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립도서관 장서공간 부족해 멀쩡한 장서 버려져
김형태 의원 “지난 5년간 무려 1백15만4755권 책 증발”
배소라
| 2013-01-22 16:53:00
“구입보다 먼저 장서공간 마련해야”
[시민일보] 서울시립도서관(평생학습관 포함)에 장서공간이 부족해 매년 멀쩡한 책들을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2일 김형태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2개 서울시립도서관(평생학습관 포함)에 지난 5년간 약 141억원을 투입해 1백54만8313권의 장서를 구입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증가한 절대 장서 수는 고작 43만9350권이다. 구입한 장서의 약 28%의 장서 수만 증가했다.
2012년 서울시립도서관에서는 25만3819권의 책이 제적(처분)된 것을 포함해 지난 5년간 무려 1백15만4755권의 책이 증발했다.
이유는 서울시립도서관에서 매년 장서를 처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서 관리의 효율화를 꾀하기 위해 이용가치를 상실하거나 낡고 훼손된 책을 제적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렇게 정당한 사유로 제적되는 책은 기껏해야 20%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단지 책을 보관할 수 잇는 자료실 공간(서고)이 없기 때문에 제적된다.
늘어난 책만큼의 장서를 고스란히 버려야 한다는 사실을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김 의원은 “도서관의 존재 이유는 자료의 수집과 제공, 보존에 있다. 양질의 자료를 수집하고, 시민에게 제공하며 먼 훗날에도 유용할 지적 유산을 가급적 오래도록 보존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라면서 “그런데 불과 15년도 안 돼 정체 장서가 물갈이되는 도서관이 무려 16개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15년 이전에 출간된 책을 보려면 대출은 되지 않는 국립중앙도서관이나 국회도서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의원은 “이제는 새 책을 많이 구입하라고만 할 것이 아니라 책을 꽂아놓을 장소를 마련해야 한다”며 “장서공간이 부족해 가치있는 멀쩡한 책들을 버려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비난했다.
한편 김형태 의원은 오는 2월 의회에서 이와 같은 문제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도록 교육감과 시장에게 시정 질문을 할 계획이다.
배소라 기자 bsrgod78@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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