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안철수, 후보단일화 논의 ‘삐걱’

고하승

| 2012-09-05 14: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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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오는 16일 민주통합당 경선 일정이 마무리된다. 설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가 과반을 득표하지 못해 결선투표가 실시된다고 해도 23일에는 민주당 대선후보가 확정된다.


그런데 그런 힘든 과정을 거쳐 당선된 민주당 후보가 오는 12월 대통령 선거에 나선다는 보장은 없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과의 야권 후보단일화 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 또한 만만치 않아 보인다.


우선 민주당은 안 원장에게 민주당 입당을 전제로 한 후보단일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안 원장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실제 안 원장을 지지하는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는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나 도토리 키재기”라고 민주당 입당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럼 어떤 방식으로 출마한다는 것일까?


일각에서는 ‘신당창당론’이 나오는가 하면 또 다른 일각에서는 ‘국민추대 형식을 띤 무소속 출마론’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무엇 하나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러면 후보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합의된 것일까?


그것도 아니다.


일단 민주당은 작년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 원장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후보를 양보했던 것처럼 안 원장이 민주당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출마를 포기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문재인 후보가 안 원장이게 공동정부론을 제안 한 것도 이런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다. 즉 확실한 정당 지지기반이 없는 안 원장이 이번에 문 후보를 지지하고 공동정부에서 국무총리직을 맡으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 아니냐’는 것.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따라서 어떻게든 민주당 후보가 안 원장과 경쟁해 이겨야 하는데, 뚜렷한 묘안이 없다는 게 문제다.


우선 당장 손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게 100% 여론조사 방식이다.


그런데 그렇게 할 경우, 민주당 후보가 안 원장을 이길 가능성은 사실상 0%에 가깝다는 게 문제다. 현재 여론조사상 안 원장과 문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바일 투표나 50% 당심과 50%민심을 반영하는 여론조사 등 민주당 후보가 유리한 방식을 제안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하지만 안 원장이 바보가 아닌 100% 승산 없는 그런 제안을 선뜻 받아들일 리 만무하다.


안 원장이 최근 ‘불출마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이런 민주당에 대한 일종의 경고 메시지 성격이 짙다.


최근 야권 성향의 ‘원탁회의’가 안 원장에게 “돌아갈 시점이 지났다”며 안 원장의 출마를 적극 종용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안철수 원장을 달래기 위해 ‘100% 여론조사’를 실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민주당은 작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자당 후보를 내세우지 못해 ‘불임정당’이라는 낙인이 찍혔고, 그 영향으로 지난 4.11 총선에서 대패했던 쓰라린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당은 어떻게든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안 원장을 이겨야하고, 그러자면 ‘조직’의 힘으로 밀어붙일 수밖에 없다.


즉 이번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보여주었듯이 조직적인 동원이 가능한 모바일 투표로 안 원장을 누르려 할 것이란 뜻이다.


하지만 그런 방식으로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국민들로부터 설득력을 얻지 못하는 승리, 너무나 억지스러운 방식으로 만들어진 야권 단일후보가 어떻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이길 수 있겠는가.


사실 민주당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안 원장과의 후보단일화를 포기하고, 당당하게 민주당 간판의 후보를 내던가, 아니면 안 원장에게 야권 후보 자리를 내어 주는 길뿐이다.


전자를 선택할 경우, 비록 정권 재창출은 실패하더라도 민주당의 자존심과 함께 정당을 지키는 일이 가능할 것이다.


반면 후자를 선택할 경우, 새누리당 재집권을 저지할지는 몰라도, 야권은 안철수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불임정당’인 민주당은 사실상 해체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민주당이 공중분해 만다는 뜻이다.


민주당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또 안철수 원장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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