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장애인 자립정책 시행
"우리도 어엿한 직장인"… 희망삶터 제공
배소라
| 2012-11-20 14: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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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 교육·취업 등 홀로서기 지원 팍팍~ 풍물·제과제빵 교육… 마을기업 베이커리·구청 5개부서에 일자리도 배치
[시민일보] 둥 둥 힘찬 북소리가 울려 퍼진다. 감동의 박수가 가득 울려 퍼지고 앙코르의 외침이 연달아 터진다.
풍물소리를 만들어내는 주인공은 바로 영등포구 장애아 풍물 교실의 초중생 발달장애인 학생들이다.
서울 영등포구(구청장 조길형)는 2009년 7월부터 강사를 섭외하고 자원봉사자를 마련해 장애아 풍물 교실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역내 초중생 발달장애 20명을 모집해 일주일에 두번씩 모여 풍물패 강의를 진행했다.
발달 장애 부모들은 아이들이 악기를 배우면서 성취감을 느끼고 비장애인과도 잘 어울려 사회적 소외감도 없애고자 발판을 마련한 것이지만, 이들이 풍물을 배우고 무대에 오르기 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처음에는 북채를 제대로 잡지도 못하고 강의실을 뛰쳐나가기도 했으나, 자원봉사자와 어머니들의 도움으로 이들은 1년 2개월만인 지난 달 16일 오후 구로 아트밸리에서 첫 무대를 선보였다.
지금은 지역축제의 인기손님으로 자리 매김하며 현재까지 10여 차례의 공연을 성공적으로 치뤘다.
발달장애아 학부모들은 "아이를 보며 절망했습니다. 아이보다 먼저 포기하기도 했었지만 아이의 맑은 눈을 보며 용기를 냈고, 이제는 아이들이 악기에 저마다의 소리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세상을 향한 그 길을 열어준 여러분들께 감사합니다"라고 전했다.
장애아 부모들은 이처럼 아이들이 혼자 힘으로 살아가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막상 아이들이 학교를 마쳤을 때 사회로 나아가는 취업의 문턱에서는 힘이 빠지고 만다. 취업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대부분 단순 직종이 종사하거나 임시직 이어서 사회에서 냉대받기 일쑤다.
장애아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자립활동을 위한 일자리다.
이에 따라 구에서는 지난 해 9월부터 6개월 과정으로 한국 제과학교에서 장애학생 및 성인 48명을 대상으로 제과·제빵 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은 전국에서 유일한 제과학교인 한국 제과학교에서 진행됐다. 장애인들이 제과·제빵 기술을 습득해 제과인으로 성장하고 취업할 수 있도록 이론 및 실습, 자격증 취득, 창업 지원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으로 운영됐다.
특히 장애인 특성상 비장애인에 비해 교육 훈련기간이 길어질 것을 감안해 반복 학습을 통해 기술을 습득할 수 있게 했다.
제빵 교육을 받은 학생을 취업으로 바로 연계시켜 주기 위해 함께하는 영등포 장애인 부모회에서 구와 주민들의 출자금을 지원 받아 영등포구 마을기업 '꿈더하기 베이커리'를 열었다.
처음 문을 연날 제빵 교육을 받고 있는 기성훈(지체장애 6급) 씨와 김규리(지적장애 1급) 씨가 지원 사격을 나섰다. 아직 일류 제빵사처럼 실력이 뛰어난 건 아니지만 구슬땀을 흘리며 빵을 만들고 포장을 해 손님을 맞았다.
지금도 계속 제빵 교육을 받으며 베이커리에서는 일주일에 두번씩 일을 한다. 학교에서 기술을 배워 베이커리에서 직접 실습할 수 있어서 이들에게 교육의 효과는 배가 된다.
또 구에서는 서울시 최초로 발달장애인을 시간제 근로자로 채용해 사회복지과, 민원여권과 등 5개 부서에 배치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발표한 지난 해 장애인 고용현황에 따르면 국가·공공기관·민간 등 의무 고용 사업체에 채용된 11만5310명 중 발달 장애인은 5181명(4.5%)으로 나타났다.
이중 국가, 지자체, 공공기관에 채용된 경우는 202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구는 취업이 어려운 발달장애인에게 맞춤형 일자리를 제공해 장애인도 일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 것이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장애인이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구는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함께 고용 창출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진행하며, 발달 장애인 채용을 위한 근무 환경 분석, 직무 발굴, 모집 공고, 면접 심사 등의 선발 과정을 거쳐 5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7주간의 실무 훈련 과정을 거친 뒤 채용 적격성 평가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시간제 게약직 근로자로 정식 채용 될 예정이다.
또한 실무 훈련 기간에는 장애인 고용공단에서 잡(job)코치가 파견돼 직업 적응을 도와준다.
5명이 맡은 일은 종합 자료실 도서정리, 구청 1층에서 장애인 생산품을 판매하는나눔가게 판매 도우미, 목련 쉼터 관리, 공원 관리 등이다.
이번에 목련 쉼터에서 일하게 된 황 모씨(지적장애 3급)는 "지난 해부터 돈을 벌기 위해 취업 원서를 냈는데 가는 곳마다 모두 퇴짜를 맞았다"며 "영등포구에서 면접에 합격했다고 연락이 왔을 때 정말 기뻐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1일 6시간씩 주 5일 근무를 기준으로, 월 76만원 가량의 월급을 받는다. 교통비와 급식비, 퇴직금은 별도로 지급되며 4대 보험이 가입된다.
조길형 구청장은 "앞으로도 장애 청소년들이 학교 재학 시 부터 직업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취업 과정을 개발해 꿈과 희망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배소라 기자 bsrgod78@siminilbo.co.kr
사진설명=첫 무대에 오른 장애아 풍물 교실의 초중생 발달장애인 학생들이 북과 장구를 치구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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