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철, “NSA 도청, 우리 정부 지나치게 소극적”
“EU, 미국과의 FTA 협상 제동 걸기도 해”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13-07-04 15:16:14
[시민일보] 미국 국가안보국(NSA)가 우리나라를 포함해 38개국의 미국 주재 대사관을 상대로 도청을 했다는 외국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이같은 보도에 일본과 독일 등의 해당 국가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는 반면 우리 정부는 사실 확인이 우선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자 정부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은 4일 오전 YTN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도청 의혹과 관련돼 대상국이라고 문제가 된 EU나 프랑스 정부의 대응과 비교해보면 우리 정부가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연합의 경우 독일 주간지가 NSA의 도청을 보도하자마자 지금 미국과 EU간에 진행 중인 FTA 협상에 제동을 걸기까지 했고, 또 EU의 한 집행위원은 우리 파트너가 EU 사무실을 도청했다는 의심의 여지가 있다면 정말 시장 확대에 대해서는 협상하지 않을 정도”라며 “프랑스 대통령도 미국의 EU 기관에 대한 스파이 행위가 중단됐다는 보장이 이뤄지기 전에는 미국과 어떤 협상도 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 것에 비해 우리가 지금 미국과의 특수 상황에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 심각한 문제에 대해 문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미국 뿐 아니라 앞으로 우리 대한민국의 모든 재외공관에 대한 보안의식이라든가 이런 것에서 좀 이번 기회에 제대로 좀 짚어봐야 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가 항의를 하면 외교적 마찰 등 불이익이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미국이 우리의 최우방이라고 할 수 있는 동맹국가이지만 그렇다고 해도 진정한 동맹이라는 것은 확고한 신뢰의 기초 위에서 다져지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대해 미국이 우리에게 분명한 입장표명이라든가 사실관계를 좀 알려줘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그는 “다행이 오바마 대통령이 우방국들의 도청의혹에 대해 면밀히 조사해서 해당국 정부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기 때문에 조만간 미국 정부의 공식 입장이 전달될 것”이라며 “만약 미국이 이 사실을 어떤 형태로 인정을 하거나 그러한 결과가 나오면 우리가 충분히 사과를 요구하고 재발방지책을 촉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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