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시 이집트대통령 30일 이란 방문

지난 수십년간 반목했던 두 나라 관계에 '하나의 전기'

뉴시스

| 2012-08-19 12:19:00

【카이로=AP/뉴시스】모하메드 모르시 이집트 대통령은 이달말 이란을 방문한다고 대통령실의 한 관리가 18일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 수십년 간 반목했던 두 나라의 관계에 하나의 전기가 마련된 셈이다.

두 나라는 1979년 이집트가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체결하고 이란이 이슬람혁명을 일으키면서 악화됐었다. 모르시 이전의 이집트 대통령 호스니 무바라크 치하에서 수니파 국가인 이집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기타 수니파 국가들과 연합해 시아파 주도의 이란을 고립시키려 했다.

이 관리는 모르시가 중국에서 열릴 비동맹 운동 정상회담에 참석해 순회의장 자리를 이란에 넘겨 주고 돌아오는 길에 이란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르시의 이란 방문은 놀라운 일은 아니다.

모르시는 며칠 전 시리아의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한 방안을 협의할 그룹을 창설하자고 제안하면서 여기에 이란을 포함시켰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에서 열렸던 이슬람협력기구 정상회담에서 모르시가 제안한 이 협의 기구에는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이 포함된다.

이 제안에 이란의 국영 TV는 환영을 표했고 이집트의 무슬림형제단의 한 중진은 이란이 그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이집트는 지난날 이 지역에서 지녔던 외교적 전략적 영향력을 되찾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집트의 오랜 독재자 호스니 무바라크가 지난해 몰락한 이후 관리들은 무바라크의 강력한 반이란적 자세를 견지하려 하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이집트 외무장관을 역임했던 나빌 엘라라비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이란은 적이 아니다"고 말하고 무바라크 이후의 이집트는 이란을 포함해 이 지역의 모든 국가들과 새로운 페이지를 열려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양국의 국교 정상화에는 조심스러운 타산이 걸려 있다.

수니파가 주도하는 이집트는 종교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이란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이집트의 극보수적인 이슬람원리주의자인 살라피스들은 시아파를 이단이자 적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무바라크 치하에서 30년 이상 이집트의 국영매체들은 국민들에게 이란이 이집트를 약화시키려고 여러가지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믿음을 철저히 주입시켰다.

그러나 많은 이집트 국민들은 이란의 이슬람 혁명에 공감하고 있고 이란이 미국을 적대하는 자세도 본받아야 할 노선으로 보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최소한 미국으로부터 보다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란과 이집트가 화해할 경우 현재 시리아와 레바논의 이슬람 전사들인 헤즈볼라 및 가자의 하마스 등을 포함하고 있는 이란 진영과 미국의 지지를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기타 부유한 걸프만 국가들로 극명히 갈라져 있는 이 지역의 상황에 큰 변화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모르시가 이들 두 진영 가운데 사우디 진영과의 친교에 역점을 두고 있다. 그는 이미 두 차례나 사우디를 방문했다.

한번은 그가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 이루어졌고 두 번째는 이슬람협력기구 정상회담 참석 차였다.

그는 아랍 혁명을 두려워하는 이들 석유 부국들을 진정시키기 위해 이집트는 혁명을 수출하지 않는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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