惡材 만난 박근혜와 안철수

고하승

| 2012-08-09 13: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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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야권의 선두자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과학기술융합대학원장이 대선가도에서 곤혹스런 악재(惡材)를 만났다.

우선 박근혜 전 위원장의 경우를 보자.

이른바 ‘공천헌금’ 파문으로 언론이 떠들썩하다.

4.11 총선 당시 공천심사위원이었던 현기환 전 의원이 현영희 의원에게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비례대표 25번을 주면서 3억원의 거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물론 현 전 의원과 현 의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배달사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아무튼 이런 의혹이 불거져 나왔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박근혜 예비후보에게는 상당히 ‘치명적’일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서울마케팅리서치의 김미현 소장은 9일 한 방송에 출연, “공천뇌물 의혹 파문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예비후보의 지지율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6일과 7일, 전국유권자 1500명을 유선전화 및 휴대전화 임의걸기(RDD) 자동응답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도에 오차범위 ±2.5%포인트) 결과, 대선다자 대결에서 박근혜 37.3%, 안철수 32.3%, 문재인 9.8% 순으로 나타났다.

박근혜 전 위원장이 악재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안철수 원장을 5%P 차로 앞서고 있는 것이다. 즉 유권자들은 지금까지 지켜본 박 후보의 행보에 비춰볼 때 그가 ‘공천헌금’에 개입됐을 것으로 보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이게 바로 ‘검증받은 박근혜의 힘’이다.

박근혜 후보에게는 같은 정당 소속인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임기 중 최악이라는 점도 악재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 이명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임기내 최저치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3일까지 전국 성인 1525명을 상대로 휴대전화 임의전화 걸기(RDD) 방식으로 여론조사(95%의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5%포인트)를 실시한 결과, 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해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17%에 그쳤다.

반면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평가는 64%에 달했고, ‘보통’이라는 평가는 9%, ‘모르겠다’는 의견은 10%를 기록했다.

일본 같은 경우는 정권붕괴선을 20%이하로 생각하는데, 그 수준보다도 낮은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면, 보통의 경우 여권 후보는 대통령이 될 꿈조차 꿀 수 없다.

그런데도 박 후보가 야권의 모든 주자들보다도 지지율이 앞서는 것은 세종시 수정안 사례에서 나타났듯이 ‘박근혜와 이명박은 다르다’는 사실이 수차에 걸쳐 검증됐기 때문이다.

반면 안철수 원장의 경우는 어떤가.

안 원장은 지난 2003년 분식회계 혐의로 구속된 최태원 SK 회장에 대한 구명운동에 참여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안 원장은 재벌 자제들과 벤처기업인들 모임인 ‘브이소사이어티’ 회원 자격으로 최 회장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안 원장은 2000년 7월 최태원 회장과 합작을 통해 아이에이시큐리티(현 유비웨어랩)을 설립했다. 여기엔 안철수연구소가 45%, SK가 30%를 투자했다. 탄원서 서명 시점이 2003년 4월 18일인데 안 원장은 2003년 4월 29일까지 이 회사 대표였다. 이 때문에 동업자인 최 회장 구명운동에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는 한 방송에서 “최태원 회장 구명운동은 잘못된 것”이라면서도 “40명의 브이소사이어티 회원 전원이 서명한 것이고, 그 중 한 명일 뿐인데 다른 근거 없이 두 사람이 무슨 동업자 관계다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알고보니 그게 아니었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당시 안 원장과 최 회장은 사업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었던 정황이 새롭게 포착됐다.

지난 2004년 6월경 안철수연구소(현 안랩)는 SK그룹 핵심계열사인 SK텔레콤과 공동으로 휴대폰용 백신 ‘V3 모바일’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V3모바일은 SK텔레콤이 무선통신플랫폼 부문을, 안철수연구소가 모바일 백신엔진기술 부문을 담당했다는 것.

당시 안 원장은 안철수연구소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었고, 최 회장 역시 2003년 9월 보석으로 풀려난 뒤 SK텔레콤 경영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었다는 말이다.

이로 인해 안철수 원장은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 포털 야후에서 실시 중인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최태원 회장 구제 서명운동, 대기업 금융 진출 지원과 같은 일련의 폭로된 의혹들이 안철수의 지지율에 큰 타격을 줄 의혹들이라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이날 오전 6만 4,735명이 응답했고, 그 가운데 ‘그렇다’는 응답이 무려 52.4%에 달했다. 반면 ‘그렇지 않다’는 응답은 33.8%에 그쳤다.

이밖에 ‘안철수의 해명에 달렸다’는 응답은 7.8%, ‘관심 없다’는 응답은 5.8%, 기타 0.1%였다.

즉 박 전 위원장은 돌발악재에도 불구 지지율이 굳건한 데 비해, 안 원장은 크게 휘청거리고 있다는 뜻이다.
안 원장으로서는 이게 억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업자득이다. 박 전 위원장에 대해서는 이미 국민들이 몇 년에 걸쳐 지켜보았고, 그 결과 오늘날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안 원장은 아직 모든 것이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악재 하나만 터져 나와도 그 지지율은 급속히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본격적인 검증을 회피하기 위해 공식출마선언을 늦춘 전략이 그에게는 약이 아니라 독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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