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의 책임 있는 답변 기대

고하승

| 2012-10-18 1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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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 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당시, 자신이 당선되면 임기 중 서울시 부채의 30%인 7조원을 감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리고 최근 지난 6월 30일 기준으로 취임할 때보다 1조 2,142억원의 부채가 줄었다고 자랑스럽게 발표했다.

그때 서울시민들은 박 시장이 허리띠를 졸라맨 긴축재정으로 부채가 그만큼 줄어둔 것으로 알고 힘찬 박수를 보냈다.

그런데 아무래도 그게 아닌 것 같다.

새누리당 홍문종 의원은 18일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박 시장을 향해 “그 발표 내용 아직도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쏘아 붙였다.

대체 홍 의원은 무엇 때문에 박 시장을 향해 이처럼 강도 높게 질책한 것일까?

이유가 있었다.

홍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 산하 SH공사는 작년 12월 ‘SH하우징 제일유동화 전문회사’라는 걸 설립했다. 이 특수목적회사, 즉 SPC의 설립 목적이 참으로 가관이다.

정관을 보니 오직 유동화증권을 발행하기 위한 회사라는 것.

홍 의원은 “이 회사 직원도 없이 이사 1인으로 구성된 자본금 1000만원짜리 전형적 페이퍼 컴퍼니”라고 지적했다.

페이퍼컴퍼니는 말 그대로 영업활동이나 생산활동 없이 사업자등록만 되어있는 상태의 회사다. 실제 이 회사가 한 일이라고는 5300억원의 자산유동화증권, 즉 ABS를 발행한 일이 사실상 전부라고 한다. 이렇게 조달된 5300억원으로 SH공사의 채무 일부를 상환해놓고는 SH공사의 부채가 줄어들었다고 발표한 것이다.

즉 미래에 받을 채권을 팔아 현재 채무를 갚았을 뿐, 전체적으로 빚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것데도 채무가 줄었다고 발표했으니, 이거야 말로 대국민 기만 사기극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어쩌면 SH공사가 작년 12월 ‘SH하우징 제일유동화 전문회사’를 설립한 목적이 이것이었는지도 모른다.

즉 박 시장이 채무를 줄이겠다고 공언했는데도 그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게 되자, 수치상으로라도 채무를 줄인 것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설립했을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도무지 이 회사를 설립한 이유를 설명할 수가 없다.

공사채를 갚고 ABS를 발행해서 얻는 이자상 금전적 이득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그 이득이 너무나 초라하다.

실제 싼 이자로 교체해 얻는 금액은 22억원 정도가 된다. 그런데 그 페이퍼 컴퍼니 회사 등록과 운영에 소요되는 금액이 무려 19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결국 진짜로 얻는 이득은 고작 3억원에 불과하다.

그래서 홍 의원은 “이 3억의 금전적 이득을 얻고자 이렇게 복잡한 절차를 통해 회사를 설립하신 것은 아닐 것”이라며 “모든 건 빠른 시간내에 수치상 부채를 감소시키기 위한 것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그러면서 홍 의원은 이렇게 지적했다.

“지난주, 한국수자원공사 국정감사가 있었습니다만, 4대강사업의 사업비의 일부를 정부예산이 아닌 수자원공사의 채권발행으로 조달했다고 야당으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수자원공사도 SH공사와 똑같이 SPC를 만들어 ABS를 발행하고 4대강 사업비로 생긴 부채를 먼저 갚아버리고 나서, 수자원공사 부채 줄였다고 발표하면 국민들이 납득할까요?”

아마도 그 같은 꼼수를 부렸다면, 야당은 엄청난 공격을 가했을 것이다.

그런데 박시장의 이 같은 꼼수에 대해서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서울시 국정감사는 자당 소속 서울시장을 옹호하는 자리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아무리 같은 당 소속일지라도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지적하고 바로잡는 모습이 참다운 국회의원의 모습 아니겠는가.

물론 반대로 다른 당 소속 단체장일지라도 잘 한 것에 대해서 아낌없이 박수를 보내는 모습도 필요하다.

아무튼 박원순 시장은 홍문종 의원의 이 같은 지적에 책임 있는 답변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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