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패굴욕’ 반성해야

고하승

| 2013-04-25 15: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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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제1야당인 민주통합당이 4.24 재보궐선거에서 ‘전패’라는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실제 민주당은 서울 노원병에서는 후보조차 내지 못했고, 부산에서 그나마 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히는 영도에서는 문재인 의원의 적극적인 지원에도 민주당 김비오 후보가 김무성 후보와 무려 두배 이상 큰 격차로 낙선하고 말았다.

여야 중립지대인 충남 부여·청양에서도 새누리당 이완구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두배 이상 큰 격차로 따돌렸다.
뿐만 아니라, 2곳에서 치러진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민주당은 단 한명의 당선자도 내지 못했다.

사실 그동안 각종 재보궐선거는 야당에게 유리한 선거로 꼽혔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야당 대표 시절에는 전승 기록을 남겨, ‘선거의 여왕’으로 불리기도 했었다. 이명박 정부 때에는 야당인 민주당이 우세를 보였다.

그런데 이번에는 민주당이 단 한 곳의 승리도 챙기지 못했다.

전통적으로 정권의 임기 중간에 치러지는 재보선에서 야권이 유리하다는 공식도, 이번 재보선이 새누리당 의원들의 불법선거 때문에 치러졌다는 여당 악재도, 민주당에게는 힘이 되지 못한 것이다.

물론 민주당이 5·4 전당대회와 대선책임론 등을 놓고 계파간의 집안싸움만 벌이며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것도 패배 요인이 하나일 것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다른 데 있다.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당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요인일 것이다.

즉 서울 노원병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철수 의원을 지나치게 의식한 나머지 공천을 포기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존재를 초라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말았다는 말이다.

실제 노원병은 서울에서도 손꼽히는 민주당 강세지역이다. 그런데 그런 곳에서조차 후보를 내지 못한 정당이 다른 곳에서 승리를 기대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만일 민주당이 노원병에 후보를 냈다면, 민주당은 지금처럼 ‘전패’ 굴욕을 당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적어도 부산 영도나 충남 부여-청양에서 지금과 같은 격차로 참패하는 수모만큼은 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지난해 대선 때에도 민주당은 같은 과오를 범한 바 있다.

안철수 당시 무소속 대선 후보를 의식한 민주당은 당내 대선주자들을 ‘도토리 주자’로 전락시키는 우를 범하고 말았었다. 그로 인해 국민들은 민주당의 대선주자들을 우습게 여기게 됐고, 결과적으로 민주당에 등을 돌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후 가까스로 문재인 의원이 안철수 호보의 양보로 야권단일후보가 되기는 했지만, 이미 국민들은 민주당의 존재에 대해 등을 돌린 후였다.

그런 과오를 이번에도 되풀이 한 것이다.

안철수 의원에 대한 민주당의 배려가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존재를 초라하게 만들었다는 뜻이다.

과연 이런 정당의 모습으로 오는 10월 재보궐선거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나 있을지 모르겠다.

이제 민주당은 뼈를 깎는 반성을 해야 한다.

안철수 의원의 눈치나 보는 그런 정당의 모습으로는 결코 승리할 수 없다. 이는 안철수 신당 창당 여부와 관계없다.

물론 안철수 신당이 창당된다면, 민주당의 존재감은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에 기대를 걸었던 야당지지자들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새정치를 표방한 무소속 안철수 후보에게 시선을 돌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설사 안철수 신당이 창당되지 않더라도 민주당이 지금과 같이 계속해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면 등 돌린 유권자들을 마음을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 결과를 국민의 뜻으로 겸허히 받아들이고 쇄신을 통해 다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만 한다.

보다 더 반성하고 더 성찰하고 더 쇄신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문제는 지금의 민주당에게 과연 그런 의지가 있는가 하는 점이다. 설사 민주당이 그런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해도 국민의 뜻을 모아 추진할 능력이 있는지도 의문이다.

그래도 제 1야당이 든든하게 자리매김해줘야 정부와 거대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을 텐데, 지금의 민주당으로서는 아무래도 역부족인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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