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 새누리·민주당 운내대표 경선 변수는?
野 전병헌 선출땐 與 최경환 당선 가능성 분석 野김동철·우윤근 선출땐 與 이주영 유리예상
이영란 기자
| 2013-05-12 15:21:00
[시민일보]새누리당과 민주당은 오는 15일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새누리당은 이주영(경남·창원·마산·합포) 의원과 최경환(경북 경산) 의원이, 민주당은 서울의 전병헌 의원, 전남의 우윤근 의원, 광주의 김동철 의원 등이 각각 당내 표심을 공략하며 총력전을 벌이는 모습이다.
◇새누리당 변수= 일단 새누리당의 최대 변수는 박심(朴心. 박근혜 대통령 의중)이라는 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지난 해 원내대표 선거의 경우, 선거를 하루 앞두고 박근혜 당시 비대위원장이 진영 정책위의장 후보 지역구인 용산을 방문한 것을 두고 박심이 실렸다는 얘기가 정치권에 파다했었다. 실제 투표결과도 진영 의원과 한 조를 이룬 이한구 의원이 남경필-김기현 의원 조합을 따돌리고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이번 역시 박심의 향배에 따라 승패가 좌우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심 논란'을 일축하며 중립을 지킨다는 청와대 입장과 무관하게 '최 의원에게 박심이 실려있다'는 말이 정치권에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경환 의원측과 이주영 의원측은 원내대표 경쟁을 시작하면서부터 박심의 존재 여부를 두고 서로 날을 세우며 논란을 이어갔다.
최경환 의원이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잘 아는 사람이 같이 호흡을 맞춰서 집권 초반의 토대를 굳건히 다져야 한다"며 '강한 집권여당론'으로 출마를 공식화하자 이주영 의원측에서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각종 매체를 통해 "(최 의원이) 마치 박심이 있는 양 이야기하고 다니고 있다"며 "당을 건강하지 못하고 병들게 할 염려가 있는 행동"이라고 몰아붙였다.
최근 불거진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의혹 파문도 이번 선거에 직ㆍ간접적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야권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청문회나 박근혜 대통령의 직접 사과를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게 될 경우,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상대적으로 강한 원내대표를 희망하게 될 것이란 분석이다.
같은 날 선거를 치르지만 앞서 나오는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결과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이한구 원내대표도 최근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가 오후에 있다는 점과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앞서 열린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후보는 전병헌·김동철·우윤근 의원 등 3명으로 확정된 상태다. 이들 3명 후보 중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전병헌 의원이 민주당 원내대표로 선출될 경우 새누리당 셈법은 복잡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민주당에서 강성인 전병헌 의원이 선출될 경우 맞상대로 최경환 의원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고, 반대로 온건파인 김동철·우윤근 의원이 선출되면 이주영 의원이 유리하게 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새누리당 154석 중 과반을 넘는 78석을 차지하고 있는 초선의원의 선택도 변수 가운데 하나다.
실제 의원들 개개인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원내대표를 선출한다고 예상했을 때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표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들은 개혁 성향의 정치적 행보로 한 목소리를 냈던 18대 초선의원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당 비례대표 모임인 '약속지킴이 25'는 정책 실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다수의 초선 의원들이 참석하고 있는 '경제민주화 실천모임', '국가모델 연구모임' 등도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성격의 모임은 아니라는 평가다.
◇민주당 변수= 민주당은 새 원내대표로 127명의 원내를 탄탄하게 이끄는 것은 물론 당의 사활이 걸린 10월 재보궐선거 등 현안에서 여당의 독주와 안철수 무소속 의원의 세력확장을 동시에 견제할 수 있는 강한 '리더십'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무소속 안철수 의원도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 야권의 정계 개편의 핵으로 떠오른 안 의원과의 관계설정이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새 재도부를 구성한 민주당으로서는 안 의원의 정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다. 자칫 안풍(安風)으로 민주당이 야권의 맏형 자리를 잃어버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세 후보 중 전병헌 의원과 우윤근 의원은 안 의원을 협력적 동반관계로 정의했다.
전 의원은 "안 의원이 새정치와 민생정치를 표방하고 있고 민주당과 지향점이 같다면 공동법안 발의도 할 수 있다"며 "양해를 구해 당론으로 정할 수도 있다"고 문호를 열었다.
