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민주당의 대선평가보고서
고하승
| 2013-04-09 14: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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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민주통합당의 대선평가위원회가 9일 대선평가보고서라는 것을 작성해 발표했다.
보고서에는 한명숙 이해찬 전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 총선과 대선을 책임진 당시 지도부의 실명을 거론하며 강도 높은 책임론을 제기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패인 분석과 관련해서는 문재인 후보가 대선 선거 직전 의원직 사퇴 등의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당내 의원들의 화합을 이끌지 못한 점 등을 지적하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특히 문재인 대선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빚을 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즉 안철수 지지자의 65.2%가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함에 따라 문재인 후보가 얻은 득표의 45%가 안철수 지지자로부터 왔으며, 이는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 후보와 그 지지자들에게 상당한 빚을 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것. 물론 문재인 대선후보를 비롯해 한명숙 이해찬 박지원 등 당시 지도부의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특히 문 후보가 당내 화합을 이끌어 내지 못한 무능함도 대선패배 요인 가운데 하나였음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결정적인 패인은 그게 아니다. 첫째, 민주당은 온라인 여론에 함몰돼 진정한 바닥민심을 읽지 못했다. 실제 민주당은 인터넷이나 트위터에 올라오는 특정 계층의지지 글을 전 국민적 지지로 착각하고, 좌클릭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특히 통합진보당과의 연대로 민주당의 정체성을 상실했다는 비판 여론에 직면했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말았다. 제주도 해군기지 문제나 한미 FTA 문제 때문에 민주당은 많은 중도표심을 잃어버렸을 것이다. 둘째, 문재인 전 대선후보의 가장 큰 문제는 의원직을 사퇴하지 않은 것이나, 당내 의원들을 화합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그가 ‘노무현 프레임’에 갇힌 후보라는 점이다. 이번 대선패배의 근원적 원인은 통합 이전 민주당의 낮은 지지율이었고, 그 낮은 지지율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그런데 민주당 지지율이 낮아진 것은 누구 때문인가. 노무현 전 대통령 때문이었음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죽 지지율이 낮았으면, 2011년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후보조차 내지 못했겠는가. 그런데 문재인 의원이 누구인가. 노 전 대통령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는 핵심 측근이다. 따라서 문 의원은 ‘노무현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한계를 지닌 후보였다. 따라서 그 책임을 문재인 의원에게 전가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다. 오히려 그를 대선 후보로 선출한 의원들과 당원들의 책임이 더 크기 때문이다. 셋째,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컸다. 대선국면 당시 민주당 내부에서도 독자적으로 얼마든지 경쟁력 있는 후보를 낼 수 있었다. 손학규 정세균 전 대표 등 중도표심을 끌어 올수 있는 훌륭한 자산이 있었음에도 민주당은 오직 ‘안철수 해바라기’가 되어, 그들을 ‘도토리 주자’로 만드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당내 경쟁자들이 ‘도토리’가 된다는 것은 그들과 더불어 경쟁하는 문재인 의원까지 같은 ‘도토리 주자’ 범주에 집어넣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안철수 전 교수가 민주당을 망친 셈이다. 그런데도 대선평가위는 오히려 민주당이 안철수 후보에게 빚을 졌다는 전혀 엉뚱한 보고서를 작성했다니 정말 한심하기 그지없다. 다섯째, 민주당 패인의 가장 결정적 요인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을 ‘한 묶음’으로 엮으려는 잘못된 전략이다. 물론 당시 MB의 국정지지도는 사실상 사망선고에 해당하는 20%대에 불과했다. 국민들이 노 전 대통령에 대해 염증을 느꼈던 것처럼 이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같은 감정을 지니고 있었다. 따라서 박 대통령과 MB를 한 묶음으로 엮을 수만 있다면, 그보다 좋은 전략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당시 국민들은 대부분 ‘박 대통령과 MB는 다르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오죽하면 박 대통령의 당선을 ‘재집권’이 아니라, ‘정권 재창출’로 생각하고 있다는 여론조사결과까지 나왔겠는가. 그런데도 민주당은 ‘이명박근혜’라는 희한한 용어를 만들어 내고, 이를 국민에게 주입시키려는 무리수를 두었다. 그것이 국민에게는 ‘억지’로 보였고, 민주당에 등을 돌리는 요인이 되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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