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대선패배 ‘책임론’ 신경전
이영란 기자
| 2013-03-11 15:55:00
[시민일보]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귀국하는 11일, 대선패배 책임론을 놓고 안 전 교수 측과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측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특히 지난 주말에는 한상진 민주당 대선평가위원장이 대선 당시 양 캠프 간에 오갔던 논의 내용을 일부 공개, 진실게임 공방을 이어가기도 했다.
◇안철수 측=안철수 후보 캠프 측 인사 김민전 경희대 정외과 교수는 이날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와의 인터뷰에서, “상당히 안타까운 사실”이라며 “한상진 전 교수의 경우, 안철수 전 교수가 민주당 평가위원으로 보낸 것도 아니고, 민주당 스스로가 모셔간 분 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선 안 캠프와 연결이 있어서 한 교수가 그런 얘기를 하신 것처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민주당에서 최근에 ‘독수리의 알은 부화하기 전에 깨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무슨 문건이 있다, 뭐 보도를 하겠다’ 이런 얘기를 했다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러면 민주당의 미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지난 대선 때 안철수 전 교수를 지지했던 유권자와 또 민주당 문 후보를 지지했던 유권자 사이에 아직 화학적인 결합이 이뤄지지 못하고 상당한 반목이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그것을 치유하는 차원에서 지난 대선의 단일화 과정조차도 모두 공개가 되고 또 평가가 이루어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역공을 취했다.
한편 김 전 교수는 안 전 교수의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출마에 대한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의 공개적 비판과 “지금 안철수 전 교수의 입장은 집안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월세방 하나 없는 막내다. 이 막내가 정착금을 조금 쓰자는데 작은 집을 가진 형은 우리 동네 근처에 오지 말라고 그러고, 큰집을 가진 형은 그걸 쫓아내기 위해서 다른 사람을 내세우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측= 이에 대해 대선당시 문재인 후보캠프 선대위의 종합상황실장이었던 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같은 날 YTN <김갑수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안 전교수가 후보사퇴 조건으로 ‘차기 대통령은 안철수로 발표해 달라’ 등을 요구했다는 설에 대해 “언론에 보도된 대로 차기대통령이라는 표현은 아니고, 정확하게 말씀 드리면 ‘안철수 전 후보는 이미 국민의 마음속에 우리나라 미래의 대통령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발언을 해 달라고 요청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사실상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안 전 교수 측이 ‘내가 민주당에 입당 할 테니까, 후보직을 양보하시오’하고 안 교수가 문재인 후보에게 직접 요구를 했다는 발언에 대해서는 “문재인 후보도 확인을 했지만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당시 이해찬 대표가 ‘무소속 대통령은 안 된다’는 발언을 했더니, 안철수 후보 측에서 굉장히 심각하게 비판을 했었다”며 “만일 안 전 후보가 문재인 후보에게 ‘입당할 테니 후보직을 양보해 달라’ 고 했다면 국민들을 속이고 이중 플레이를 한 것이기 때문에 이런 말 자체가 성립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같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당시의 대화록 공개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다만 그는 발언의 사실성 여부가 계속된 논란이 된다면 공개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는 안 전 교수가 ‘차기 내지는 미래의 대통령은 안철수라는 이 취지의 발표를 민주당 측에서 해 달라’는 그 요구를 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단일화 협상이 끝나고 난 이후로 선거 캠페인을 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며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홍 의원은 안철수 전 교수가 노원병 보궐선거에 나서는 것에 대해 “안철수 전 후보가 정치를 재기하는 것에 대해서는 환영”이라면서도 “그러나 안철수 전 교수는 단순하게 어떤 한 지역구의 국회의원이라기보다도 야권 전체의 통합이라든지 이런 문제들도 많은 고민을 해야 된다. 그런 측면에서 조금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어 그는 “노원병에 꼭 나가야 되는 건지 아니면 일부에서 이야기 하듯 부산 영도 같은 데서 한 번 출마를 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이런 것은 조금 더 논의가 되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