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서 대학생 수천명 격렬 시위
"무상교육 실시하라" 요구... 복면 괴한들 시내버스 3대 불태워
뉴시스
| 2012-08-09 13:48:00
【산티아고=AP/뉴시스】8일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 시내에서 벌어진 대학생 수천명의 격렬 시위로 경찰이 물대포를 쏘며 진압에 나선 가운데 복면을 한 괴한들이 시내버스 3대를 불태웠다. 무상교육을 요구하는 대학생 시위는 갈수록 격렬해져 이날 수십명이 부상당하고 경찰에 체포됐다.
1년이 넘게 대학생들과 교사들, 가족들의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고 있는데도 칠레의 교육개혁 위기는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학생 시위는 대체로 평화행진으로 시작되지만 가끔 경찰의 진압장비가 동원되고 심한 충돌이 일어날 때에는 몽둥이로 무장한 폭도들이 돌과 화염병을 던지거나 상가를 약탈하는 불상사도 일어난다.
칠레 정부는 8일 학생시위에서 공공 교통기관인 버스들을 불태운 폭력적 행동은 교육정책과는 무관한 것이며 학생 대표들이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거라면서 이날 75명이 체포되고 49명의 경찰관이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산티아고 시당국은 학생 시위가 폭력화 할까봐 아예 거리 행진을 금지하고 있으며 교통 당국은 이번 버스 전소로 시 손실금이 4억페소(미화 83만6000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한 승객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버스안 장면은 괴한들이 돌을 던져 버스 유리창을 깨뜨리는 동안 승객들이 바닥에 엎드려 피신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칠레 정부는 올들어 가장 과격한 시위가 있었던 지난 6월에만도 472명의 시위자가 체포되었고 36명의 경찰관이 중경상을 입었다고 말했다.
칠레의 교육제도는 형편없는 공교육의 질로 빈곤층 가정의 분노를 사고 있으며 너무 비싼 사립대 학비, 실력없는 교수진, 일반 국민이 감당할 수 없는 높은 이율의 학자금 대출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은행등에 대해 거센 개혁요구를 받아왔다.
대학교육및 경제적 불평등이 심화되고 장기 시위로 국민의 관심이 집중 됨에 따라 세바스티안 피네라 대통령의 지지도는 날이 갈 수록 떨어지고 있지만, 대통령은 급격한 교육개혁을 거부한 상태다.
그 대신 10억달러를 들여 수천명에 대한 장학금을 신설하고 학자금 융자에 대한 은행이자를 현 평균 6%에서 2%로 낮추어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학생대표들은 부자들에게 좀더 세금을 많이 부과해서 문제를 해결해야하며 국립대학등 수많은 공립학교를 민영화 하는 바람에 땅에 떨어진 교육의 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이 업자들의 이권사업이 되지 않게 사립학교들에 대한 정부의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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