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균형잡힌 경제기초 놓았다"

美 민주당 전대 이틀째... '경제대통령' 빌 클린턴 오바마 지원사격

뉴시스

| 2012-09-06 14:53:00

【샬럿( 미 노스 캐롤라이나주)=AP/뉴시스】민주당 전당대회 2일째인 5일 버락 오바마 재선본부는 오바마가 미국 경제를 망쳤다는 롬니 진영의 맹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과거의 영웅이자 번영하는 1990년대 미국을 이끌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도움을 구했다.

전국에 TV 중계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연설은 경제난에 시달리는 미국민들을 향해서 오바마를 백악관에 머물게 해야만 앞으로 더 형편이 나아질 것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실제로 3일 간의 민주당 전당대회의 하일라이트였다고 볼 수 있다.

민주당은 이번 전당대회를 지난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롬니 진영이 오바마 대통령의 정부 몸집 키우기 정책 때문에 미국 경제가 더 악화되고 국가 부채가 엄청난 규모로 불어났다고 비난한데 대한 역습의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

민주당은 롬니가 지난 날 경제위기를 불렀던 과거 경제정책으로 퇴행하려 할 뿐더러, 빈곤층과 중산층에 해를 입히면서 부유층만 이롭게 하는 정책을 편다고 맞불을 놓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 역시 같은 맥락의 연설을 했다. 미국인들이 승자 독식의 불공정 사회를 원한다면 미트 롬니를 지지해야 되며, 번영과 책임을 공평하게 지는 사회, 공존공영의 국가를 원한다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을 다시 한번 지지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또 공화당의 공격 요지는 간단히 말해서 "우리가 엉망인 경제를 넘겨주었다. 그런데 오바마가 아직 깨끗이 청소를 못했다. 그러니 그를 쫓아내고 다시 우리를 백악관에 입성시켜라"라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런 악재에도 불구하고 오바마 대통령은 임기 동안 더 현대적이고 균형잡힌 경제의 기초를 놓았다고 그는 강조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민주당 전당대회의 연사로 초빙된 것 자체가 깜짝 효과를 내고 있다. 클린턴과 오바마의 관계는 파란만장하다. 오바마는 2008년 대선 후보 예비선거에서 클린턴의 부인 힐러리와 맞붙었고 두 대통령의 스타일도 극에서 극으로 다르다. 클린턴은 솔직하고 당당하며 감성적이고 말이 많은 편이고, 오바마는 냉정하고 꼼꼼하며 자제력이 강한 편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클린턴만한 인기 정치인도 없다. 그가 스캔들을 일으켰을 때 대통령이 거짓말을 한다며 탄핵에 나섰던 공화당조차 지금은 오바마와의 선을 긋기 위해 클린턴이 복지제도 개혁과 흑자 재정을 이룩했다며 칭찬을 늘어놓고 있는 형편이다.

여론조사 결과도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미트 롬니 지지자인 백인 남자 유권자들 중에서 특별히 호감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클린턴-오바마 사이의 긴장 관계는 힐러리 클린턴이 오바마의 충성스러운 국무장관으로 일해 왔고 2016년 대선 후보로 점쳐지면서 많이 완화됐다. 남편이 연설하는 동안 힐러리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과 동티모르 순방을 위해 11일 간 출장 중이다.

클린턴의 연설은 전당대회 첫날 민주당이 롬니를 부유한 사업가이자 전직 매사추세츠 지사, 생존을 위해 몸부리치는 보통 미국민들의 고충을 이해조차 못하는 백만장자 특권층으로 채색한 다음날 이어졌다. 이날 퍼스트 레이디 미셸도 남편의 미천한 배경과 동정심에 넘치는 성격을 강조하는 스타 연설자였다.

이제 마지막 남은 6일 오바마 대통령의 후보 수락 연설에 전국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민주 공화 양당 모두 이스라엘이나 예루살렘, 신의 문제 등을 언급하지 않고 아랍계 국민들을 자극하지 않는 것처럼, 예민하고 논쟁적인 주제는 선거 공방전에서 제외하고 있는 가운데 연설의 달인 오바마가 4년 전 대선에서의 지지 열기를 어떻게 재연시킬지가 주목거리다.

민주당은 그러나 원래 오바마 후보 수락 연설 집회를 열기로 했던 대형 축구경기장을 날씨가 염려스럽다는 이유로 포기하는 등 작전의 마무리에 신중한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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