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중도정당 필요하다. 그러나...
고하승
| 2013-03-14 15: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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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새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40여일이나 지났지만, 여야는 아직도 합의를 이끌어 내지 못한 채 지루한 협상만 이어가고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쟁점이 종합유선방송(SO)을 신설되는 미래창조과학부로 넘기느냐, 아니면 기존 방송통신위원회에 그대로 두느냐로 좁혀졌음에도 14일 현재 여당은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을 위해 '융합'을, 야당은 방송 장악을 우려해 '분리'를 요구하면서 지루한 다툼을 계속 벌이는 중이다. 실제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와 민주통합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가 지난 13일에도 만나 협상을 벌였지만,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국민들은 이제 여야가 정말 협상의지를 갖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따가운 여론을 의식해 접촉하는 시늉만 하는 것인지 의심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사실 국민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정부조직개편안을 놓고 첨예하게 맞서고 있지만, 그 핵심 쟁점이 무엇인지 내용을 잘 알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별로 관심도 없다. 다만 분명한 그로 인해 각종 민생문제가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으며, 국민은 그에 대해 안타까움을 넘어 이제는 여야 기성 정당에 대해 분노를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도성향의 새로운 정당의 탄생을 바라는 유권자 수가 점차 늘어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실제 각종 여론조사 결과 제 3정당인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도는 새누리당에 이어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났다. 제 1 야당인 민주당 지지율보다도 무려 두 배 이상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었다. 지난 11일 귀국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4.24 재보궐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한 데 이어 전날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것은 바로 이런 틈새를 노린 것이다. 즉 보수정당과 진보정당이 '여의도 논리'에 갇혀, 이처럼 죽기 살기 식으로 치고받을 때 중도정당인 ‘안철수 신당’이 갈등을 중재하고 조정하는 역할을 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최근 정치행보를 지켜보면, 과연 그가 만들고자 하는 신당이 ‘중도정당’인지, 선뜻 동의하기 어려운 측면이 너무나 많다. 일단 그의 주변 인사들을 보면 김성식 전 의원과 같은 새누리당 출신도 물론 있지만 대부분은 송호창 의원처럼 민주통합당 출신이거나 진보진영 출신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 겉으로는 중도를 표방하지만 실제 내용면에서는 상당히 좌로 치우친 면이 드러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안 전 교수의 최근 발언들을 보면, ‘중도’를 혹시 ‘진보와 보수 양다리 걸치기’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지지부진한 정부조직개편안 문제를 놓고, 안 전 교수는 11일 귀국 기자회견에서 무엇이라고 훈수 했는가. 그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깝다. 현재 어느 한 쪽은 양보해야만 하는 상황인데, 대승적 차원에서 먼저 모범적으로 푸는 쪽이 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게 과연 국민의 기대하는 ‘안철수 신당’이라는 걸 만들려고 하는 사람의 발언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그의 발언을 보면 어느 쪽인 옳다는 말인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물론 새누리당의 주장이나 민주당의 주장 가운데 어느 한 쪽은 100% 옳고, 어느 한 쪽은 100% 틀렸다고 단정 짓기는 어려울 것이다. 양당 주장 모두 나름대로 일리 있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치 지도자라고 한다면, 최소한 어느 쪽 주장이 더 설득력 있고 바람직한지, 그리고 국민에게 더 이익이 되는지 정도는 판단하고, 그 쪽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다시 말하지만, 중도는 보수와 진보 사이에서 양다리 걸치기를 하는 게 아니다. 어쩌면 중도야 말로 보수나 진보보다 더욱 강력한 소신을 필요로 하는 이념일지도 모른다.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않되, 좌건 우건 어느 한 쪽이 잘못 했을 때 단호하게 회초리를 들 수 있는 소신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앞으로 탄생될 ‘안철수 신당’이 그런 소신을 지니지 못한다면, 그 정당은 ‘중도정당’이 아니라 ‘양다리 정당’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여야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지금, 그런 갈등을 조정할 능력 있는 ‘제 3의 중도 정당’이 절실하지만, 그것이 ‘양다리 정당’이라면 차라리 없느니만 못하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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