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계파갈등 재점화?

이영란 기자

joy@siminilbo.co.kr | 2013-06-21 17:28:53

[시민일보]김한길 체제 출범 이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것처럼 보이던 민주당 내 계파 갈등이 재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조경태 최고위원은 21일 문재인 의원의 최근 발언을 문제 삼으며 “당 지도부를 흔들지 말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조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주인은 당원이고 민주당의 결정은 당원이 해야 하는데 수만명 당원이 일반 국민의 의사와 동떨어질 수 있다는 문 의원의 발언은 민주당원을 모독하는 발언"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앞서 친노 측은 '당원 중심의 혁신화 방안'을 밝힌 김한길 대표의 최근 발언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다.



문재인 의원은 지난 16일 기자들과의 동반 산행에서 민주당 혁신 방안과 관련 "당원 구조나 의사결정 구조가 얼마나 개방돼 보다 많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냐, 어떻게 하면 국민정당으로 할 수 있냐가 제일 중요하다"며 "그나마 확고했던 (국민)참여를 다 잘라버리고 당원 중심으로 가는건 현실적으로 옳은 방향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현재 우리 당원은 불과 몇만명이고 지역적으로 편중돼 있어서 당원중심으로 갈 경우 일반 국민, 일반 유권자들 의사와는 동떨어질 위험성이 많이 있다"며 "김 대표가 말하는 당원중심으로 가기 위해서는 보다 개방적인 당원구조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친노 의원도 "지난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가 당의 모든 권한은 당원에게 있다고 공약하고 당선된 것은 알겠는데 그럼 민주당의 외연 확대와 국민참여 부분은 외면할 것이냐"며 “굳이 '당원 중심'이라는 용어를 붙일 필요가 있었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조경태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당헌당규상 공천 등 당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국민참여를 보장하고 있다"며 "그런데 (문 의원이)사실관계를 호도하며 당이 국민참여를 자르고 봉쇄한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또 "총선 대선 패배의 큰 원인 중 하나는 모바일이니 후보자 중심 캠프니 하면서 당 체계를 배제하고 당원의 열정을 무력화시키고 당 조직을 마비시켜 당의 역량을 하나로 모으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김한길 대표는 지난 1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혁신과 관련, ‘당원주권정당’을 거듭 천명했다.



김 대표는 “지금 민주당 당대표는 김대중 총재이후 가장 강력한 권한을 가진 대표라고 말씀하는 분들도 있다. 저에게 주어진 권한으로 당원들에게 더 많은 권한을 돌려드리겠다”면서 “대표와 지도부의 가장 큰 권력처럼 얘기되는 공천권도 철저히 당원에게 돌려드리겠다”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시민참여정당을 외쳐온 친노 측에 대한 정면 비판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같은 갈등에 대해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것은 청치철학 문제이기도 하지만 당내 권력투쟁으로 봐야한다"며 "지난 몇 번에 걸친 당내 선거에서 확인됐듯이 친노는 시민참여가 없으면 당권을 잡기 힘들기 때문에 김 대표가 당원 중심의 정당정치론을 강화하면 친노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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