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사이버 테러 ‘컨트롤 타워’ 국정원이냐 미래부냐 공방
서상기, “국정원 사이버테러 대응조직, 10년 넘어”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 2013-07-09 17:21:20
이언주, “현재 국정원 권력 늘리는 건 고양이에서 생선 맡기는 격”
[시민일보] 사이버 안보의 관제탑 역할을 국정원이 할 것이냐, 미래창조과학부가 할 것이냐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이 사이버테러 방지의 주체가 돼야 한다는 법안을 내놓은 반면, 민주당은 국정원이 아닌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체가 돼야 한다는 법안을 내놨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서상기 의원은 9일 오전 CBS <정관용의 시사자키>와의 인터뷰에서 “전체적인 컨트롤 타워는 청와대가 하고 실무적인 컨트롤 타워는 국정원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원은 실무적인 중심 역할을 하는 것이고 청와대는 국가 차원의 전반적인 계획을 세운다든지, 아주 중요한 결정을 최종적으로 결심을 해야 될 부분에 청와대가 할 역할이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무 컨트롤 타워가 모든 일을 다 하게 되는 것 아닌가’라는 우려에 대해 “모두 많이 우려를 하시는데, 실무 차원의 하는 일과 청와대에서 국가 차원의 큰 결심을 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원인을 파악한다든지, 앞으로 이런 인재를 육성한다든지 재원을 투입한다든지, 그 다음 어떤 사안이 발생했을 때 거기에 대한 대처를 하는데 누구를 앞세우고 할 건지 이런 큰 결정을 할 일들이 상당히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정원의 민관 전체의 정보를 요구하고 수사하게 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민간 사이버테러가 발생해서 유출되는 개인정보가 100만건이 넘는 경우가 허다한데 국정원이 그 내용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적인 여유나 그런 법적으로 주어진 지휘가 없다. 실제로도 물리적으로도 불가능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오해가 많은 부분은 테러가 발생했을 때 국정원이 나서는거지 평상시에는 민간은 미래부가 담당을 하고 군은 기무사가 담당하고 금융기관은 금융위원회에서 담당하는 등 평상시에 역할이 다 다르기 그런 걱정하는 것이라든지, 야당 쪽에서 이야기 하는 것은 그야말로 기우를 넘어 거의 소설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정원에서 그동안 사이버테러에 대응하는 조직을 운영해 온 지가 10년이 훨씬 넘었다. 그리고 그동안 인재들도 많이 키워놨고, 또 국정원에서 사이버테러를 막은 건수만 8만건이 넘는다”며 “사이버테러의 대부분이 북한의 소행임이 밝혀졌으니 이게 컴퓨터 기술만 가지고 막을 수 있는 건 아니다. 그냥 단순한 컴퓨터 기술을 가지고 방어할 수 있는 단계는 이미 넘어선 지 오래됐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이언주 대변인은 이날 같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선 지금 보면 가장 문제가 심각한 게 국정원의 지난 대선기간 동안 국기문란이 국가적으로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다. 그리고 민간이 불법사찰 논란도 있다”며 “지금 이런 상황에서 국정원의 어떤 권력을 더 늘려주고 국정원의 어떤 정보사찰 기능을 더 늘려주는 것은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보기능과 관련해서도 모든 정보기능은 한 곳에 통일해서 갖고 있는 나라는 거의 없다. 원래 현대 사회는 정보사회이다 보니까 이 정보라는 게 권력이고, 이 권력은 독점이 되면 반드시 남용이 생긴다”며 “미국이라든지 다른 나가들도 이 정보기능은 철저하게 분산을 해서 여러 개의 기관들이 맡고 있는 것이 선진국의 흐름”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우리는 이제까지 이 문제에 대해 좀 도외시 해 왔지만 이번에 굉장히 크게 불거진 것이기 때문에 국정원의 정보기능을 어떻게 분산시켜서 권력 남용을 막을 것이냐 하는 것이 국정원 개혁으로 현재 진지하게 논의되고 있는 중인데, 여기에 사이버 정보기능까지 국정원에 주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말했다.
그는 ‘미래창조과학부가 하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우선 다른 건 몰라도 일단 사이버와 관련해서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어떤 전문성을 가지고 있다”며 “그럼 거기로 일단 사이버와 관련된 정보기능은 일원화하는 것이 오히려 더 접근성도 살리고 국가정보원 등에 집중돼 있는 권력을 분산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용혁 기자 dra@simin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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