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안 "박근혜 과거사 사과, 늦었지만 다행"

민주당-진보당, 진정성에 의구심...안 후보 “진정성 있다”

이영란 기자

| 2012-09-24 14:32:00

[시민일보]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24일 "5·16과 유신, 인혁당 사건들은 헌법가치가 훼손되고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이로 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과 문재인 후보 측은 일단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진정성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보였다.

반면 안철수 후보는 “진정성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날 오전 민주당 정성호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관련 기자회견은 만시지탄이기는 하지만 기존의 입장에서 진전된 내용"이라면서도 "다만 박 후보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국민들은 박근혜 후보가 아버지의 무덤에 침을 뱉는 것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며 "헌정파괴행위를 옹호하고 피해자들을 모독해서는 안 된다고 하는 일반적인 상식과 이성의 회복을 바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민주통합당은 유신헌법 40주년을 맞아 국회차원의 무효화 결의안을 제안한다"며 "박 후보의 사과가 진정성이 있는 것이라면 적극 협력할 것을 기대한다"고 박 후보를 압박했다.

통합진보당 민병렬 대변인도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비록 늦은 감은 있으나 기자회견을 통해 유신의 피해자들과 가족들에 사과한 점은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행간을 보면 박 후보의 사과 표명이 과연 어디까지가 진심인지 여전히 의심스러운 점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 후보로서의 평가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음에도 스스로 아버지라는 표현까지 동원해 민중의 고통을 개인사로 치환한 점도 국면 전환용 감성전략이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든다"고 꼬집었다.

문재인 후보측도 박근혜 대선후보의 과거사 사과발언에 환영의사를 밝히면서도 "진정성 있는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고 충고했다.

문 후보 측 우상호 대선기획단 공보단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늦었지만 변화된 인식을 보여준 점은 평가할 만하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그는 "생각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각 변화의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진상을 규명하고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그는 "필요하다면 피해자 배상과 국가적 사과까지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 문재인 후보의 인식"이라며 "앞으로 제대로 된 화해 협력의 기준은 몇 마디 말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실천에 있다. 박근혜 후보가 어떤 후속 조치를 내놓을 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논란 사과'와 관련해 "우리가 과거의 고통스러운 역사에서 배워 이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야 할 것이며 모두가 그런 마음이실 것"이라며 "박 후보가 쉽지 않은 일이었지만 필요한 일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박 후보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었다고 평가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