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민주, ‘안철수 신당’ 평가절하
진보정의당, “安과 파트너 가능” 손짓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3-06-17 15:11:15
[시민일보]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독자세력화를 선언한 가운데 새누리당과 민주당이 ‘안철수 신당’ 견제에 나선 반면, 진보정의당은 예전보다 적극적인 구애의 손짓을 보내고 있다.
새누리당 사무1부총장은 김세연 의원은 17일 “새누리당에서 안철수 신당으로 넘어가는 사람은 없다”고 단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PBC '열린세상 오늘, 서종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신당이 새정치의 명확한 메시지를 국민에게 제시하지 못한다면 재보선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아직은 새 정치의 구체적인 내용들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단하기 어렵다”면서도 “호남지역에서 민주당에 앞선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가 현실화 된다면, 안철수 신당의 영향력이 극대화 되는 정치 구조가 마련될 수 있겠지만, 새정치가 10월 재보선 때까지 구체화 되어 대안을 명확하게 국민들께 드릴 수 있게 되지 않는 한 신당의 영향력이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 안 의원이 독자세력화 과정에서 새누리당 출신인사들의 신당에 합류할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새누리당에서는 아마도 ‘경제민주화 실천모임’에 속해 있는 의원들이 노선상 가장 근접한 입장일텐데 제가 알기에는 그럴 가능성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 측과 야권의 맏형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민주당 측 견제구는 더욱 심하다.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은 최근 “당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지난해 총선과 대선 과정에서 탈당했던 과거의 동지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복당 특별 선언을 하루빨리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 주요 지지기반 중 하나인 호남의 민심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10월 재·보궐,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안철수 신당’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선거들에서 참패하면 어떤 일이 있을지 당은 심사숙고해야 한다"며 "며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복당 특별 조치로 지지기반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안 의원과 야권 후보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문재인 의원도 각을 세우는 모습이 역력했다.
문의원은 지난 15일 기자들과 산행을 하면서 안철수 의원이 자신의 새 정치를 ‘진보적 자유주의’로 규정하기로 한 것과 관련, “우리(민주당 등 기존 야권)가 개인의 영역에서는 자유·복지, 경제민주화 영역에선 진보적 입장을 갖고 있다. 진보적 자유주의란 말은 (안 의원이) 독점할 수 없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그는 “과거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도 진보적 자유주의 입장에 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민주당 입장에서는 안 의원이 민주당을 제대로 가꿔주는 역할을 하면 좋을 텐데 하는 마음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민주당 상황이 안 의원이 갖고 있는 것을 담기에는 맞지 않는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의원은 “기왕에도 야권에 미래를 내다보면 좋은 분들이 많다. 박원순(서울시장), 안희정(충남지사), 송영길(인천시장) 등”이라고 말해 은연 중 안 의원을 박 시장, 안 지사, 송시장 등과 동일 선상에 놓고 있는 속내를 내비쳤다.
안철수 의원도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선긋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문 의원과 안 의원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선언 13주년 행사장에서 만나 대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소주 한 잔 하자는 문 의원 제안을 안 의원이 받아들이면서 ‘소주 회동’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그런데 안 의원은 이를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나섰다.
안 의원은 17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잘못 알려진 사실들을 그대로 두다보니 소소한 오해들이 있는 것 같다”며 “가장 최근 것으로 문 의원이 제게 소주 회동 제안했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 다음에 따로 만나자 정도의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라고 밝힌 것이다.
반면, 진보정의당은 안 의원을 향한 구애의 손짓이 한결 바빠졌다.
실제 진보정의당 조준호 공동대표가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연대 가능성을 시사했다.
조 공동대표는 이날 YTN '전원책의 출발새아침'에 출연, 안 의원 세력과 연대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안 의원도 지난 대선 때부터 양당체제의 두꺼운 벽을 느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고민할 내용들이 있고 민생을 위한 정치에 힘을 합칠 일이 있으면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또 "안 의원이라고 해서 저희들과 공동으로 대응하지 못할 것은 없다"며 "필요하다면 진보정치의 연륜을 넓히기 위해 (안 의원과)함께 할 수 있고 강력한 연대도 가능하다"고 한발 앞서 나갔다.
노동계 주도권을 안철수 신당에 뺏길 수 있다는 지적에는 "(안 의원이)노동 문제에 접근하는 것을 환영한다. 우리 당만 독점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반박한 뒤 "입법할 것이 있다든가 의정활동을 함께 한다든가 한다면 언제든지 연대하고 함께 하겠다"고 방침을 밝혔다.
앞서 지난 5일에도 심상정 진보정의당 의원이 안 의원 사무실을 방문, 30분 가량 티타임을 가지면서 양당체제 극복방안을 논의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끈 바 있다.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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