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의원의 ‘구습’ 반성

고하승

| 2012-11-08 1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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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 당시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국민통합 21 후보가 후보단일화를 했다.


이를 정몽준 의원은 ‘구습’로 규정하고 반성의 목소리를 냈다.


새누리당 정몽준 의원은 지난 7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에 대해 '구습 반복'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당시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했던 정 위원장은 "후보 단일화를 보는 심정이 남다를 것 같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즉 자신의 후보단일화를 ‘구습’으로 규정하면서 문재인-안철수의 단일화를 ‘구습반복’으로 평가절하 한 것이다.

그는 또 "97년에도 DJP 연합, 2002년 저와 노무현 후보 단일화 했는데, 그 사람들이 표방하는 게 과연 새정치냐"고 반문한 뒤 "핵심은 신당을 만들겠다는 건데 우리 정치에 개인에 의해서 정당을 없애고 만드는 것은 병폐"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구습을 반복하겠다는 건데 우리 국민들이 다 같이 걱정해야 하는 일"이라며 "폐습에서 벗어나야 될 때인데, 두 분이 만나는 것은 만날 수 있지만 이런 것을 새정치라고 한다는 게 걱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2002년 단일화를 언급하면서 "10년, 15년 전에 있었던 일들인데 새로운 정치라고 표방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또 "어떤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들끼리 정당을 없애고 만드는 것만큼 경박한 정치 없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 역시 자신이 지난 200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통합 21을 창당한 데 대한 반성으로 해석된다.


사실 노무현과 정몽준이 후보단일화 할 당시, 두 사람의 판이하게 다른 성장과정과 정치성향들을 들어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았었다.


두 후보의 연합은 결국 97년에도 DJP 연합처럼, 한 사람은 대통령으로 또 한사람은 국무총리를 맡을 가능성이 높은데 과연 둘 사이에 화합이 제대로 되겠느냐는 것.


아니나 다를까, 우려했던 일은 그리 머지않아 현실로 나타났다.


당시 정몽준 의원이 노무현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그 시기가 조금 빨랐기에 그나마 다행이지, 만일 두 사람이 공동으로 정권을 창출하고, 권력을 나눠가진 후 국정운영과정에서 갈등과 반목을 거듭했다면 우리사회가 얼마나 혼란스러웠을까?


지금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지켜보는 모습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문 후보와 안 후보는 사실 정책적으로 완전히 일치 하지 않는다. 오히려 안 후보의 안보관 등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 더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도 2등 후보와 3등 후보가 서로 힘을 합해 ‘부동의 1위’ 후보를 꺾어 보려는 의도에서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실제 문재인 후보는 사실상 안 후보에게 대통령과 국무총리로 권력 나누기를 제안한 바 있다.


문제는 두 후보가 힘을 합해 공동정권을 창출하고 난 이후다.


과연 정책과 지향점이 판이하게 다른 세력들이 의기투합해 우리나라를 발전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을지, 아니면 권력 나누기에 불만을 가진 세력의 반발로 심각한 갈등을 겪게 될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DJP 연합정권 당시에도 김종필 국무총리가 ‘몽니’를 부렸고, 그로 인해 DJ는 국정운영 과정에서 번번이 그에게 발목이 잡힌 바 있다.


결국 DJ는 참다못해 JP를 내쳤고, 그로 인해 우리 사회는 상당한 혼란에 빠진 적도 있었다.


각기 다른 두 세력이 연대해 공동정부를 구성할 경우, 이런 갈등과 반목이 나타나는 것은 어쩌면 필연적인지도 모른다.


지금은 글로벌 시대다. 세계 강대국들과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는 무한경쟁시대다. 이때에 우리 국민이 하나로 결집해도 모자랄 판에 권력 상층부에 앉아 있는 사람들이 세력 다툼을 벌이면 어떻게 될까?


정말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모쪼록 정몽준 의원의 자신의 2002년 행위에 대해 ‘구습’으로 규정하고 반성하는 만큼, 다른 정치인들은 그 같은 과오를 되풀이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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