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 최강희 ‘눈도장’… 태극마크 예약
잠비아전 2골 폭발… K리거 골잡이 저력 과시
온라인뉴스팀
| 2012-08-16 14:04:00
‘태양의 아들’ 이근호(27·울산현대)가 K리거 토종 골잡이의 저력을 과시하며 최강희(53)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았다.
최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5일 오후 8시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잠비아와 친선경기에서 전반 16분과 후반 3분 터진 이근호의 연속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뒀다.
해외파를 제외한 채 순수 국내파로만 꾸려진 ‘K리거 대표팀’은 감독과 선수 모두에게 의미 있는 도전이었다.
최 감독은 평소 기용하지 못했던 다양한 선수들을 실전에 투입하며 새로운 전술을 구상했다. 해외파에 밀려 그간 기회를 얻지 못했던 K리그 선수들은 모처럼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자신의 실력을 뽐냈다.
이날 가장 빛난 별은 이근호였다. 날카로운 득점력을 선보이며 최 감독에게 ‘붙박이 국대’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경기 직전 비가 내려 그라운드가 미끄러운 상태였지만 최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한 선수들의 투지는 뜨거웠다. 경기 초반부터 잠비아를 거세게 밀어붙였다.
한국 공격의 선봉에 이근호가 있었다. 이동국(전북현대)과 짝을 이뤄 여러 차례 위협적인 장면을 연출하던 이근호는 기어코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16분 김형범(대전시티즌)이 길게 올려준 프리킥 크로스를 이근호가 정확한 헤딩슛으로 연결하며 잠비아의 골망을 갈랐다.
한국은 전반 28분 엠마누엘 마유카(영보이스)에세 다소 허무하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이근호는 탁월한 위치 선정을 통해 패널티 박스 안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기회가 생기면 주저없이 중거리 슛도 때리며 한국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이근호가 또다시 일을 냈다. 후반 3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흘러 나온 공을 이근호가 통쾌한 왼발슛으로 추가골을 만들어냈다.
쉴 새 없이 운동장을 누비던 이근호는 후반 22분 심우연(전북)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빠져나왔다. 관중들은 이근호의 이름을 연호하며 큰 박수를 보냈다.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 잠비아는 아프리카의 전통적인 강호다. 한국에겐 결코 쉽지 않은 상대였다.
특히 지난 2월 막을 내린 2012아프리카네이션스컵에서 무패 우승(5승1무)을 달성하며 검은 대륙의 챔피언으로 우뚝 섰다. 세네갈, 가나, 코트디부아르 등을 꺾고 따낸 우승이다.
잠비아는 한국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2승1패로 앞서고 있었다. 지난 2010년 치렀던 친선경기에서는 2-4의 뼈아픈 패배를 안기기도 했다.
설욕전의 의미가 깊었던 경기였다. 이근호의 활약으로 인해 의외로 쉽게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기선 제압을 통해 상대의 강력한 공격력을 일찌감치 무력화시켰다.
2007년부터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기 시작한 이근호는 한 차례 큰 시련을 겪었다. 2010남아공월드컵을 앞두고 ‘부동의 공격수’ 자리를 꿰차고 있었지만 막판 컨디션 난조를 보이며 월드컵 본선 최종 엔트리 23인에서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다.
절치부심한 이근호는 포기하지 않고 4년을 준비했다. J리그와 K리그에서 고른 활약을 펼친 이근호는 다시 한 번 월드컵 진출의 기회를 잡았고 이번만큼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컨디션은 최고다. 2014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과 최종예선 8경기를 치르며 이근호는 4골을 터뜨렸다.
지난 6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렸던 카타르와의 월드컵 최종예선 원정경기에서는 홀로 2골을 뽑아내며 중동의 텃새를 잠재우는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경험과 실력을 쌓은 이근호가 모든 정신을 월드컵에 집중시키고 있다. 4년 전과 같은 이적문제와 부담감도 떨쳐냈다. ‘최강희호’에 탑승한 이근호에게 두 번의 실패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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