우 의원도 "민주당은 안 의원과 경쟁관계이면서 때로는 협력관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김 의원은 안 의원과의 관계설정 이전에 혁신과 변화를 통해 새로운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변수로는 계파갈등이 지목되고 있다.
총선과 대선 패배 후 계파청산 요구가 줄기차게 이어졌지만 아직은 당내 곳곳에 계파 갈등요인이 뿌리 깊게 남아있는 모습이다.
이번 전대에서 친노(친노무현) 주류가 일선에서 물러났지만 대선패배의 책임론에 따른 숨고르기 차원이 강하다는 게 정치권의 해석도 이같은 우려를 깊게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 의원은 "'계파'를 따지거나 '지역 안배'와 같은 한가한 이야기로는 민주당이 당면한 그 어떤 위기도 극복할 수 없다"며 "당장 10월 재보선에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야 내년도 지방선거에서 승리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이 서로 인간적으로 교감하고 정을 나눌 수 있는 힐링 워크숍을 통해 상호 교감과 소통과 화해하는 자리를 가급적 많이 만들 것"이라며 "60년 민주당의 역사적 동질감을 만들면 127명이 민주당 당원으로서 또 민주당 소속 의원으로서 동질감과 소속감을 가지고 충분히 계파갈등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 의원은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민주당 그리고 당원동지 여러분과 많은 의원들이 상처를 받았다"며 "선거 패배 이후의 후유증이라고 하기에는 우리들끼리 주고받은 상처가 너무 컸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유능한 등반대장은 결코 자기를 앞세우지 않는다. 대원들과 교감하며 대원들을 받들고 섬기고 격려할 뿐이다.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으로 민주당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 127명 모두가 주류가 되는 구조를 만들겠다"며 "의원총회를 활성화 해 논의과정에서부터 모두가 참여하고 무한책임을 지는 구조와 문화를 만들어 내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원내대표는 상명하복의 야전사령관이 아니다"라며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화합형 리더십으로 의원들의 역량과 역할을 통합·조정해내겠다"고 말했다.
`강한야당’을 요구하는 당내 의원들의 선택도 무시못할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같은 요구를 반영하듯 경선 주자들은 저마다 강한 야당, 존재감 있는 야당의 재탄생을 선포하고 나섰다.
전병헌 의원은 '존재감이 분명한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며 '속도 있는 민주당', '살아 있는 민주당', '기백 있는 민주당'을 강조했다.
전 의원은 "서민과 중산층, 노동자·농민의 눈물이 있는 곳에 가장 먼저 달려갈 것"이라며 "정국 현안에 대한 높은 긴장감과 대응 능력을 유지해 정책적, 전략적 판단을 기민하게 내리고 확실하게 실천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의원은 "결론도 못 내리는 맥 빠진 의원총회는 더 이상 없다. 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이 다르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격렬한 토론과 대화로 반드시 결론을 내릴 것"이라며 "또한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오만한 독주에 맞서 '싸울 때는 단호하게, 협상할 때는 치열하게, 양보할 때는 전략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우윤근 의원도 정부와 여당을 견제하는 강한 야당론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제1야당은 박근혜 정부의 오만과 독주를 방지하는 최후의 보루라고 강조했다. 우 의원은 "박근혜 정부의 '불통 정치', '권위 정치'에 맞서 싸우겠다. 야당의 존재 이유는 투쟁성과 선명성에 있다"며 "정부·야당을 상대로 아닌 것은 단호하게 반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원내대표가 되면 명분 있는 싸움에는 모든 방법을 다 동원해 투쟁하고 협상이 필요한 때에는 합리적이고 균형 있는 대안으로 맞서겠다"며 "어떤 경우에도 원칙을 잃지 않고 '부드러운 직선의 투쟁력과 협상력'을 발휘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동철 의원은 제왕적 박근혜 정부의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을 바로잡는 일은 온전히 민주당의 몫이라며 강한 야당의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그동안 민주당은 정부 여당에 대해 비판하고 반대하는 역할은 충실하게 잘해왔다"면서 "그러나 여기에만 그친다면 반쪽 야당에 불과하며 국민들은 그런 야당에게 정권을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새롭게 태어나는 민주당은 비록 야당일지라도 국정에 무한책임지는 자세로 창의적 대안을 제시하는 수권역량을 보여줘야 한다"며 "그럴 때 국민들은 우리 민주당을 믿고 안심하고 정권을 맡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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