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에 ‘배신의 계절’ 다가오나

고하승

| 2013-05-02 15:14:00


Warning: getimagesize(http://www.siminilbo.co.kr/news/photo/Bdatafile/News/324281_1.jpg): failed to open stream: HTTP request failed! HTTP/1.1 404 Not Found in /home/simin/mobile_html/news/skin/default/display_amp.php on line 76
편집국장 고 하 승
진보정의당 강동원 의원이 2일 탈당을 공식선언했다.

강 의원은 탈당 후 당분간 무소속으로 활동하지만, 결국 민주통합당과 안철수신당 합류를 타진하다가, 그 가운데 어느 하나의 정당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실제 강 의원은 이날 탈당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저는 이미 탈당 가능성과 민주당 입당 가능성을 얘기했다”며 “어느 정당이든 문호가 열려있다”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민주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 "그간 민주당 입당을 모색한 것은 사실이 아니지만 원래 평화민주당 창당 때부터 함께 해 민주당은 내 친정"이라며 호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안철수 신당 합류 가능성에 대해 "호남 민심은 민주당이 이 상태로 가면 안 된다는 것"이라며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객관적인 절차를 밟으면 안철수신당 입당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 강동원 의원이 진보정의당을 탈당한 이유가 무엇일까?

강 의원은 지역구인 남원·순창지역 민심을 그 이유로 꼽았다.

그는 "(지역구민들은)사람 보고 뽑았지 당을 보고 뽑은 것이 아니니 당을 탈당하라고 했다. 개인적으로 조언하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집단적으로 강권하고 있다"며 "이런 지역민심에 동의한다. 이 요구를 더 이상 외면할 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저의 지역구 남원·순창지역에 진보정의당 당원이 존재하지 않는다. 당원이 없다보니 지역위원회조차 없다"며 "이런 현실에서는 2014년 지방선거에 단체장, 지방의원 후보를 단 한 사람도 내세울 수 없다. 지역구 국회의원이 단 한 사람의 후보도 내세우지 못한다면 당과 저의 존재가치는 실종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지역민심이 진보정의당을 지지하지 않고, 이런 상태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소속 정당 후보를 당선시킬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당을 떠난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진보정의당은 깊은 유감의 뜻을 표했다.

이정미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의당이 처한 어려움 극복하고 헤쳐 나가자며 수차례 만류했지만 탈당을 막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국민에게 이런 소식 전하게 되서 송구스럽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의 탈당으로 정의당의 의석수는 이제 6석에서 5석으로 줄어들게 됐다.

이로 인해 진보정의당의 입지가 더욱 초라하게 됐음은 두말할 나위조차 없다.

그 모습을 지켜보면서 이제 정치에 ‘배신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는가 하고 생각하니 여간 씁쓸한 게 아니다.

진보정의당 강동원 의원이 탈당 의사를 밝히면서, 안철수 신당이 일찌감치 가시화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5.4 전당대회를 앞두고 민주당에선 '안철수 의원과 연대해 당을 분열시키려 한다'는 비방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 4.24 재보궐선어세 승리한 안 의원이 아직 의원회관에 입주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신당 바람부터 불고 있는 것이다.

사실 정의당을 탈당한 강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 출신에 지역구가 전북 남원·순창이라는 점에서 민주당에겐 위험신호가 아닐 수 없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아직 탄생하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의 지지율이 호남에서 민주당과 막상막하 접전을 벌이거나 오히려 앞서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는 호남사람들이 민주당을 대안정당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뜻이다. 오히려 상당수의 호남 유권자들은 그 새로운 대안으로 안철수 신당을 더 염두에 두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신당창당이 가시화될 경우 민주당 금배지들이 ‘우르르’ 신당 쪽으로 몰려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아직은 그럴 시기가 아니어서 당장 신당으로 옮겨갈 금배지가 없을 뿐, 오는 10월 재보궐선거에서 신당이 상당한 실적을 올릴 경우, 좌고우면하던 국회의원들의 이탈행렬이 줄을 이을 것은 불 보듯 빤하다.

민주당이 좌초위기에 처할 경우, 소신을 가지고 민주당을 지키겠다는 정치인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또 안철수 신당이 10월 재보선에서 실패할 경우, 안철수 의원에게 호감을 표시하던 정치인들 가운데 과연 몇 명이나 신당에 합류할지도 의문이다.

정치인들이 국민들로부터 ‘신뢰 받지 못하는 그룹’으로 낙인찍힌 데에는 이런 모습이 한몫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최근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