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태일 유족 반발에 발길 돌려
‘국민대통합’ 광폭행보는 계속 이어갈 듯
이영란 기자
| 2012-08-28 11:18:00
[시민일보] 28일 전태일 재단을 찾아 '과거와의 화해'를 시도하려던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창신동 전태일 재단을 찾아 유족들을 만날 예정이었지만 유족들의 반발에 부딪혀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전태일 열사의 유족들은 박 후보 방문에 앞서 성명을 통해 "너무 일방적인 통행이라서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방문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족을 대표한 전태열 열사의 동생 전태삼씨는 "이 나라에서 우선 시급한 것은 국민이 이해할 수 있도록 쌍용자동차 22명의 노동자들의 죽음이 있는 대한문 분향소부터 방문하고 분향하는 것이이 순서라고 생각된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그는 "대한문 앞에서 더 이상 죽으면 안 된다고 시민들이 안타까운 심정으로 호소하고 있다"며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문제를 하루 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전태일 재단에 도착했지만 전태일 열사 유족과 재단 관계자들이 스크럼을 짜고 진입을 거부하자 대신 인근 전태일 다리로 향했다.
박 후보는 지난 20일 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후 부친 고(故) 박정희 대통령 치하에서 고통을 받은 이들의 가족과 잇따라 접촉하면서 '과거와의 화해'를 시도하는 등 좌우진영을 넘나드는 파격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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