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지도부의 상생정치 환영한다

고하승

gohs@siminilbo.co.kr | 2013-06-28 12:51:49

▲ 편집국장 고하승

국가정보원의 2007년 10·4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 이후 이른바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논란으로 정국이 어수선하다.


민주당은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국정조사와 관련, 새누리당과의 연결고리가 밝혀지고 있다며 국정조사에 대한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실제 민주당은 '국정조사 촉구 운동본부'를 '정치공작 진상규명 및 국정원 개혁 운동본부'로 전환하고 전당적 국민운동을 강화키로 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추미애 의원(본부장)의 지휘로 계속해서 전당적 국민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라며 밝혔다.



운동본부는 30일 서울에서 서울시당 당원보고대회를 시작으로 부산, 광주 등 지방에서 당원보고대회를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또 민주당은 이날 신기남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댓글의혹 국정조사 특위위원 선임을 완료했다.



이에 뒤질세라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민주당을 향해 총공세에 나섰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2007년 남북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와 관련해 본질은 점점 훼손되고, 절차적인 문제로 전환해 물타기를 하려는 민주당의 행동이 매우 안타깝다"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국민들을 경악시킨 대화록 내용에 대한 사과나 입장 표명은 단 한 마디도 없이 절차만 문제 삼는 적반하장 식 정치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기현 정책위의장도 "NLL 대화록을 보면 경악할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삼척동자도 안다"며 "주적 북한에게 NLL 을 사실상 포기해서 우리의 영토주권을 상납했다는 사실이 명확하게 대화록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고 가세했다.



그는 이어 "그럼에도 민주당은 엉뚱한 핑계를 대면서 '눈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변명만 하고 있어 참으로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민주당측에서 서해북방한계선(NLL) 대화록의 불법 공개와 함께 사전 유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에 대해 "민주당이 대화록과 관련해 사족 논란을 퍼뜨리며 본질을 훼손하고 있다"며 "본질을 희석시키고 감추기 위한 고의적인 소음 마케팅"이라고 비판했다.



여야의 이런 공방이 마치 마주보고 달리는 기차처럼 위태롭기 그지없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성과를 호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어제 있었던 한중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한반도 비핵화 의지를 공식화시켰다. 성과를 (높이)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의 남은 방중 일정 중 더 많은 성과가 있길 바란다. 이번 방중이 양국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에 크게 기여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訪中) 기간이니만큼 여야가 정쟁을 자제하고 민생에 집중하자고 강조했다.



여야 당 대표의 이런 모습이 상생의 정치를 모색하는 것 같아 반갑기 그지없다.



특히 여야 지도부가 대화록 전문 사전유출 의혹으로 인한 정국 경색 국면을 타개하기 위해 해법을 논의 중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실제 이날 여야 지도부는 대화록 사전유출 의혹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협상 중이라고 한다.



물론 아직 지도부 간에 공감대가 형성된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여야 지도부 간에 ‘이대로 갈 순 없지 않느냐. 어떤 형태로든 정리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필요하다면 여야가 한 치의 물러섬도 없이 사력을 다해 싸우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야겠지만, ‘NLL 포기 발언’ 논란이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차원에서 여야의 감정싸움은 이제 이쯤에서 그치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진실규명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국회에서 철저한 국정조사를 통해 반드시 밝혀내고, 그 사실을 국민 앞에 알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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