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패배, 후보 보다는 당·정책 때문"

민주당, 대선평가위 설문조사 결과 발표

이영란 기자

| 2013-03-06 14:06:00

[시민일보]“민주통합당 대선 패배원인은 후보보다 당과 정책의 잘못 때문이다.”
민주당 대선평가위원회는 6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민주통합당 주요 인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선패배 원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이날 대선평가위원회에 따르면, 평가위는 지난달 21일 한국리서치와 계약을 체결해 국회의원을 포함한 지구당위원장, 당직자, 국회의원 비서직, 광역의원 등 민주당 주요인사 592명(모집단 1573명·응답률 37.6%)을 대상으로 대선패배 원인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응답자들은 '50대 베이비부머 세대에 대한 선거전략이 없었다'(83.8%), '민주당은 경제민주화, 복지 등의 의제를 선점했으나 생활현장의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가꾸는 데 새누리당보다 못했다'(83.4%)와 같은 정책과 이념 분야를 대선패배의 원인으로 꼽았다.
또 '정권교체를 향한 국민 염원은 높았으나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했다'(90.4%), '계파정치의 폐해에 눈을 감고 오직 야권 후보단일화만 되면 선거에서 이긴다는 당 지도부의 안일한 판단이 대선패배를 불러왔다'(86.7%) 등 민주당의 역할 잘못을 꼽는 응당도 높게 나타났다.
특히 선대위 운영과 관련, '친노 퇴진, 이해찬-박지원 퇴진의 요구에 밀려 대선을 관장할 컨트롤타워를 세우지 못했다'(70.8%), '능력과 경험이 부족한 사람들이 선대위를 이끌면서 우왕좌왕했다'(70.9%), '선거캠프를 민주캠프, 미래캠프, 시민캠프로 나눴으나 시너지 효과보다 불협화음이 컸다'(73.1%)는 응답도 비교적 높게 나왔다.
반면 '문재인 후보는 박근혜 후보보다 결단의 리더십이 약했다'(58.8%), '문재인 후보가 승리할 경우를 대비해 그 측근들이 임명직에 진출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하라는 요구를 거부한 것이 선거에 나쁜 영향을 미쳤다'(56.8%)는 등 문재인 후보의 잘못을 꼽는 응답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에 대해 김재홍 간사위원은 "후보 요인보다는 정책과 이념 변수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거시적 정책 노선은 좋았지만 지역·세대·계층에 맞춤형 정책을 만드는데 취약했다는 문제의식이 드러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한상진 대선평가위원장은 "지금까지의 과정을 종합하고 체계화하면 이것이 결론인 것처럼 오인될 수 있다는 부담이 있다"며 "의도하지 않았던 해석이 나올 수 있는 가능성을 경계해서 추가적인 해석이나 종합은 오늘 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한편 평가위는 일련의 조사를 마친 뒤 오는 30일 결론을 내리고 최종보고서를 비상대책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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