선수들은 당당하게 잘 싸웠다.


메달을 획득한 우리나라 선수들 가운데 교묘하게 반칙으로 승리한 선수는 단 한 사람도 없었다. 그래서 그 승리가 더욱 값있게 보이고, 국민들의 속을 후련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정치로 눈을 돌리면, 그게 아니다.


무더위를 더욱 짜증스럽게 만드는 요인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심지어 ‘그년’이라는 막말까지 등장했다.


실제 민주통합당 이종걸 최고위원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를 향해 '그년'이라고 표현했다.


그것도 모자라 이 최고위원은 오히려 "너무 약했다'고 자신의 발언을 정당화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8일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본의 아닌 표현으로 불편한 분이 있다면 유감이라고 말씀드렸다"고 사과를 하면서도 "이 과정에 '그 표현은 너무 약하다, 좀 더 세게 하지 무르다'라는 말씀도 많았다"고 말했다.


자신이 트위터에 올린 '그년'이라는 표현이 '그녀는'의 줄임말이 아닌 비속어라는 말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발언을 정당화한 것이다.


그의 황당한 말을 듣고 있노라면, 뜨거운 열기가 치솟으면서 짜증이 배가되는 기분이다.


이종걸 최고위원이 해서는 안 될 반칙을 했기 때문이다.


런던올림픽에서 반칙 선수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퇴장시켰다.


한국 여자 핸드볼이 세계 최강 러시아를 극적으로 꺾고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는 러시아 선수들의 잦은 반칙이다.


사실 러시아는 결코 쉬운 상대가 아니었다. 세계 랭킹 2위의 강호로 체격과 힘에서 한국을 압도한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했고 지난 해 12월 세계선수권대회에선 한국을 상대로 15골차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은 러시아 선수가 반칙으로 2분간 퇴장을 당한 틈을 노려 마지막 재역전을 이룰 수 있었다.


일본이 축구에서 이집트를 3대0으로 이건 것도 이집트 선수가 반칙으로 퇴장 당했기 때문이다.


일본은 전반 40분 경 배우 공간 침투 공격을 시도했고 이집트 수비수 사드는 거친 반칙으로 이를 막아섰고, 심판은 이집트 수비수 사드에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결국 수적으로 불리한 이집트는 흔들리기 시작했고, 끝내 일본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처럼 정치에서도 ‘레드카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그런 장치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선거를 통해 반칙 정치인을 퇴출시키면 된다.


문제는 심판, 즉 유권자들이 모두 반칙을 구별할 수 있는 안목이 있느냐 하는 점이다.


우리 유권자들이 제대로 심판의 역할을 하지 못할 경우, 정치에는 반칙이 난무하게 될 지도 모른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정치인들의 반칙에 대해 단호하게 ‘레드카드’를 꺼내 들 수 있는 안목을 키울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우리나라도 반칙 없는 선거를 치르는 깨끗한 나라가 될 것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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