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과 민주당
편집국장 고하승
| 2012-08-13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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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에 어떤 방식으로 출마할지 아직 그 방식만 결정하지 못했을 뿐, 대선 출마의지를 굳히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안 원장은 어떤 방식을 선택하게 될까? 아 원장이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민주당 입당, 무소속 출마, 신당창당 등 세 가지가 있다. 민주당 입당은 경선 전에 입당해 문재인 손학규 김두관 등 민주당 대선예비후보들과 한판 싸움을 벌이는 방안과 민주당 경선이 끝난 후 후보단일화에 승리한 안원장이 나중에 입당하는 방안이 있다. 이 가운데 경선 전에 입당하는 방안은 사실상 물 건너갔고, 후자만 남았다. 하지만 민주당에 입당할 경우,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을 끌어안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보수성향의 유권자들이 이탈할 것이 불 보듯 빤하다. 특히 안 원장이 장점인 ‘중도성향’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고, 무엇보다도 ‘기존 정당 불신’ 때문에 안 원장을 지지했던 지지자들의 실망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안 원장이 민주당 입당을 선택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무소속 출마를 선택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무소속 후보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왜냐하면 후보 검증 공세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당의 조직적 도움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에도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한 때 10%대 중반까지 폭락했지만, 민주당의 높은 지지율이 그의 지지율을 견인하는 역할을 했고, 당의 조직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 특히 무소속 후보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잠재우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안 원장이 무소속 출마를 고집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결국 남는 방안은 신당창당 뿐이다. 신당을 창당할 경우 안 원장은 이른바 `안철수의 가치'를 내세우면서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정치인들 가운데서도 역량 있는 현역 국회의원들을 모으려 할 것이다. 물론 새누리당에서도 일부 친이계가 이탈해 안철수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당내에 ‘박근혜’라는 뚜렷한 대선주자가 있기 때문에 이탈 세력은 극히 미미할 것이다. 반면 안 원장이 신당을 창당하면 민주당이 입는 타격은 막대하다. 존립자체가 위태로운 지경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후보단일화에서 민주당 후보가 패할 경우 상당한 세력이 신당으로 옮겨가고 말 것이다. 현재 민주당 현역 의원은 128명이다. 이 가운데 71명이 5명의 대선 경선후보 캠프에 이름을 올렸다. 문재인 후보 캠프에 가담한 의원은 28명이며, 손학규 후보의 캠프와 정세균 후보의 캠프에는 각각 17명씩 참여하고 있다. 김두관 후보의 캠프에는 8명이, 박준영 후보에 대해서는 박혜자 의원이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어느 캠프에도 합류하지 않고 있는 의원은 128명 중 57명에 달하는 것이다. 물론 이 가운데는 당 지도부나 당직, 혹은 당 선관위에서 활동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남아 있는 사람들이 20여명 쯤 된다. 하지만 그 나머지 35명 정도는 특별한 이유가 없다. 그들은 왜 어느 캠프에도 가담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안철수 원장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안 원장은 당 밖에 있으면서도 당내 대선주자들보다도 더 많은 현역 의원들을 사실상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 셈이다. 어쩌면 안 원장이 신당 깃발을 치켜들 경우, 그들이 가장 먼저 민주당을 뛰쳐나갈지 모른다. 대통령 후보조차 내지 못하는 ‘불임정당’에 남아 있을 까닭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민주당에서는 탈당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게 될 것이고, ‘원내 2당’ 자리를 안철수 신당에게 내어주는 수모를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 막판에 가서는 아예 민주당 간판을 내리거나, 아니면 ‘호남의 자민련’으로 전락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누구를 탓하랴. 이는 자업자득이다. 민주당이 자당 소속 대선주자들을 키우는 대신, 손쉽게 안철수 원장을 띄우고 그를 불쏘시개로 삼으려 했던 대가 아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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