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야당이 안 보인다

고하승

| 2012-08-29 16: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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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대통령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는데도 야당이 안 보인다.”


이는 필자가 한 정치 평론가와 술잔을 기울이며 나눈 이야기 가운데 한 토막이다.


실제 지금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이미 국민의 관심 밖으로 밀려 난지 오래다.


누가 승리하든지 상관없이 당 밖에 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후보단일화를 시도할 것이고, 현재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 후보가 안 원장을 이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한 상황이다.


따라서 민주당 경선은 안철수 원장을 야권의 단일 대통령 후보를 만들기 위한 과정으로 치부되고 있다. 더구나 야권의 한 축인 통합진보당은 신당권파와 구당권파간의 갈등으로 지리멸렬한 상태다.


한마디로 정권을 창출할만한 야당다운 야당이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러다보니 별의별 사람들이 야당을 만들어 보겠다며 아우성이다.


우선 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그 중 한 사람이다.


그는 중도적인 '제3정당'을 만들어 별도의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며 자신이 직접 대선후보로 출마할 수 있다는 의향도 내비쳤다.


그는 "국민은 기존 정치가 증오와 대립, 기득권 보호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보고, 대안 정치세력의 출현을 바라고 있다"며 "중도적이고 국민통합적인 제3의 세력이 반드시 출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미 '제3정당'을 위한 물밑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구체적으로 정 전 총리의 대선 출마를 권유했던 학계, 법조계, 언론계 등의 인사 40여명이 다음달 가칭 '시민의 힘'이라는 단체를 발족할 것이란 계획도 밝혔다.


특히 정 전 총리는 현재 '제3세력'의 대표주자인 안철수 원장과의 협력을 염두에 두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안 원장이 기성정당과 어떤 관계를 설정하려 하는지, 동반성장이나 차기 대통령의 중심적인 미션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등에 관해 논의할 기회를 갖고 싶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그는 지난 27일 저녁 안 원장의 멘토인 법륜 스님을 만나, 이런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제 1야당인 민주당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데다, 제2 야당인 통합진보당마저 사실상 양분된 상태에서 정 전 총리가 이처럼 욕심을 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난 4.11 총선 당시 ‘국민의 생각’이라는 정당을 만들었다가 망신살 뻗쳤던 박세일 전 의원의 계획과 사실상 동일하다는 점에서 정 전 총리의 계획 역시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농후하다.


왜냐하면, 야당의 부족한 점을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대신 충족시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박 후보는 지난 20일 새누리당의 후보로 결정된 이후 '국민대통합'을 기치로 이념과 세대, 계층을 넘나들며 사람들과의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 '광폭행보'로까지 표현될 만큼 강행군을 하고 있는 것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해 이희호ㆍ권양숙 여사를 방문하는가하면, 전태일 열사 재단을 찾아가기도 했다. 물론 유족들의 반대로 발길을 돌려야 했지만, 이 같은 행보에 국민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있다.


어쩌면 국민들은 그에게서 여당 후보가 아니라, 야당 후보의 모습을 발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오죽하면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원장이 후보단일화해도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를 이기기 어렵다고 밝혔겠는가.


실제 조 교수는 지난 28일 오후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대강의실에서 열린 ‘2013년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민주진보개혁세력 공동플랫폼 구성방안’ 토론회에서 “민주진보진영 인사들은 ‘민주당 대선 후보와 안 원장이 단일화 하면, 12월 대선에서 이긴다’고 전제하고 단일화를 말하고 있지만 저는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민주당은 혁신과 감동이 없는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안 원장은 생각이 있는데 행동이 없고, 영향력은 있는데 정치력이 없는 상황이다. 지분 나누기든 여론조사든 단일화를 한다 해도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를 이길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심지어 야권 일각에서는 안 원장이 출마포기를 선언할지 모른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김헌태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겸임교수가 “안 원장이 이제 와서 불출마를 선언하면, ‘안철수 때문에 대선에서 졌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고 강조한 것은 그만큼 안 원장의 불출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는 뜻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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